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부르심은 자격이요, 응답은 능력이다 -반영억라파엘신부-(루가 6,12-1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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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종업 | 작성일2011-09-06 | 조회수550 | 추천수4 | 반대(0) 신고 |
2011년 9월 6일 연중 제23주간 화요일 예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에 들어가 밤을 새우시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 날이 밝자 예수께서 제자들을 불러 그중에서 열둘을 뽑아 사도로 삼으셨다. (루가 6,12-19)
열두 제자는 이스라엘 열두 지파를 연상시킨다. 예수님께서는 유다인 전체의 구원을 바라셨던 것이다. 그러기에 제자들은 모두 서민 출신이다. 그러한 사람들을 예수님께서 위대한 사도로 바꾸신 것이다. 주님께서는 하시지 못할 일이 없다 ☆☆☆
예수님께서는 열두 제자의 선택을 앞두시고 밤새워 기도하셨습니다. 그러나 뽑힌 이들의 면모는 결코 출중하지 않았습니다. ‘겨우 이런 사람들을 뽑으시려고 밤새 기도하셨을까?’ 하는 느낌마저 가질 수 있습니다. 더구나 제자 중에는 자신에게 등을 돌릴 유다 이스카리옷도 있었던 것입니다.
부르심은 자격이요, 응답은 능력이다 -반영억라파엘신부- 저는 가끔 저의 신상에 대해 생각합니다. 신부가 아니었다면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죄도 허물도 많고, 뛰어난 능력도 없고, 잘난 것이 없는 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께서 도구로 쓰고 계시다고 생각하면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감사하고 새 힘을 얻게 됩니다. 그분의 자비가 크시다는 것을 새삼 느끼며 잘 살아야겠다고 다짐합니다. 주님께서는 산에 들어가 밤을 새우며 기도하시고(루가6,12)나서 제자들을 선택 하셨는데 그 중에는 세리 마태오와 열혈당원 시몬이 섞여 있었습니다. 그들은 일제강점기의 독립군과 친일파로 비유할 수 있는 사이입니다. 그리고 후에 배반자가 된 유다 이스카리옷도 있었습니다. 기도하시고 뽑은 결과입니다. 저 같으면 그들은 쏙 빼놓았을 텐데 주님께서는 그들을 선택하여 부르시고 당신의 대리자로 지정하셨습니다. 정말이지 예수님의 품이 아니라면 도저히 그 자리에 함께 있지 못할 사람들입니다. 꼴 보기 싫은 사람들을 옆에 두고 속 끓일 생각해 보십시오. 밥맛 떨어지고 꿈에 나타날까 두렵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많은 허물과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부르십니다. 그 부르심을 받았다는 것이 자격입니다. 그리고 부족하지만 응답한다면 주님의 능력이 함께하는 것입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님의 자비가 없다면 어떻게 감히 저 같은 죄인이 주님의 일을 하겠습니까? 주님의 크신 자비가 저를 지탱하게 합니다. 예수님 주변에는 항상 사람들이 몰려들었습니다. 주님께는 모두를 껴안을 수 있는 큰 품과 온유함이 있었고 아버지의 뜻을 행하는 능력의 힘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분은 언제나 아버지께서 가르쳐 주신 것만 말하고 아버지께서 기뻐하시는 일을 하셨습니다(요한 8,28-29). 이렇게 주님께서는 스승이기에 앞서 제자의 삶을 충실히 살았기에 스승이시기도 하십니다. 많은 분들이 ‘저 같은 사람이 무엇을 하겠습니까? 저는 아닌 것 같습니다’ 하며 봉사의 기회를 거절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오히려 교만함이 아닌가 합니다. 오히려 ‘부족하지만 주님의 도우심에 힘입어 열심히 하겠습니다’ 하는 것이 겸손입니다. 주님께서는 일상 안에서 매 순간 우리를 부르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그분께서 기뻐하시는 일에 기꺼이 응답하시길 바랍니다. 응답은 곧 능력이라는 것을 생각하며 나의 부족함을 무릎 쓰고 답하시길 바랍니다. 그리하면 주님께서 몸소 다 채워주실 것입니다. 마태오 복음사가는 “예수께서 열두 제자를 불러 악령들을 제어하는 권능을 주시어 그것들을 쫓아내고 병자와 허약한 사람들을 모두 고쳐 주게 하셨다”(마태10,1)고 말씀하십니다. 마찬가지로 주님께서는 당신이 필요로 할 때 우리에게도 언제든지 당신의 능력을 주시고 우리를 도구 삼아 일하십니다. 그러므로 언제나 그분의 부르심에 기쁘게 응답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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