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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
이미경
작성일
2011-09-05
조회수
887
추천수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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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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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1년 9월 5일 연중 제23주간 월요일
I ask you, is it lawful to do good on the sabbath
rather than to do evil,
to save life rather than to destroy it?
(Lk.6.10)
제1독서 콜로새 1,24ㅡ2,3
복음 루카 6,6-11
지난 토요일, 저는 오랜만에 한강고수부지로 자전거를 타러 갔습니다. 몇 년 만에 가게 된 한강은 아름다웠고, 그래서 더욱 더 상쾌한 마음을 갖게 해주었습니다. 속도를 내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자전거에 부착되어 있는 속도계를 보니 상당한 속도입니다. 순간 생각했지요.
‘매일 자전거를 탔더니만 다리에 힘이 생겨 이렇게 빠르게 갈 수 있구나.’
힘들지 않게 가려고 했던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출발지로 되돌아오는데, 처음과 달리 너무나도 힘든 것입니다. 다리에 힘이 빠진 것은 아니고 배고파서 그런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보다는 맞바람이 너무 강해서 앞으로 나아가기가 힘들었던 것이지요. 왜 이렇게 바람이 강한지 짜증이 납니다. 바로 그 순간 출발지에서는 빠른 속도로 달렸던 것이 생각나더군요. 저는 앞서도 말했듯이, 단순히 제 다리에 힘이 생겨서 빠르게 갈 수 있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아니었습니다. 제가 빠르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은 뒤에서 저를 밀어주는 바람 때문이었던 것이지요.
잘 되는 것은 자기 탓, 안 되는 것은 남의 탓을 외친다는 이야기가 있지요. 바로 저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까지 그랬던 적이 많았음을 반성합니다. 내 자신에게는 엄격하고 남에게는 자비로워야 하는데, 실제의 삶에서는 그 반대일 때가 얼마나 많았는지 모릅니다.
사람은 원래 비평가적 소질을 가지고 있어서 단점은 쉽게 보이는 법이라고 하지요. 그런데 단점만을 보려하면 장점을 파악할 수가 없기 때문에, 결국 그 사람의 반밖에 보지 못하는 것이 됩니다. 그렇다면 그 사람을 제대로 알고자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당연히 단점만이 아니라, 장점을 보기 위해서도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예수님을 반대하던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어떻습니까? 그들은 예수님에게서 부정적인 부분만을 보려고 합니다. 분명히 나쁜 일이 아니라 좋은 일을 하고 있는데도 그들은 단순히 안식일에 병을 치유했다는 이유만으로 꼬투리를 잡고 있지요.
만일 입장이 바뀌었다면 어떠했을까요? 즉, 그들이 예수님으로부터 치유의 은총을 받아야 하는 손이 오그라든 사람이었다면 어떨까요? 반드시 치유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언제 예수님을 다시 만날지 모르기 때문이지요. 이 순간을 놓치면 영원히 치유될 수 없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예수님, 저를 고쳐주시려면 안식일이 아닌 다른 날을 선택하십시오.”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이제 어떠한 상황에서도 나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단점과 부정적인 면을 보려하기 보다는, 장점과 긍정적인 면을 보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곁에 계신 예수님을 반대하는 어리석음을 또다시 반복하지 않을 수가 있으니까요.
진짜 행복은 아주 싼데도, 우리는 행복의 모조품에 참으로 많은 대가를 지불한다.(발로)
함께하는 세상
한강고수부지의 들꽃
요즘 산책을 하다보면 들꽃을 많이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소박한 아름다움에 감동을 하게 됩니다. 더군다나 딱 한 송이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함께 어울려 있는 모습에 더 큰 감동을 하게 되지요. 한 송이만 눈에 띄는 것이 아니라, 함께 어울려서 더 큰 아름다움을 전해주니까요.
하긴 그림도 그런 것 같습니다. 전문적인 화가가 그린 그림이 멋있고 아름답기도 하지만, 때로는 초등학생들이 그린 그림이 더 순수하고 아름답게 보일 때가 많습니다. 물론 실력으로는 전문가와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비싼 돈을 주고서 초등학생들의 그림을 사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어린이의 눈으로 본 순수함이 미소를 짓게 하며, 아이의 상상력에 깜짝 놀라게 합니다.
전문가가 인정받는 세상처럼 보입니다. 특별한 것이 더 좋은 것처럼 취급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우리에게 나눠주신 세상은 작은 것 안에서도 큰 기쁨을 얻게 하고, 볼품없어 보이는 것 안에서도 가장 큰 의미를 발견할 수 있도록 합니다. 따라서 세상의 기준이 아닌 주님의 기준으로 이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노력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전문가가 아닌 아마추어도, 일등이 아닌 꼴찌도, 특별함이 아닌 일반적인 것도 인정받을 수 있는 세상에 우리가 함께 어울려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Mark Knopfler - Wild The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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