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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9월2일 야곱의 우물- 루카 5, 33-39 묵상/ 그 누군가를 발견하기 전에는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1-09-02 조회수377 추천수4 반대(0) 신고
그 누군가를 발견하기 전에는

그때에 33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이 예수님께 말하였다. “요한의 제자들은 자주 단식하며 기도를 하고 바리사이의 제자들도 그렇게 하는데, 당신의 제자들은 먹고 마시기만 하는군요.” 34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혼인 잔치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단식을 할 수야 없지 않으냐? 35그러나 그들이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올 것이다. 그때에는 그들도 단식할 것이다.”
 
36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또 비유를 말씀하셨다. “아무도 새 옷에서 조각을 찢어 내어 헌 옷에 대고 꿰매지 않는다. 그렇게 하면 새 옷을 찢을 뿐만 아니라, 새 옷에서 찢어낸 조각이 헌 옷에 어울리지도 않을 것이다. 37또한 아무도 새 포도주를 헌 가죽 부대에 담지 않는다. 그렇게 하면 새 포도주가 부대를 터뜨려, 포도주는 쏟아지고 부대도 버리게 된다. 38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39묵은 포도주를 마시던 사람은 새 포도주를 원하지 않는다. 사실 그런 사람은 ‘묵은 것이 좋다.’고 말한다.”
 
 
 
 
◆ 예전에 신경이 아주 예민한 사람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는 늘 불안하고 우울하고 자신만 생각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를 만나는 사람은 누구나 그가 신경과민이라며, 이제는 좀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그는 그들을 원망하기도 하고, 그 말에 동의하기도 하면서, 정말 달라지고 싶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도무지 달라지지 않는다고 고백했습니다. 그가 제일 속상했던 건 친한 친구마저 그렇게 이야기했을 때라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가장 친한 그 친구가 “달라지지 않아도 돼. 지금 그대로 있어. 네가 달라지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야. 난 그저 너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있어. 나는 너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거든.”이라고 말했습니다. 친구의 말은 끊임없이 귓가에 맴돌았습니다. ‘달라지지 않아도 돼. …난 너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있어….’ 그 후 그는 활발해졌고, 몰라보게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는 자신이 그 어떤 모습일지라도 변함없이 자신을 사랑해 줄 그 누군가를 발견하기 전에는 자신이 달라질 수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예수님의 비유는 지금 우리에게 새롭게 변화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거기에는 한 가지 전제가 필요합니다. 바로 조금 전 이야기에서처럼 우리가 달라지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상관없이 누군가가 우리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나를 사랑하는 이가 진정 아무도 없을까요? 아닙니다. 분명 하느님께서는 나를 끔찍이 사랑하십니다. 지금 내 곁에 그토록 많은 이들을 보내주셨고, 그들을 통해 당신의 사랑을 쉴새 없이 보여주고 계십니다.
 
이 사실을 제대로 깨닫지 못한다면, 우리는 결코 변할 수 없습니다. 아니, 변해야 하는 이유를 느끼지도 알지도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우리를 한없이 사랑하시고, 그분께서 허락하신 이들이 나와 함께 사랑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사실만 제대로 느낄 수 있다면, 우리는 반드시 자신도 모르는 사이 달라지게 될 것입니다.

 

장세창 신부(대구대교구 대봉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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