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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심령으로 기도하는 동시에 이성으로도 기도 / 최강 스테파노신부
작성자오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1-08-26 조회수620 추천수9 반대(0) 신고
 
 

이상한 성지순례

선교지에서 휴가 나온 선배 신부님이 한 성지 순례팀의 지도 신부로 로마에 오셨다.

지난 토요일 저녁 그 일행과 만나 식사를 함께 한 뒤, 평소에 가보고 싶었기도 했고 또 요즘 내 주위의 고통 받고 있는 분들을 위해 특별한 기도도 바치고 싶은 맘이 있어 산 죠반니 로똔도, 즉 오상의 비오 신부님이 사목하시던 곳까지 그 순례를 함께 하기로 했다.

성 프란치스코의 아씨시, 비오 신부님의 산 죠반니 로똔도, 성체 성혈의 기적이 일어난 란치아를 거쳐 크로아티아로 떠나는 배가 정박해 있는 앙코나까지의 여행이었다.

동행이 거의 끝나 그 분들이 메쥬고리로 떠나 갈 무렵 서울교구에서 성령 세미나 봉사자로 일하신다는 두 자매님으로부터 잘 믿어지지 않는, 조금은 이상한(?)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솔직히 별 의미없이 듣고 황당하다는 생각으로 넘기고 싶은 그 이야기는 대충 다음과 같은 것들이었다.

토요일 저녁, 함께 식사를 마치고 일찍 숙소로 들어간 두 분은 방에서 기도를 하고 있었는데, 일요일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 성당에서 미사를 드릴때 나를 위한 미사를 봉헌하라는 음성을 들었다는 것이다.

내가 여행에 합류하게 된 사실을 전혀 몰랐던 두 분은 '왜 스치듯 잠깐 만난 사제를 위해 미사를 봉헌하라는 말씀을 하실까'하고 의아해 했었다고 한다.

아무튼 일요일 미사 시작 5분 전, 선배 신부님이 갑자기 나에게 미사 주례를 맞기셔서 미사를 봉헌하는데 그 자매님들은 성당 안의 십자가 상에서 빛이 쏟아져 내려 미사를 주례하고 있던 나를 완전히 감싸는 것을 보았다고 했다.

당신들은 성령 운동을 하는 신부들이 미사를 집전할 때 가끔 성체가 빛으로 변하는 것은 경험해 봤으나 이제 막 서품을 받은 사제의 온 몸이 빛으로 쌓이는 것은 처음 경험해 봤다며 이것으로도 이번 성지 순례의 은총은 이미 충분하다고 말했다.

또 다음 날은 오상의 비오 신부님이 열시간 씩 고백성사를 듣고 또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한 치유의 집'이라는 병원을 지어 세상에 봉헌한 산 죠반니 로똔도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묵상하는 동안 나는 '이 세상의 고통 받는 이들과 함께 하며 그들과 함께 하느님 나라를 향하는 이 생에서의 순례를 잘 수행하며 사제 삶을 살아가는 은총'을 간절히 청했었다.

그 자매님들은 미사와 묵상 중에 '저 사제는 세상 사람들의 고통을 기쁨으로 변화시키며 천국으로 인도하는 치유자가 될 것'이라는 하느님의 음성을 들었다고 했다.

물론 우연이겠지만 내 지향과 아주 잘 일치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손으로 자기의 엄지 발가락 관절 부위를 주무르며 나에게 혹시'이 곳'이 불편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내가 '그렇다'고 했더니 미사 후부터 자기 역시 그 부분에 통증이 느껴진다고 하는 것이었다. 다소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아니, 이 사람들이 지금 뭐하고 있는 거야?'하는 의구심도 들었다.

끝으로 그 분들은 나에게 이런 부탁을 하고 떠나가셨다.

"저희들은 신부님이 저희들 말을 어떻게 듣던지 상관하지 않습니다. 물론 이 말을 하지 않고 떠날 수도 있었지만 딱 한 가지 부탁만은 꼭 전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지금은 어느 다른 것도 신경쓰지 말고 지금 하고 있는 공부와 미사, 그리고 특별히 성체 조배'에 열심하시기를 빕니다. 신부님은 이 세 가지만 열심히 하면 오늘 신부님이 청하신 은총을 하느님께서 정하신 때에 넘치도록 받을 것입니다."

나는 그 분들이 메쥬고리로 떠나간 앙코나에서 로마까지 돌아오는데 소요되는 다섯 시간 동안 많은 생각 중에 있었다.

로마에 도착할 무렵 나는 한 가지 결론을 내렸다.

나는 인간에게 부여해 주신 '이성의 빛'만으로도 체험 가능한 하느님과의 친교가 무척이나 행복한 사람이다. 그 자매님들이 해 준 말들에 더 이상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는 않다.

단지 그 분들이 남기고 간 내용 중의

내가 다시 온 정성을 들여 지금 하고 있는 내 공동체 안에서의 소임과,

그리스도에 대한 기억의 결정을 이루는 미사 봉헌,

그리고 가장 생생하게 하느님과의 친교를 이룰 수 있는 성체 조배는 내 사제 삶의 너무나 소중한 부분들이기도 하므로 이 세 가지에 대한 열심만은 이번 일을 통해서 다시 한 번 내 스스로를 추스리며 가야겠다.

"주님, 이 세상의 고통 받는 이들과 함께 아버지의 나라를 향해 가는 이 순례의 길을 기쁘게 걸어가는 사제로 살게 하소서. 아멘"

"나는 심령으로 기도하는 동시에 이성으로도 기도하겠습니다. 나는 심령으로 찬미의 노래를 부르는 동시에 이성으로도 찬미의 노래를 부르겠습니다.(1고린 14,15)"

 

한국외방선교회 최강 스테파노신부

http://cafe.daum.net/frchoi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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