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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사람을 낚는 사람들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1-08-31 조회수589 추천수8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2011년 가해 연중 22주간 목요일 - 사람을 낚는 사람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예전에 방영되었던 선덕여왕이란 드라마에서 미실이 화랑들을 이끌고 반정을 일으킬 때의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미실은 화랑들을 데리고 임금 앞으로 나옵니다. 화랑들은 죽음을 각오할 때만 하는 화장을 한 채 비장한 표정으로 임금과 대신들 앞에 섭니다. 반정을 눈치 챈 군사들이 임금을 보호하려합니다. 사실 화랑보다도 임금의 병사들이 더 우세했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어리둥절하고 화가 난 임금 앞에서 미실은 화랑들에게 무언가를 지시합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차고 있던 단도를 꺼냅니다. 저는 순간적으로 ‘너무도 잘 훈련된 화랑들이라 단도로 싸우려나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습니다. 화랑들은 맨 앞줄부터 자신들의 칼로 자기들 배를 갈라 자결을 합니다. 나라의 귀한 재산인 정예의 요원들인 화랑이 한 줄 한 줄 쓰러져 가는 것을 보며 임금은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어 하야를 결정합니다.

정말 충격적인 장면이었습니다. 미실의 눈짓에 목숨을 아끼지 않았던 수십 명의 화랑 덕으로 다른 피는 흘리지 않고 반정 성공시킨 것입니다.

이런 예는 알렉산더 대왕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는 대부분의 군사들을 뒤에 남겨놓은 채 몇 안 되는 군사들만 이끌고 크고 견고한 성으로 향했습니다. 그리고는 성주에게 빨리 항복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소리 질렀습니다. 성주는 몇 명 되지도 않는 군사들을 이끌고 온 알렉산더를 보면서 약간은 실망한 듯 비웃습니다. 그 때 알렉산더 대왕은 군사들보고 낭떠러지를 향하여 일렬로 행진하라고 명령합니다. 군사들은 아무런 주저함도 없이 낭떠러지로 하나하나 떨어집니다. 이 광경을 목격한 성주는 겁에 질려 바로 항복을 선언합니다. 만약 알렉산더의 군사들이 저 정도라면 이 성이 함락당하는 것은 시간문제임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사실 미실이나 알렉산더 대왕이나 전면전으로 싸우려했다면 더 많은 인명의 피해를 감수해야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죽기까지 순명할 줄 아는 몇몇의 부하들이 있었기에 작은 희생으로도 나라의 왕도 바꿀 수 있었고 난공불락의 성도 차지할 수 있었습니다.

베드로도 마지막에 그런 모습으로 죽었습니다. 박해를 피해 로마를 빠져나가고 있을 때 예수님을 만납니다. 예수님은 십자가를 메고 로마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어디로 가시냐는 말에 예수님은 베드로를 대신해 십자가에 못 박히러 간다고 하십니다. 베드로는 드디어 때가 왔음을 깨닫고 다시 로마로 들어가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산채로 화형을 당합니다. 예수님은 베드로가 죽어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이고 베드로는 기꺼이 죽으러 돌아간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기꺼이 목숨을 바칠 수 있는 제자들을 많이도 두었습니다. 죽기까지 순종하는 제자들을 둔 스승은 부러울 것이 아무 것도 없을 것입니다. 수많은 순교자들을 둔 예수님은 정말 행복한 스승이요 왕입니다.

그러나 베드로가 처음부터 그렇게 완전한 제자는 아니었습니다. 오늘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오른 쪽에 그물을 치라고 합니다. 베드로는 하루 종일 허탕 쳤지만 순종합니다. 이것은 배 위에서 평생을 살아온 어부에게는 있을 수 없는 모든 자존심을 버린 행위입니다. 그런 무조건적인 순종과 겸손을 보시고 그에게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고 말씀하십니다.

성경에 하느님께서 “내 앞에 나올 때 빈손으로 오지 마라!”라고 하신 말씀이 쓰여 있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무언가를 들고 하느님 앞에 나아가야합니다. 만약 베드로가 자신을 버리고 그리스도께 순명할 줄 몰랐더라면 그는 평생을 물고기만 잡으며 살아야 했을 것입니다. 순종하지 않는 제자나 부하를 두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만약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지 못하여 그렇게 살다가 죽었다면 그가 하느님께 바칠 수 있는 것은 물고기뿐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께 물고기가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는 순종할 줄 알았기에 사람을 잡는 어부가 되었습니다. 그는 성령강림 때 한 번의 설교로 3천명을 회개시켰습니다. 그는 그 영혼들을 하느님 앞에 가지고 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유일하게 바라시는 것은 인간의 영혼입니다. 우리가 죽을 때 가지고 갈 것이 많을수록 기꺼이, 아니 기쁘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사실 예수님께서 승천하시기 전 갈릴레아 호수에서 다시 한 번 반복됩니다. 오늘은 그저 ‘스승’이라 불리는 한 사람에게 순종할 줄 알았지만, 예수님 부활 후에는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 하는 말에 아무 반항 없이 순종하여 똑같은 기적이 일어납니다. 사실 베드로는 예수님을 세 번씩이나 모른다고 하고 더 겸손해져 있었던 것입니다.

하느님은 이렇게 겸손하여 조건 없이 순종할 줄 아는 사람들을 통해 영혼들을 낚습니다. 그리고 그 영광을 자신을 버리고 순종할 줄 알았던 이들에게 돌립니다.

저도 주교님의 말씀에 순종할 줄 알아야겠지만, 만약 그렇게 순종할 줄 아는 신자들을 둔 사제라면 또 얼마나 행복하겠습니까? 그러나 무엇보다 그리스도께서 아버지께 죽기까지 순종할 줄 아셨기에 그런 제자들을 가질 수 있었던 것처럼, 제 자신부터도 겸손과 순종의 달인이 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내가 꿈꾸는 그 곳>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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