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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랑을 막을 수는 없다 -반영억신부-(루가 6:1.5)
작성자김종업 쪽지 캡슐 작성일2011-09-03 조회수415 추천수5 반대(0) 신고
 
 

2011년 9월 3일 토요일  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 학자 기념일

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은 540년 무렵 로마에서 태어났다. 성인의 아버지가 로마의 일곱 부제 가운데 한 사람이었을 정도로 성인은 신심 깊은 가정에서 자랐다. 성인은 한때 로마의 행정 장관을 지낼 정도로 유능하였으나 모든 재산을 기증하고 수도원에 들어가 사제가 된다. 590년에 교황으로 뽑혔고, 교황을 ‘하느님의 종들의 종’이라고 부른 최초의 교황이다. 성인은 교황직을 수행하면서 신앙과 윤리에 관한 수많은 저술 활동을 하였으며, 604년 세상을 떠났다.

“당신들은 왜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될 일을 하는 것입니까?”
“사람의 아들이 바로 안식일의 주인이다.”
(루가 6:1.5)

 말씀의 초대

예수님께서는 당신 죽음을 통하여 인류의 죄를 속죄하셨다. 이로써 인류는 하느님과 화해하게 된 것이다. 거룩하고 나무랄 데 없는 주님의 자녀가 된 것이다. 모든 것은 그분의 은총이었다. 남은 일은 복음의 사람답게 살아가는 일이다(1독서). 밀밭 사이를 지나던 예수님의 제자들이 밀 이삭을 뜯어 손으로 비벼 먹었다. 별 생각 없이 그랬을 것이다. 그런데 그날이 안식일이었다. 바리사이들은 제자들을 비난한다.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추수 행위를 했다고 지적한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옹졸한 마음을 꾸짖으신다(복음).

오늘의 묵상 

밀밭 사이를 가로질러 가던 제자들이 밀 이삭을 뜯어 손으로 비벼 먹었습니다. 배가 고파 그랬던 것은 아닐 것입니다. 지나던 길에 간식 삼아 그랬을 것입니다. 그분들의 동심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바리사이들은 율법을 어겼다고 따집니다. 안식일에 추수를 하면 안 되는데 손으로 비벼 먹은 것을 추수 행위로 간주한 것입니다. 제자들은 어안이 벙벙했을 것입니다.
예리한 눈길로 바라보고 있는 바리사이들을 예수님께서는 어떤 눈빛으로 대하셨을까요? 그분께서는 담담하게 말씀하십니다. ‘다윗과 그 일행의 예화’를 들어 그들에게 답변하십니다. 말씀의 요지는 ‘율법의 유연성’을 잃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
‘나무는 보면서 숲을 보지 못하면’ 열심히 사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을 섬기는 생활이 힘들고 딱딱한 것이 된다면 곤란한 일입니다. 예수님은 ‘하지 말라는 율법’을 ‘하라는 율법’으로 바꾸신 분이십니다. ‘밀 이삭 비벼 먹는 것’으로 상징되는 하찮은 일 때문에 신앙의 기쁨을 어둡게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늘 돌아보아야 합니다
.
부모는 모든 자녀를 사랑합니다. 별난 자식에게는 더 많은 애정을 기울입니다. 주님께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신 앞에서 두려움을 가지는 것을 좋아하실 리 없습니다. 세상에 어떤 부모가 부모 앞에서 벌벌 떠는 자식을 좋아할는지요?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안식일은 유다인들에게 대단히 중요한 날입니다. 모든 일에서 해방되어 주님 안에서 쉬는 날입니다. 이날은 일하는 다른 날과 구별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주님께서 부활하신 주님의 날인 주일로 안식일을 대체합니다. 주님의 날은 다른 날과 구별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왜 일을 해야 하는지,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우리의 삶이 어떻게 시작되어 어떠한 목표를 향해 가야 하는지 주님 안에서 되새겨야 하는 날입니다. 주님께 감사하는 마음과 더불어 주님을 위해 하루를 봉헌해야 하는 날입니다. 이런 구별은 우리가 결코 일의 노예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할 것입니다. 어떤 신분이나 처지에 있든 인간이면 누구나 쉴 권리가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안식일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안식일이 우리를 위해 있는 것입니다.

 

사랑을 막을 수는 없다

  -반영억신부-

간혹 신자 분들이 ‘미사참례를 어디부터 해야 영성체를 할 수 있습니까?’ 하고 묻습니다. 글쎄요? 병자 봉성체를 하게 되면 전례문은 짧지만 참회와 복음말씀 듣기, 그리고 주님의기도 후 영성체 예식을 합니다. 준비된 마음으로 영성체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요. 주님을 모시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을 가지고 미사참례를 하러 왔는데 시간을 잘못 알고 온 거예요. 벌써 신부님 강론도 끝나고….. 주님은 모시고 싶고…어쩌면 좋을까? 주님과 온전히 하나가 되고 싶어서 준비하고 왔건만 …무슨 답을 원하십니까? 여러분 가슴 안에 답이 있습니다.

법은 함부로 어겨서는 안 됩니다. 법은 “공동선을 지향하면서 반포한 이성의 명령”(성 토마스 아퀴나스)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인간의 존엄성을 해하거나 억압할 경우에는 어길 수 있습니다. 그래야 법의 의미를 지킬 수 있고 사람도 살기 때문입니다. 법의 자구에 매여 있는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에게 예수님께서는 법의 해석방법을, 안식일의 참된 의미를 “사람의 아들은 안식일의 주인이다.”(루카6,5) 하시며 확실하게 가르쳐 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께로부터 모든 권한을 부여 받은 “사람의 아들”이십니다. 안식일의 휴식 규정과 해석에 관한 결정권을 지니고 계십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희생제물이 아니라 자비입니다.(마태12,5-7) 자비를 거스르는 법은 어길 수밖에 없습니다. 

안식일에 생명을 구해야 하는가? 아니면 파괴해야 하는가? 그 누구도 사람을 살리는 것보다 죽이는 것을 선택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법의 자구에 매이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헤아려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결코 사람을 못살게 구는 법을 만드신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이웃에게 자비를 베푸는 것이 규정을 지키는 것보다 더 중요합니다. 

사실 “우리는 율법에 따른 행위가 아니라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으로 의롭게 되려고 그리스도 예수님을 믿게 되었습니다.”(갈라2,16). 그리고 남을 사랑하는 사람은 율법을 완성한 것입니다”(로마13,8). 그 어떤 법도 사랑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법을 무시해서도 안 되겠지만 법규에 얽매여 사랑하기를 멈춰서도 안 됩니다. 미사에 오시면 정성껏 준비하여 예수님을 믿음으로 모시기 바랍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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