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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에 대한 짧은 생각] 20110907
작성자김용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1-09-07 조회수308 추천수2 반대(0) 신고
2011년 9월 7일 연중 제23주간 수요일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6,20-26

그때에 예수님께서 눈을 들어 제자들을 보시며 말씀하셨다.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하느님의 나라가 너희 것이다.
행복하여라, 지금 굶주리는 사람들! 너희는 배부르게 될 것이다.
행복하여라, 지금 우는 사람들! 너희는 웃게 될 것이다.
사람들이 너희를 미워하면, 그리고 사람의 아들 때문에 너희를 쫓아내고 모욕하고 중상하면, 너희는 행복하다! 그날에 기뻐하고 뛰놀아라. 보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 사실 그들의 조상들도 예언자들을 그렇게 대하였다.

그러나 불행하여라, 너희 부유한 사람들! 너희는 이미 위로를 받았다.
불행하여라, 너희 지금 배부른 사람들! 너희는 굶주리게 될 것이다.
불행하여라, 지금 웃는 사람들! 너희는 슬퍼하며 울게 될 것이다.
모든 사람이 너희를 좋게 말하면, 너희는 불행하다! 사실 그들의 조상들도 거짓 예언자들을 그렇게 대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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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여라!"



행복을 위해 사는 사람들의 세상. 지금 눈에 보이는 세상의 모습입니다. 모든 이들이 저마다 바라는 행복을 위해 산다고들 말합니다. 그리고 그 행복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합니다. 그리고 빠지지 않는 것이 있다면 그 행복을 그냥 줄 수도 있는 누군가에게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말하는 행복은 하느님에게는 어떤 모습으로 비쳐질까요?


사람들이 말하는 행복이 오늘 복음 속엔 위치가 잘못 잡힌 듯 보입니다. 



불행하여라, 너희 부유한 사람들! 너희는 이미 위로를 받았다.
불행하여라, 너희 지금 배부른 사람들! 너희는 굶주리게 될 것이다.
불행하여라, 지금 웃는 사람들! 너희는 슬퍼하며 울게 될 것이다.
모든 사람이 너희를 좋게 말하면, 너희는 불행하다!
 




부유하고, 배부르고, 웃고, 칭찬 받는 삶은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가장 최상의 행복 중의 하나입니다. 현재 사람들이 빌고 노력하며 얻고자 하는 행복은 바로 이런 것들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한사코 불행하다는 선언 속에 이런 모습을 넣고 계십니다. 


어떻게든 좋게 풀어보려는 생각이 정지하는 순간을 맞이합니다. 도대체 어떻게 풀이를 해야 할까요?


그리고 우리가 그토록 벗어나기를 원하는 순간들은 이미 행복으로 우리 앞에 펼쳐져 있습니다.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하느님의 나라가 너희 것이다.
행복하여라, 지금 굶주리는 사람들! 너희는 배부르게 될 것이다.
행복하여라, 지금 우는 사람들! 너희는 웃게 될 것이다.
사람들이 너희를 미워하면, 그리고 사람의 아들 때문에 너희를 쫓아내고 모욕하고 중상하면, 너희는 행복하다!




가난과 굶주림, 울음과 미움을 받는 삶이 행복일 수 있다는 이야기는 무엇일까요? 


우리가 하느님께 축복받은 인생이라 여기는 것들이 복음 속에는 하나같이 불행 선언의 대상이고, 우리가 벗어나려 안간힘을 쓰는 것이 행복이라는 주님의 말씀은 그냥 힘겨운 사람들에 대한 위로라고 들어야 하기엔 우리의 바람 때문에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불행에 관한 이야기를 들여다 보면 그 끝에 이런 가치들이 모든 이들이 좋아하는 가치로 등장합니다. 모든 이들이 세상을 살며 부유하고, 배부르고, 웃고, 칭찬 받는 삶을 원한다는 의미와 함께 그런 가치들을 사람들이 칭찬했다는 것은 이 가치를 위해 사람들이 살고 있음을 말합니다. 주님은 그런 삶이 불행해질 것이라는 뜻과 이미 불행하다라는 두가지 의미를 포함하는 표현을 하십니다. 미래라면 예언일테고 현재라면 선언이 될 말씀입니다. 


또한 하느님의 말씀을 이렇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려는 사람들은 자신을 축복해주고 부추기는 예언자를 좋아하기 마련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세상이 쫓는 이기적인 가치들로 하느님의 축복을 말하고 빌어주는 이들이 서로 공생하는 것은 결국 하느님의 뜻과는 전혀 관계 없는 불행한 삶이며 불행의 삶으로 향한 길이라는 말씀입니다.


반면 하느님의 뜻대로 살아가는 이는 가진 것 없고, 배고프며, 울음이 그칠날이 없고 미움을 받기 일쑤입니다. 그런데 그들의 이런 삶이 스스로 원하고 당연한 듯한 삶이라면 그들은 결코 그 삶을 불행하다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삶이 일상이지만 이런 삶들은 못가졌다는 표현 말고 다 주고 가지지 않는다는 삶으로도 해석될 수 있습니다. 지닌 것 없는 삶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누군가의 아픔을 위해 울어주고 그 일로 조롱받고 미움을 당해도 그들 마저도 사랑하는 이의 삶은 불행하지 않는 삶이 아니라 행복한 삶이며, 영원한 행복으로 가는 길이라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이처럼 분명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가 하느님께 구하는 삶이란 불행 속에 들어차 보입니다. 고민이 되는 시간들입니다.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이 말을 어떻게 꺼내겠는가 하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주님의 말씀이 맞다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마음 속 한 구석에 나를 조롱하고 어리석다 미워하는 울림이 먼저 느껴집니다. 주님의 말씀을 피하고 잊어버리고 싶은 마음에는 언제나 나를 부유하게 만들고 배부르게 만드는 많은 것들이 떠오릅니다. 


그러나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동경이 지금의 나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 또한 느낍니다. 아무것도 없음에도 이렇듯 살아있고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는 따뜻함에 행복함 또한 느끼는 것도 사실입니다. 



머리가 이렇게 복잡할 때는 하나만 생각합니다. 


주님이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것을 우리는 고통이라 말합니다. 그러나 그 고통을 스스로 걸으신 길이라 말하기에 우리는 그분의 고통을 넘어 우리를 구원하신다는 행복한 주님의 길을 이야기합니다. 주님의 고통을 보며 행복을 말하는 우리에게 적어도 주님은 이 복음의 내용이 맞다는 것을 보여주시는 셈입니다. 


믿기 힘들겠지만 주님의 말씀은 그분의 인생에서 증명되었으니 불편한 동의에 따라보면 어떨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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