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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생명의 말씀] 주님을 따르는 것은 자신을 버리는 것 - 허영엽 마티아 신부님
작성자권영화 쪽지 캡슐 작성일2011-08-29 조회수377 추천수2 반대(0) 신고

 "여러분이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았을 때 포기한 것은 무엇입니까?" 몇 년 전 사제피정에서 지도신부님께서 그날 묵상할 주제를 주셨습니다. 자연스레 대신학교 입학 때가 떠올랐습니다. 사제가 될 결심을 했으니 당연히 결혼과 가정생활을 포기해야 했지요. 어린 시절 막연히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었습니다. 나의 아버지가 주신 영향 때문이었습니다. 학장 신부님께 외출 허락을 받아 아버지의 병실을 찾았을 때 하신 말씀도 떠올랐습니다.                                                                                                                                                

 "네가 신학교 가는 것을 반대한 것은 사제의 삶이 너무 힘들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야. 그리고 또 한 가지, 내가 6 . 25 전쟁 때문에 이루지 못한 꿈을 네가 이루어주었으면 했지. 좋은 선생님이 되는 것 말이다. 신부님은 신자들이 하느님을 알도록 가르치는 분이니 괜찮다. 부디 착한 사제가 되어야 한다."

 그제서야 초등학교 입학 때부터 유독 내게 열성을 쏟으셨던 아버지의 속뜻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 어머니교실에 한 번도 빠짐없이 참석하실 정도였습니다. 얼마 후 아버지는 병을 이기지 못하시고 하느님 나라로 가셨으니 '착한 사제가 되라'는 말씀은 결국 아버지의 유언이 되었습니다. 생각해보면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은 후로 나와 아버지의 꿈을 포기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더 큰 꿈을 갖고 살게 되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라고 말씀하십니다. 자신을 버린다는 것은 자신을 비하하거나 혐오하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결단하며, 적극적인 삶으로 살아가라는 의미입니다. 물론 어떤 것 하나를 선택하려면 다른 한편으로는 무엇인가를 버려야 합니다. 예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것은 자신의 자유의지로 하느님의 뜻을 따르고 실천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신앙인들이 삶 속에서 나침반으로 삼아야 할 지침도 덧붙이십니다.

 "제 목숨을 살리려고 하는 사람은 잃을 것이며 나를 위해서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얻을 것이다"(마태 16,25).

 자신을 버리는 것은 인간의 눈에는 당장 어리석게 보일지라도 결국 생명에 이르는 길이 됩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믿음입니다. 주님을 따르겠다고 다짐한 자체가 이미 십자가를 각오한 셈입니다. 우리의 삶은 언제나 선택의 연속입니다. 하느님이냐, 혹은 세속이냐 하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사실 마지막 선택은 항상 하느님의 길 또는 나 자신 사이에서 결정됩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자신을 버리라고 단호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선택은 우리의 자유의지에 있지만 그 결과는 분명히 다릅니다. 우리의 삶이 진정으로 가치있고 참다운 행복의 삶이 되려면 주님이 가르쳐주신 길을 선택해야 합니다. 바른 길을 따라갈 수 있도록 하느님께 의지하고 은총을 구해야 합니다. 그 길의 결과를 예수님께서 이미 증거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참다운 삶을 위해 필요한 것은 용기와 결단입니다. 주님을 따르기 위해 무엇을 버리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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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한다는 것은 역사 현장을 벗어나 자기 행복만 누리는 혼자만의 구석 자리로 숨어 들어가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올바로 기도할 때 우리는 하느님과 또 우리 이웃 사람들에게 자신을 여는 내적 정화의 과정을 겪게 됩니다."

- 교황 베네딕토 16세 회칙 <희망으로 구원된 우리> 33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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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8일 저를 선택하신 모든 분들께 하느님의 은총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일주일에 한 번 올리는 말씀마저도 오늘은 자정을 넘겨 다른 이들은 새 묵상을 하고 있을 시간에 겨우 올리고 있습니다. 그 어떤 변명 앞에서도 저는 오늘 "네가 하는 일은 매번 그런 식이지 뭐..."하는 비난을 받는다해도 감사드리고 싶은 하루였습니다.

벗님들의 가정에 주님의 평화가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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