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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에 대한 짧은 생각] 20110830
작성자김용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1-08-29 조회수318 추천수1 반대(0) 신고
2011년 8월 31일 연중 제22주간 화요일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4,31-37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갈릴래아의 카파르나움 고을로 내려가시어, 안식일에 사람들을 가르치셨는데,  그들은 그분의 가르침에 몹시 놀랐다. 그분의 말씀에 권위가 있었기 때문이다.

마침 그 회당에 더러운 마귀의 영이 들린 사람이 있었는데, 그가 크게 소리를 질렀다.  “아! 나자렛 사람 예수님, 당신께서 저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저희를 멸망시키러 오셨습니까?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

예수님께서 그에게 “조용히 하여라.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 하고 꾸짖으시니 마귀는 그를 사람들 한가운데에 내동댕이치기는 하였지만, 아무런 해도 끼치지 못하고 그에게서 나갔다.

그러자 모든 사람이 몹시 놀라, “이게 대체 어떤 말씀인가? 저이가 권위와 힘을 가지고 명령하니 더러운 영들도 나가지 않는가?” 하며 서로 말하였다.

그리하여 그분의 소문이 그 주변 곳곳으로 퍼져 나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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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



복음을 읽다가 보면 가끔씩 놀랄 때가 있습니다. 복음의 내용이 평소 생각하던 것과는 너무도 다른 모습을 보여줄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 내용 구절 중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라는 말은 예수님에 대해 정확하게 표현한 말입니다. 베드로가 주님을 하느님의 아드님이라고 고백한 것이나 니고데모가 자신을 알아보신 예수님께 고백한 것 등을 제외하고는 복음 속에서 예수님에 대해 이렇듯 정확하게 말하는 예는 없습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한 장본인은 더러운 마귀의 영이 들린 사람이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사람이 아니라 그를 괴롭히는 마귀가 한 말입니다. 



마귀야 쫓아내시면 그만일테지만, 왠일인지 마귀가 던진 이 말을 놓고 생각이 깊어집니다. 이 말은 예수님을 비꼬기 위한 말이 아닙니다. 그러기에 그는 조롱이 아니라 위협을 느끼며 말을 던집니다. 



"아! 나자렛 사람 예수님, 당신께서 저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저희를 멸망시키러 오셨습니까?"



예수님의 이야기에서 권위를 느낀 사람들은 영문도 모른채 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에 의해 마귀가 나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또한 마귀가 괴롭히던 사람을 내동댕이 쳐지는 상황을 목격합니다. 예수님과 마귀들린 사람람 밖에 볼 수 없었던 사람들의 반응은 이러합니다. 



“이게 대체 어떤 말씀인가? 저이가 권위와 힘을 가지고 명령하니 더러운 영들도 나가지 않는가?” 
 


마귀는 다른 복음에서도 예수님께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최고의 호칭으로 예수님을 대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모든 이들이 들을 수 있는 소리로 외쳐댑니다. 또한 사람에게서 나갈 때는 한결같이 그의 모습을 망쳐놓고 떠나갑니다. 


도대체 마귀의 이런 행동을 어떻게 봐야할까요? 그런데 예수님은 그런 마귀의 이야기에 침묵하라고 명령하시니 모를 일입니다. 아직은 때가 되지 않아서 몰라야 한다는 말로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마귀는 우리 사이에 있던 예수님을 우리와 전혀 다른 분이시라는 것을 강하게 주지시킵니다. 그것은 마귀가 그리스도 앞에서 거짓을 말하거나 조롱을 할 수 없는 처지에 있다는 것도 이유일 수 있지만 예수님을 하늘 위로 올리는 일은 우리에게서 예수님의 말씀과 행동을 모두 분리시키는 작용을 합니다. 

아무런 자격도 능력도 없는 한 사람에게서 하느님의 권위를 느끼는 사람들이 가슴으로 하느님을 받아들여 삶으로 옮겨지기전에 저분은 원래부터 하늘에 계신 분이라서 우리와 다르다는 생각을 심어버립니다. 그래서 사람의 삶을 바꾸어 놓으시려는 예수님은 인생을 하느님의 뜻대로 사는 사람들이 아닌 그리스도 앞에서 고개를 조아리는 사람들을 보게 되실 처지에 놓이십니다. 


이런 모습은 지금 우리의 신앙생할에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셨던 그리스도는 삶으로서 우리 위에 한 번도 서 계신적이 없으셨음에도 그리스도의 대리자라 불리는 성직자에 대한 많은 인상이 이미 우리와 다른 존재처럼 느끼고 표현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뭔가 다르니까 하느님이 선택하셨겠지'에서 부터 '하느님의 사람이니 존경해야 한다'는 식의 표현들도 어찌보면 그런 시각 중의 하나입니다. 사람에게 사람이 이야기하는데, 하느님이 사람에게 이야기한다는 식으로 표현이 되면, 결국 삶은 애초부터 부족한 것이 되고 대신 하느님처럼 높은 분을 잘 섬기는 것이 최고의 덕으로 바뀌어버립니다. 


예수님은 마귀의 시도를 한 마디로 막아 버리십니다.



 “조용히 하여라.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 



마귀는 나가면서 끝까지 목적한 바 하나를 더 성취하려 합니다. 그것은 마귀들린 사람을 자신이 없더라도 누구도 사랑하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마귀가 나가면서 사람을 내동댕이쳤다는 것은 사람들의 눈에는 마귀들린 사람이라는 증거로 남게 됩니다. 사람이 혼절을 했건, 거품을 물었건 사실은 마귀가 나가면서 한 행동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마귀들린 사람의 특징으로 기억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가 누군가하고 묻는다면 모두가 마귀에게서 구해진 사람이 아니라 마귀들렸던 사람으로 기억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모든 이들을 구원하시기 위해 당신의 이름이 아닌 그들 안의 한 사람으로 남으십니다. 그리고 마귀에게서 괴롭힘을 당하던 한 사람을 구하십니다. 그럼에도 결과는 예수님의 바람이 모두 이루어지지는 않은 듯 보입니다. 그러기에 마귀는 인간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던 셈입니다. 


사람들의 반응은 그리스도의 권위에 놀라고 있습니다. 누가봐도 긍정적인 반응이라 할  수 있지만 그 속에 마귀가 남겨놓은 영향을 생각하면 소름이 돋는 영악한 마귀의 행동으로 느껴집니다. 



지금 우리는 그리스도를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호칭이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느껴지는지 그리스도와 나의 차이로 느껴지는지 생각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마귀에 들려 호되게 고생하던 이를 우리가 끝까지 안아주고 함께 할 수 있는지 아니면 그를 낳게한 능력자를 찾고 그는 여전히 박수받는 마귀들린 사람이 아닌지도 생각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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