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9.4 연중 제23주일 - 송영진 모세 신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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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병규 | 작성일2011-09-04 | 조회수484 | 추천수4 | 반대(0) 신고 |
<연중 제23주일>(2011. 9. 4.)(마태 18,15-20)
<공동체의 기도> 9월 4일의 복음 말씀은 마태오복음 18장 15절-20절인데, 이 말씀 앞에는 '되찾은 양의 비유'(마태 18,12-14)가 있고, 뒤에는 '용서'에 관한 가르침(마태 18,21-35)이 있습니다. 이 내용들은 모두 공동체의 형제애에 관한 가르침입니다. 교회 공동체는 단순히 사람들이 모여 있는 집단이 아니라 '한 몸'입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의 몸이고 한 사람 한 사람이 그 지체입니다(1코린 12,27)." 한 몸이기 때문에 "한 지체가 고통을 겪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고통을 겪습니다. 한 지체가 영광을 받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기뻐합니다(1코린 12,26)." 우리가 길 잃은 양을 찾아 나서는 것은 그 양이 우리 몸의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발에 상처가 생기면 손이 그 발을 치료하는 것과 같습니다. 손도 내 몸이고, 발도 내 몸입니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하라.' 라는 예수님 말씀은 사실상 '이웃은 너 자신이기 때문에 사랑하라.' 라는 뜻입니다. 형제애, 또는 이웃 사랑은 단순한 선행이나 자비가 아닙니다. 내가 내 몸을 사랑하는 것에 대해서 선행이니 자비니 하고 생색낼 이유가 없습니다. 당연히 하게 되는 일이고, 해야 하는 일입니다. 공동체의 어떤 형제가 죄를 지었다는 것은 병들었다는 것과 같습니다. 그에게 가서 충고하는 것은 그 병을 치료하는 것과 같습니다. 처음에는 혼자서, 그 다음에는 한 사람이나 두 사람을 더 데리고 가서, 그 다음에는 교회가 나서서 그 형제를 타이르라고 하신 예수님 말씀은 치료 과정이 점점 확대되는 것과 같습니다. 자기 혼자 치료할 수 있다면 병원이나 약국에 가지 않아도 됩니다. 그게 안 되면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병원에 가게 됩니다. 죄를 지은 그 형제가 교회 말도 안 들으면 '다른 민족 사람이나 세리처럼 여겨라.' 라고 하신 예수님 말씀은, 더 이상 치료가 안 된다면 마지막 방법으로 수술을 하라는 뜻과 같습니다. 사실 죄라는 것은 영혼의 병입니다. 그래서 고해성사를 '치유의 성사' 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길 잃은 한 마리 양은 아픈 신자입니다. 그 양을 되찾는 것은 치료해서 건강을 회복시켜 주는 일입니다. 그러나 스스로 떠나 버린 양, 돌아올 생각이 전혀 없는 양은 아픈 양이 아니라 배반한 양입니다. 암세포도 몸의 일부이지만 한 몸이 될 수 없는 세포이고, 몸 전체를 위험하게 만드는 세포입니다. 그러니 암세포는 서둘러서 제거해야 합니다. 그러나 암세포가 아니라 그냥 병들고 고장이 난 것이라면 치료해서 건강한 세포로 회복시켜야 합니다. 그것이 온 몸을 위한 일입니다. ------------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마태 18,19-20)." (이 말씀은 공동체의 기도는 반드시 들어 주시겠다는 약속인데, 그렇다고 해서 혼자 하는 기도는 안 들어 주신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 말씀은, 예수님의 이름으로 모인 공동체의 기도는 사실상 예수님의 기도이고, 예수님 자신의 기도이기 때문에 아버지 하느님께서 반드시 들어 주실 것이라는 뜻이기도 하고, 예수님께서 그 기도를 직접 들어 주시겠다고 약속하시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무 기도나 다 들어 주신다는 뜻은 아니고, 하느님 뜻에 일치하는 기도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습니다. 이 말씀에 대해서 전에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온 교회가 마음을 모아서 열렬하게 기도하고 있는데도 왜 하느님께서는 아무런 응답도 주시지 않는가?" 예를 들어서, 어떤 사회 문제에 대해서 주교단, 사제단, 신자들이 모두 나서서 기도하는데도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경우에 과연 온 교회가 한 마음이 되어 있는지 의문입니다. 기도는 다수결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 말씀대로 '마음을 모아', 한 마음으로 바쳐야 합니다. 아니면, 아직 때가 안 된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인간의 시간과 하느님의 시간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포기하지 말고 계속 끈질기게 기도해야 합니다. - 송영진 모세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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