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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9.3 연중 제22주간 토요일 - 송영진 모세 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1-09-03 조회수445 추천수8 반대(0) 신고
<연중 제22주간 토요일>(2011. 9. 3. 토)(루카 6,1-5)

(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 학자 기념일)

 

<사람의 아들은 안식일의 주인이다.>

 

9월 3일의 복음 말씀은 안식일에 관한 논쟁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안식일에 밀 이삭을 뜯어 먹는 것을 본 바리사이들이

예수님께 시비를 겁니다.

"당신들은 어째서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오?"

 

그러자 예수님은 다윗의 예를 들면서 제자들을 변호하십니다.

"다윗과 그 일행이 배가 고팠을 때, 다윗이 한 일을 읽어 본 적이 없느냐?"

다윗이 율법을 어겼지만,

당시에 다윗과 그 일행은 굶주리고 쫓기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율법을 어기는 일이 허용되었다는 것입니다.

제자들이 안식일 규정을 어긴 것만 보지 말고,

그들의 배고픔을 먼저 생각해보라는 말씀입니다.

 

그러면서 예수님은 '사람의 아들은 안식일의 주인이다.' 라고 선언하십니다.

이 말씀은 '내가 안식일의 주인이다.' 라는 말인데,

여기서 '사람의 아들'이라는 표현을 특별히 사용하신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사람의 아들'은 사람을 구원하러 오신 메시아를 뜻하는 말입니다.

그래서 '사람의 아들은 안식일의 주인이다.' 라는 말은

안식일 규정과 같은 율법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것은

메시아의 사명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뜻이고,

다시 이 말은 '사람'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뜻이 됩니다.

마르코복음에는 이 말씀 앞에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생긴 것은 아니다.'

라는 말씀이 있습니다(마르 2,27).

 

법이란 사람을 위해서 존재합니다.

다시 말해서 사람을 살리는 법이 진정한 법이라는 뜻입니다.

만일에 법이 사람을 죽이고 억압한다면 그런 법은 폐지되어야 합니다.

(사람을 죽이는 악법은 법이 아닙니다.)

 

탈출기에 있는 십계명을 보면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켜라.

엿새 동안 일하면서 네 할 일을 다 하여라.

그러나 이렛날은 주 너의 하느님을 위한 안식일이다.

그날 너와 너의 아들과 딸, 너의 남종과 여종, 그리고 너의 집짐승과

네 동네에 사는 이방인은 어떤 일도 해서는 안 된다.

이는 주님이 엿새 동안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만들고,

이렛날에는 쉬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주님이 안식일에 강복하고 그날을 거룩하게 한 것이다(탈출 20,8-11)."

 

그런데 신명기의 십계명을 보면,

일을 하면 안 되는 이유가 좀 더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주 너의 하느님이 너에게 명령한 대로 안식일을 지켜 거룩하게 하여라.

엿새 동안 일하면서 네 할 일을 다 하여라.

그러나 이렛날은 주 너의 하느님을 위한 안식일이다.

그날 너의 아들과 딸, 너의 남종과 여종, 너의 소와 나귀,

그리고 너의 모든 집짐승과 네 동네에 사는 이방인은 어떤 일도 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하여 너의 남종과 여종도 너와 똑같이 쉬게 해야 한다.

너는 이집트 땅에서 종살이를 하였고,

주 너의 하느님이 강한 손과 뻗은 팔로 너를 그곳에서 이끌어 내었음을 기억하여라.

그 때문에 주 너의 하느님이 너에게 안식일을 지키라고 명령하는 것이다(신명 5,12-15)."

 

하느님께서 종살이에서 해방시켜 주셨음을 생각하면서

적어도 안식일 하루만큼은 종들을 쉬게 해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안식일의 근본정신은 이웃 사랑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바로 그것을 강조하시는 가르침입니다.

예수님은 '사람에 대한 사랑'이 없는 안식일을 반대하셨습니다.

 

만일에 어떤 회사 사장이 자기는 주일 미사 참례를 하러 가면서

노동자들에게는 꼼짝도 하지 말고 공장에서 일하라고 지시했다면,

그래서 노동자들은 주일에도 계속 노동을 해야만 했다면,

주일을 지키지 않은 사람은 노동자들이 아니라 그 회사 사장입니다.

 

만일에 어떤 학교 교사가 학생들에게

주일에도 전부 학교에 나와서 공부를 하라고 지시하고

자기는 주일 미사 참례를 했다면,

주일을 지키지 않은 사람은 학생들이 아니라 그 교사입니다.

 

또 하루 벌어서 하루 먹고사는 생활을 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주일을 지키라고 강요하면서 하루를 굶게 만들었다면

그렇게 강요한 사람은 주일을 지키지 않은 죄와 이웃을 굶게 만든 죄를 지은 것입니다.

 

또 주일 미사 참례를 하긴 했는데,

미사 후에는 전혀 거룩하지도 않은 생활을 하고, 이웃 사랑을 거스르는 생활을 했다면

그 사람은 주일을 지키지 않은 것입니다.

(미사 참례는 주일을 지키는 일의 전부가 아니라 일부일 뿐입니다.)

 

그리스와 유대인들 사이에 전쟁이 벌어졌을 때

그리스 군대는 일부러 안식일에 공격을 했습니다.

유대인들은 그날이 안식일이었기 때문에 전혀 방어 전투를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기만 하다가

군인들뿐만 아니라 아내와 자녀와 가축들까지 모두 죽었습니다(1마카 2,29-38).

 

그 소식을 들은 마카베오 가문 사람들과 동료들이 이렇게 결의합니다.

"이 형제들이 한 것처럼 한다면,

우리가 모두 목숨과 규정을 지키기 위하여 이민족들과 싸우지 않는다면,

이제 곧 그들은 이 땅에서 우리를 몰살시킬 것이다.

... 안식일에 우리를 공격해 오는 자가 있으면, 그가 누구든 맞서 싸우자.

그래야 피신처에서 죽어 간 형제들처럼 우리가 모두 죽는 일이 없을 것이다."

그 당시에 율법에 헌신적이었던 '하시드인들'도 그 결의에 동참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안식일에도 전투를 했고 승리하게 됩니다(1마카 2,39-48).

 

율법보다 그 율법을 만드신 하느님의 뜻이 더 중요합니다.

하느님의 뜻은 사람을 살리는 것, 즉 사람에 대한 사랑입니다.

따라서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따지기 전에 먼저

'안식일에 해야만 하는 일'을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안식일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사람을 살리는 일과 '이웃 사랑'입니다.

 

- 송영진 모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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