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복음에 대한 짧은 생각] 2011090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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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용현 | 작성일2011-09-01 | 조회수292 | 추천수2 | 반대(0) 신고 |
2011년 9월 1일 연중 제22주간 목요일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5,1-11 예수님께서 겐네사렛 호숫가에 서 계시고, 군중은 그분께 몰려들어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있을 때였다. 그분께서는 호숫가에 대어 놓은 배 두 척을 보셨다. 어부들은 거기에서 내려 그물을 씻고 있었다. 예수님께서는 그 두 배 가운데 시몬의 배에 오르시어 그에게 뭍에서 조금 저어 나가 달라고 부탁하신 다음, 그 배에 앉으시어 군중을 가르치셨다. 예수님께서 말씀을 마치시고 나서 시몬에게 이르셨다.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 시몬이 “스승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자 그들은 그물이 찢어질 만큼 매우 많은 물고기를 잡게 되었다. 그래서 다른 배에 있는 동료들에게 손짓하여 와서 도와 달라고 하였다. 동료들이 와서 고기를 두 배에 가득 채우니 배가 가라앉을 지경이 되었다. 시몬 베드로가 그것을 보고 예수님의 무릎 앞에 엎드려 말하였다.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 사실 베드로도, 그와 함께 있던 이들도 모두 자기들이 잡은 그 많은 고기를 보고 몹시 놀랐던 것이다. 시몬의 동업자인 제베대오의 두 아들 야고보와 요한도 그러하였다. 예수님께서 시몬에게 이르셨다.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 그들은 배를 저어다 뭍에 대어 놓은 다음,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 예수님께서는 그 두 배 가운데 시몬의 배에 오르시어 그에게 뭍에서 조금 저어 나가 달라고 부탁하신 다음, 그 배에 앉으시어 군중을 가르치셨다 성경에는 참 많은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 숱한 사람들에게서 하느님의 뜻을 배우곤 합니다. 베드로라는 사람은 그 중에서도 '보통사람'이라 불릴 만큼 평범한 사람입니다. 2천년이 지난 지금 우리에겐 그리스도교 신앙의 반석이신 분이지만, 그 실제 반석의 모습은 그리 바른 모습은 아닙니다. 예수님이 왜 이런 분 위에 교회를 세웠나 싶을 정도로 그분에게서 우리가 받은 인상은 깊지도 감동적이지도 못합니다. 그분은 곧잘 틀리고 실수하고 용서를 받아야 하는 처지에 놓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럴수록 우리는 베드로의 부족함보다 주님이 선택하셨으니까에 더 무게를 두고 사건을 지켜보는 습관이 있습니다. 그 사람의 됨됨이는 잊어버리고 주님의 선택이니 무슨 뜻이 있겠지 하지만 일종의 맹목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에 길들여져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것은 선택하신 하느님의 뜻을 헤아리는 것도, 또한 선택을 받은 이에게 있어야 할 깨달음과도 거리가 먼 것입니다. 베드로는 하느님의 선택된 이들 중 유독 눈에 띄게 선택된 사람입니다. 주님이 무수한 고기를 낚게 하시고,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드시겠다'는 한 마디로 베드로를 부르셨다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실제 주님이 베드로를 부르시기 위해 들이신 공과 베드로의 남다른 태도가 눈에 띄게 도드라져 보입니다. 베드로는 하느님을 믿는 사람이었으나 하느님께 열광적인 사람은 아니었던 듯 합니다. 복음의 시작은 예수님과 베드로간의 거리를 보여줍니다. 예수님께서 겐네사렛 호숫가에 서 계시고, 군중은 그분께 몰려들어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있을 때였다. 그분께서는 호숫가에 대어 놓은 배 두 척을 보셨다. 어부들은 거기에서 내려 그물을 씻고 있었다. 가까운 거리에 예수님이 군중을 가르치고 있는 장면에서 베드로는 배에서 그물을 씻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이 군중은 예수님을 따라 모여든 이들이기에 정해진 장소에 모인 사람들은 아닙니다. 어부들은 그런 사람들의 모임과는 별도로 자신의 일을 하고 있었던 셈이고, 그 중에는 베드로도 있었습니다. 하느님에 목말라 하는 이들, 그들에게 가르침을 주시던 주님에게 베드로는 하느님을 믿고 섬기는 그냥 그런 신자였던 셈입니다. 자신의 삶에 집중하는 것이 전부였던 지극히 평범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에게 주님이 움직이십니다. 그에 따라 군중도 이동을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두 배 가운데 시몬의 배에 오르시어 그에게 뭍에서 조금 저어 나가 달라고 부탁하신 다음, 그 배에 앉으시어 군중을 가르치셨다. 베드로가 주님을 찾은 것이 아니라, 주님이 베드로에게 다가가신 셈입니다. 그리고 어느새 주님은 다른 군중보다 배를 모는 베드로와 더 가까워져 계십니다. 베드로의 눈에 띄신 것이 주님의 첫번째 접근이었다면, 그 배에 골라 오르신 것은 두 번째 접근이십니다. 또는 부르심으로 보아도 될 것입니다. 베드로가 주님의 말씀을 원하지 않아도 들어야 했으니 말입니다. 말씀을 마치시고 주님의 세 번째 부르심이 시작됩니다. 이제는 군중에게서 멀리 떨어져 베드로와 직접 대면을 하십니다. 예수님께서 말씀을 마치시고 나서 시몬에게 이르셨다.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 그리고 우리가 아는대로 엄청난 고기가 잡혀듭니다. 두 배에 가득채우고 가라앉을 정도의 고기가 잡혔을 때, 주님은 어떤 메세지를 던지신 걸까요? '너에게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이런 질문이었을까요? 그래서 주님을 따르게 하시려는 것이었을까요? 그런데 예상치 못한 답이 베드로에게 나옵니다. 시몬 베드로가 그것을 보고 예수님의 무릎 앞에 엎드려 말하였다.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 그냥 베드로의 입에서 나온 말을 두고 이 때부터 베드로는 정신이 없을 때 아무 말이나 내뱉는 습관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그가 뱉은 말은 그 내용이 그냥 지나치기에 가볍지 않은 말입니다. 그는 스스로를 죄 많은 사람이라 말하며 주님과 같이 있을 수 없음을 고백합니다. 주님이 그에게 가장 밀접한 방법으로 부르셨으나 그 조차 그는 거절한 셈입니다. 그는 하느님을 믿지만 스스로 하느님 앞에 설 수도 없는 죄인으로 여기고 있었던 셈입니다. 그래서 그의 인생은 하느님 아래 죄인으로 머물러 사는 삶으로 하느님과 관계 없는 인생이었음을 고백한 셈입니다. 베드로는 하느님을 믿기만 할 뿐, 자신의 부족함에 스스로 자신을 죄인으로 여기고 하루 하루의 삶에 충실한 사람이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수시로 하느님 말씀보다 자신의 생각이 앞서고 예상치 못한 순간에 그릇된 행동으로 자신의 신념과 정반대의 일도 행할 수밖에 없는 모자람 많은 인생이었던 셈입니다. 그런 베드로를 주님은 끝내 버려두지 않으십니다. 그리고 그를 당신 곁으로 직접 끌어붙이십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 베드로가 부르심을 받은 사건을 모르는 사람들은 없습니다. 그런데 베드로의 부르심에만 가치를 두고 주님의 부르심으로 베드로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 생각하는 사람들도 못지 않게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베드로는 부르심을 받을 때의 모습 그대로 주님을 따르게 됩니다. 그래서 베드로는 언제나 주님 곁에 있었으나 그 모습에서 하느님께는 정직하지만 자신에게는 늘 부족하고 불안하며 잘못을 저지릅니다. 그가 말한 그대로 그는 죄가 많은 사람이며 죄를 많이 지을 수밖에 없는 사람이었던 셈입니다. 베드로의 그의 이런 모습은 예수님을 하느님의 아들이라 고백하며 하늘나라의 열쇠도 얻지만 예수님의 수난예고에 반대하며 사탄으로 몰리기까지 합니다. 예수님의 수난의 길을 함께 하겠노라 약속하지만 그 길에서 예수님을 세 번이나 모른다 말합니다. 또한 예수님의 부활사건에서 예수님이 부르심 때와 같이 물고기를 많이 잡게 하시자 그 때는 스스로 물에 뛰어 들어 주님과 거리를 둡니다. 하느님의 사랑 앞에 이방인과 차별이 없어야 함을 알지만 막상 그들과의 자리에 주저함에 바오로의 질책을 받아야 했습니다. 하느님의 사람으로서의 자격을 따지고 묻는다면 할 말이 없을 베드로입니다. 그런 베드로를 선택하신 주님은 그 위에 교회를 세우셨습니다. 자격 없는 사람 하나를 구제해 주신 것이 아니라 그런 사람을 당신의 사람으로 세우시고 그 위에 모든 사람들이 하느님의 구원을 꿈꿀 수 있는 교회를 세우셨다는 이야기입니다. 주님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많이 다른 분이신 듯 합니다. 베드로의 선택을 곰곰히 몇 번씩 되뇌이면서 입가에 미소가 퍼지는 걸 느낍니다. 무덤덤하고 무신경하고 거칠고 하느님과 자신을 연결하지 못하는 곰같은 베드로와 그를 향해 저 멀리 해변에서 배로 강으로 다가가시는 예수님, 그 사이 무수한 군중이 있었고, 무수한 고기들이 있었으나 주님이 고르신 단 하나는 이 베드로였습니다. 베드로와 같은 인생에 하느님과 사람들 앞에서 실망하는 사람들은 잘 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베드로와 같은 인생을 값어치 없이 보는 이들은 안심해도 될테지요. 적어도 베드로보다는 낳으니까. 그러나 베드로가 선택됨으로 해서 거의 모든 인생들은 하느님의 기준에 대해 많은 시름을 덜수 있습니다. 그렇게 못나고 모자라도 하느님께서 다가와 주시고 믿어주심을 알게 되기 때문입니다. 베드로를 통해 세상을 구원하시겠다는 하느님의 마음에 그 세상은 좋고 바른 의인들만이 살아 남은 세상은 아니라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그 세상에는 우리가, 그리고 자신 스스로를 죄인이라 부르는 이들도 함께 살아가는 온 세상이라는 것이 알려진 셈입니다. 모나고 모자르고 모진 베드로 위에 세워진 교회가 결코 흔들리지 않는 절대적인 이유는 하느님의 마음과 기준이 한결같기 때문입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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