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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1-09-08 조회수856 추천수15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1년 9월 8일 동정 마리아 탄생 축일
 
 
 
"The virgin will be with child and will give birth to a son,
and they will call him Immanuel"--
which means, "God with us."
(Mt.1.23)
 
 
제1독서 미카 5,1-4ㄱ
복음 마태오 1,1-16.18-23

한 일주일쯤 되었을까요? 휴대폰으로 전화 한통을 받았습니다.

“조명연 님이시죠? 이곳은 ** 백화점입니다. 어떤 분이 조명연님께 선물을 드리고자 합니다. 그래서 주소를 알아야 하는데 주소 좀 불러주시겠습니까?”

저는 아무런 의심 없이 주소를 불러 주었습니다.

“인천광역시 중구 답동 3-1번지 교구청 성소국입니다.”

그러자 전화 속 상대는 제게 “혹시 성당입니까?”라고 묻는 것이에요. 저는 성당이라고 해야 쉽게 찾아올 것 같아서, “답동 성당 옆에 있고요…….”하면서 교구청을 설명하려고 했지요. 그런데 상대방은 곧바로 “네. 알겠습니다.”하면서 서둘러 전화를 끊네요.

조금 이상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게 전화 했던 분의 목소리가 조금 어눌했던 것 같고요. 더불어 제대로 확인을 안 하고 서둘러 전화를 끊는 것도 이상했습니다. 그리고 어제 아침, 신문을 보는데 그곳에 신종 보이스피싱에 관한 기사를 볼 수 있었습니다. 저처럼 백화점이라면서 전화를 걸고 주소를 확인한 뒤, 상대가 안심하면 배송비 등의 이유를 들어 계좌번호를 요구한다는 것이지요.

저는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대방이 성당이라는 말에 전화를 끊어버렸으니까요.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당하고 있다는 보이스피싱에 저 역시 예외는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긴 예전에 본당신부로 있었을 때, 어떤 부부가 저를 찾아와 보이스피싱을 당해 몇 천 만원을 잃어버리고 자살까지 하려 했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또한 인천 교구에서 아주 똑똑하다는 신부가 보이스피싱에 당해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전 재산을 모두 날렸다는 이야기도 기억납니다. 그만큼 우리 주위에 그러한 사기 범죄가 판을 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악이 우리 일상의 한가운데에까지 들어와 있는 이러한 상황들. 그리고 그 죄의 형태도 점점 복잡해지고 그 피해 역시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은 과연 무엇일까요? 스스로 죄의 유혹에 빠지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남들 역시 죄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도록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 것입니다.

오늘은 성모님 탄생 축일입니다. 성모님께서는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담당하셨던 분이시지요. 자신을 드러내기 보다는 주님을 드러내는데 최선을 다하셨으며, 이로써 주님의 구원이 우리 곁에 다다를 수 있도록 해주셨습니다.

우리들 역시 성모님의 삶을 기억하며, 그 삶을 따르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악의 세력을 이 세상에서 몰아내고, 대신 주님께서 원하시는 사랑의 모습으로 살아야 합니다. 그때 주님께서 약속하신 하느님 나라가 바로 이 땅에서 완성될 수 있을 것입니다.

 

모든 사람은 인류를 변화시킬 생각을 하지만 자신을 변화시킬 생각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법이다.(톨스토이)




사랑의 프로정신

일만위 순교자 현양동산의 성모님

사람에게는 두 가지 큰 죄가 있다고 프란츠 카프카는 말했습니다. 하나는 ‘성급함’이고, 다른 하나는 ‘게으름’입니다. 즉, 사람은 성급했기 때문에 낙원에서 쫓겨났고, 게으르기 때문에 그 낙원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제대로 사랑하지 못하는 이유도 이 죄를 간직하고 있어서는 아닐까요?

사랑하는데 있어서 얼마나 성급한지 모릅니다. 사랑에 빠졌다고 느끼는 순간 조급해하지요. 그 사람의 마음을 확인하고 싶고, 상대방에게 사랑을 강요하기도 합니다. 나는 너를 이만큼 사랑하는데, 너는 그런 사랑을 자신에게 주지 않느냐고 불평을 던지기도 합니다.

한편 아이러니하게 사랑하는데 있어서 얼마나 게으른지 모릅니다. 지금 내 일이 바쁘다고 하면서 사랑을 뒤로 미룰 때가 많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것이며, 사랑이라는 가치는 그러한 것들이 다 채워진 뒤에야 생각해보는 게으른 모습을 보입니다.

이러한 성급함과 게으름으로 진정한 사랑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진정한 사랑을 가지고 여유를 가지고 성실하게 다가서야 할 것입니다. 세상의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눈으로 바라보아야 할 것이며, 강요하는 사랑이 아니라 함께하는 사랑이 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합니다.

이러한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이 진정한 사랑의 프로가 아닐까요?
 
 
 
Ave Maria - Aaron Neville [Alive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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