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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에 대한 짧은 생각] 20110908
작성자김용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1-09-08 조회수321 추천수1 반대(0) 신고
2011년 9월 8일 동정 마리아 탄생 축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18-23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이렇게 탄생하셨다. 

그분의 어머니 마리아가 요셉과 약혼하였는데, 그들이 같이 살기 전에 마리아가 성령으로 말미암아 잉태한 사실이 드러났다. 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었고 또 마리아의 일을 세상에 드러내고 싶지 않았으므로, 남모르게 마리아와 파혼하기로 작정하였다.

요셉이 그렇게 하기로 생각을 굳혔을 때, 꿈에 주님의 천사가 나타나 말하였다. “다윗의 자손 요셉아,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여라. 그 몸에 잉태된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마리아가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 그분께서 당신 백성을 죄에서 구원하실 것이다.”

주님께서 예언자를 통하여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이 모든 일이 일어났다. 곧 “보아라,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고 하리라.” 하신 말씀이다. 임마누엘은 번역하면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뜻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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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라,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고 하리라.”



성모님의 탄생 축일입니다. 성모님의 생일이니 저마다 촛불 하나씩 켜들고 기뻐하며 노래 할 날입니다. 성모님의 탄생이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성모님의 훌륭한 인생과 더불어 성모님을 통해 우리에게 오신 예수님 때문이기도 합니다. 사실 우리가 성모님께 드리는 공경이 표현들은 거의가 다 예수님으로 인해 생긴 것이지만 세상에 우리와 같이 태어난 한 사람으로서 성모님의 생일에 드리는 축하는 한 사람으로서의 성모님께 드리는 꽃다발이어도 상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복음은 그 아들 예수님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복음의 내용은 성모님이 아닌 요셉의 고민과 선택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져 있습니다. 그 속에 성모님은 요셉 모르게 임신을 한 여인이되었고, 동정인 상태로 예수님을 임신했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동정녀를 통해 태어난 아들, 그의 이름은 임마누엘이라 했습니다. 동정녀가 잉태했다는 사실을 우리는 티 없이 깨끗하다는 무죄하다는 뜻과 연결시키거나 순결하다는 의미로 생각하곤 하지만 동정녀가 의미하는 것이 그것만은 아닙니다.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 짝을 통해 사랑을 완성하도록 하신 하느님의 이끄심에 아직 삶을 완성하지 못한 삶이 동정의 삶입니다. 하느님 앞에서 순결을 이야기하며 한 편으론 동정의 삶이 주님께 자신을 봉헌한 삶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하느님과 결혼했다고도 말하는 우리이지만 실제 동정은 하느님 앞에서 홀로 선 인간의 모습으로 살아감을 이야기합니다. 

세상을 다스림에 불완전한 모습으로 하느님께 창조된 모습 자체로 세상에 서 있는 이가 동정의 삶입니다. 그래서 그에게는 세상에서 받는 사랑이 채워지지 못하고 하느님께 창조된 모습과 하느님께 받은 사랑할 수 있는 능력과 의무를 지닌채 살아가는 삶입니다. 


하느님 앞에서 창조된 인간 원래의 모습으로 선 사람에게서 하느님이 나셨음은 삶의 경험에서 쌓인 지식으로 살아가는 삶이 아닌 하느님에게서 받은 것만으로 살아가는 사람에게 하느님께서 찾아오셨음을 말합니다. 세상의 지식과 지혜가 닿기 전 원래 사람에게 주신 하느님의 말씀이 세상에 드러났다는 뜻입니다. 


또한 혼인 전의 여인이란 의미는 홀로 있으며 죄에 유혹에 스스로 넘어간 첫 여인의 잘못을 뒤집는 의미를 가지기도 합니다. 함께 있던 삶에서 떨어져 있는 한 여인에게 스스로를 위한 삶을 자극하여 스스로 범죄하게 만든 것이 원죄의 출발인 악마의 유혹이었다면 홀로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소망하는 어린 여인에게 하느님의 뜻이 주어지고 그것을 스스로 고백하여 받아들임으로써 잘못된 기원을 뒤바꾸는 일이 벌어지게 된 것입니다. 

오늘은 이 여인의 탄생을 기뻐하는 날입니다.

동정녀가 임신하고 아이를 낳았다는 것은 신기한 일, 혹은 기적이라는 이름의 불가능한 일이라는 의미보다 깊은 뜻이 담겨져 있습니다. 그러므로 단순히 결혼을 하기 전 임신을 했다는 이 일을 하느님께 받은 은혜라고 해석하기 전에 하느님이 홀로 있는 여인의 가치를 정확히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느님의 선택을 묻기 전, 하느님의 뜻에 순명하고 동의한 순수한 바람을 가진 한 여인이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이 여인을 강제로 선택하고 권능으로 복종하게 하신 것이 아니라 천사를 통해 하느님의 뜻을 전하셨고 여인은 그 부르심을 스스로 선택했습니다. 


그러므로 천주의 모친이라고 부르는 이 호칭은 하느님이 사람을 구원하시어 세상을 구하려하심에 대한 표현이며, 동시에 한 어린 여인의 선택으로 드러난 하느님을 닮은 사람에게 담겨 있는 희망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여인의 이야기처럼 여인은 세상을 다 알기도 전에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러나 그녀가 세상을 알기 전에 품었던 소망만으로 하느님을 믿고 따르고 살아가는 것은 충분한 일이었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 순수한 열정과 바람이 하느님이 우리에게 바라시고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야할 이유와 방법이라는 것을 이 여인을 통해 깨달았으면 좋겠습니다. 


거기에 세상의 이치를 따라가는 삶이 아니라 세상을 보고 세상을 구할 수 있는 눈이 생기고 길이 열린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면 좋겠습니다. 동정이 좋은 것이 아니라 동정으로부터 시작된 하느님 사랑의 가치를 알아야 합니다. 동정이 순수하다고 말할 것이 아니라 그 순수한 시절의 뜻이 세상의 이치를 눈으로 보는 모든 순간에도 지켜지고 실천되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람은 세상에 나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는 가에 따라 가치가 정해지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어떻게 지키고 살며 세상을 구하고 하늘나라라고 부르는 그 삶이 지금 내 발밑의 삶이 될 수 있는가가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그 삶을 영원으로 이끄시는 완성은 하느님께 매여 있는 것이고 말입니다. 


이 작은 여인, 세상을 모르는 여인에게 주님이 오셨습니다. 가장 약하고 부족할 때 하느님이 오신 셈입니다. 그러나 이 여인의 작은 소망과 아무것도 모르는 열정 하나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하느님과 함께 살아가는 일입니다. 


"임마누엘"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이 놀랍고 완벽한 구원이 세상에 홀로선 사람에게서 출발되었음을 기억합시다. 동정 마리아의 탄생 축일. 그 날은 우리 자신의 가장 여리고 부족함 속에도 마음에 두었던 순수한 사랑을 축하하는 날입니다. 그런 우리가 세상에 태어났었음을 기억하며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날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축복된 하루 보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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