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어릴 적부터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 그 사람과 영원히 행복하게 살겠다는 희망이 가득했습니다. 그래서 일찍부터 저의 ‘신부’가 될 사람을 찾아다녔습니다. 그때가 중학교 2학년. 우선은 저 혼자 사제가 되는 것보다는 저와 제 아내가 열심히 하고, 자녀들을 사제나 수도자로 키우면 몇 배나 더 큰 효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는 우리가 어른이 되면 이미 머리와 마음이 굳어버리는 것은 물론, 자신의 못난 점은 더욱 감추고 그저 자신의 좋은 모습만 보여주려고 할 텐데, 그러면 상대에 대해 제대로 알 수도 없고 제대로 사랑할 수도 없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더 어릴 때 사랑하는 사람을 찾기 시작한 것입니다. 서로에게 자신을 더욱더 고스란히 보여줄 수 있고 마침내 진정한 사랑과 행복을 이룰 수 있을 테니까요.
저는 몇 년 동안 노력했지만 단 한 사람도 잡지 못했고, 더욱이 모든 것이 겸손하지 못한 인간적인 생각에 지나지 않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결국 저 자신이 ‘신부’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베드로처럼 그분의 목소리에 그저 저 자신을 맡기게 된 것입니다. 그랬더니 지금은 얼마나 더 좋은 분들이, 그것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분이 저와 함께해 주시는지 모릅니다. 또한 얼마나 행복한지 모릅니다.
부디, 자신의 생각이 아무리 멋지고 대단한 것처럼 보여도 그것이 전부라고 착각하지 마십시오. 이만하면 충분하다며 자신의 생각과 노력만을 내세우지 말고, 그저 하느님의 부르심에 온전히 응답하고 맡겨보십시오. 그러면 이제부터 ‘(세상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과 다른 이들의 행복을 위해) 사람을 낚게 될 것’입니다. 세상 것에 얽매이지 않고, 참된 행복을 낚는 그분의 제자가 되는 것입니다.
장세창 신부(대구대교구 대봉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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