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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도와 정주(定住) - 9.6,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1-09-06 조회수410 추천수4 반대(0) 신고

2011.9.6 연중 제23주간 화요일

콜로2,6-15 루카6,12-19

 

 

 

 

 

기도와 정주(定住)

 

 

 

 

오늘은 ‘기도와 정주’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제 신간 ‘사랑밖엔 길이 없었네.’ 란 제목에서

사랑 대신 ‘하느님’을, ‘기도’를 넣어

‘하느님밖엔 길이 없었네.’ ‘기도밖엔 길이 없었네.’로 해도

그대로 통합니다.

 

가을은 명실 공히 ‘기도의 계절’로

9월은 순교자 성월, 10월은 묵주기도 성월, 11월은 위령성월로 이어지고

이어 대림시기입니다.

 

높고 푸른 가을 밤하늘 안

초롱초롱 빛나는 별 같은 영혼으로 깨어 기도해야 하는

기도의 계절, 가을입니다.

 

해도 해도 부족한 게 사랑이요 기도입니다.

사랑하고 싶은 욕심, 기도하고 싶은 욕심은 많을수록 좋습니다.

사랑과 기도는 함께 갑니다.

 

기도 잘하는 비결은 따로 있지 않습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면 할수록 기도는 더욱 간절해지고 절실해 집니다.

 

전통적으로 우리 수도승을 ‘기도의 사람’이라 정의합니다.

기도는 바로 수도승의 존재이유임을 깨닫습니다.

하여 기도에는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가 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수도복을 입어서 수도승이 아니라 기도하는 사람이라야 수도승입니다.

세상의 상대적인 가치를 포기하고 절대적인 가치인 하느님을 찾아

수도원에 와서 기도에 전념함으로 세상을 성화하는 수도승들입니다.

 

절대적인 가치인 하느님을 잊어 기도 에 소홀하여

상대적인 가치가 그의 관심사가 될 때 속화(俗化)는 필연입니다.

 

아무리 아름다운 자연에 건물의 수도원이라도

그 안에 기도하는 수도승이 없으면

그 수도원은 공허하기 짝이 없을 것입니다.

 

어제의 순간적인 깨달음을 잊지 못합니다.

저녁 따뜻한 물로 전신 사우어 중

순간 ‘참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연 몇 % 감사의 삶을 살고 있는지 성찰했습니다.

생각하면 온통 감사뿐인데 대부분 감사를 잊고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감사함은 깨어있음을, 살아있음을 뜻합니다.

진정 감사하는 자가 깨어있는 자요 살아있는 자입니다.

사도 바오로하면 거의 100% 감사의 삶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감사의 정도가 성덕의 잣대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 예수님을 주님으로 받아들였으니

  그 분 안에서 살아가십시오.

  가르침을 받은 대로,

  그분 안에 뿌리를 내려 자신을 굳건히 세우고

  믿음 안에 튼튼히 자리를 잡으십시오.

  그리하여 감사하는 마음이 넘치게 하십시오.”

 

끊임없는 기도가

그리스도 안에 깊이 뿌리 내린 정주의 삶을 가능하게 하고

넘치는 감사의 마음으로 살게 합니다.

 

하여 항상 기뻐하고 늘 기도하고 어떤 처지에서든지 감사하라는

사도 바오로의 충고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물론 예수님 역시 말 그대로 기도의 사람이었습니다.

“그 무렵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으로 나가시어,

  밤을 새우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

 

진정 기도의 사람은 침묵을, 밤을, 밤의 침묵을 사랑합니다.

복음을 묵상하면서 ‘예수님은 참 딸린 영적 식구들이 많아

많이 기도할 수뿐이 없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별 빛 영혼으로 밤샘 기도 후

분별의 지혜로 열두 사도를 부르시고

기도의 힘으로 무수한 병자들을 치유해 주시는 주님이십니다.

 

완전히 하느님 은총의 통로가 된 예수님이십니다.

 

후배들 보다는 선배가,

자식들보다는 부모가,

평신도 보다는 사제나 수도자가,

사제나 수도자 보다는 주교나 장상들이

그 딸린 영적 식구들 때문에 더 많이 기도해야 함을 깨닫습니다.

 

지도자가 될수록 진정 기도의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토마스 머튼 역시 밤 시간은 주로 기도로 보냈다 합니다.

 

미국 성 요한 수도원에 있었을 때,

디모테오 켈리 아빠스님도 생각이 납니다.

 

한국을 사랑한 친절하고 따뜻한 분이셨고,

새벽을 사랑하여 매일 새벽 2-3시면 일어나

2-3시간 동안 수도원 경내를 산책하며 기도하셨던 분입니다.

 

아빠스 퇴임 후로도 아메리칸 카시아노 연합회 총 아빠스가 되어

끊임없는 기도로 많은 영적 식솔들을 거느리셨던 큰 분이셨습니다.

 

기도와 그리스도 안에 정주는 함께 갑니다.

 

그리스도 안에 지혜와 지식의 모든 보물이 숨겨져 있습니다.

온전한 충만한 신성이 육신의 형태로 그리스도 안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우리도 그분 안에서 충만하게 되었습니다.

 

끊임없는 기도가 그리스도 안에서 감사와 기쁨으로

충만한 정주의 삶을 살게 합니다.

 

주님은 매일의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 안에 있는 우리를 생명과 사랑으로 충만케 하시어 세상에 파견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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