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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마음에 담아야 할 것-반영억 라파엘 신부-
작성자김종업 쪽지 캡슐 작성일2011-09-10 조회수391 추천수4 반대(0) 신고

2011 9 10일연중 제23주간 토요일

 

나에게 와서 내 말을 듣고

실행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가르쳐 주겠다.

그 사람은 땅을 깊이 파고 반석 위에 기초를 놓고

집을 짓는 사람과 같다. 
(루가 6,43-49)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좋은 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고, 나쁜 나무는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나무가 좋아야 열매가 좋다는 것이죠. 나는 어떤 나무인지 생각해 봅니다. 우리는 종종 좋은 열매를 맺고 싶지만 뿌리가 상해 있다면 겉보기에는 좋은 열매인 것 같아도 속이 썩은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내 안에 있는 뿌리를 돌보아야 합니다. 뿌리를 돌보지 않으면 열매에 흠이 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종종 ‘누구 때문에 힘들다. 그 사람이 변하면 행복할 텐데’라고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대부분 자신의 문제일 때가 많습니다. 내 과거를 깊이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자신과 대면하기를 두려워합니다. 내가 생각하는 나보다 더 좋지 않은 자신을 만나기를 두려워합니다. 그러나 만나야 합니다. 과거의 나도 ‘나 자신’이기에 그 모습을 대면하여 나를 사랑해 주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부모님이 나를 아들인 줄 알고 낳았는데 딸인 걸 아시고 태어날 때부터 배척받은 기억이 있다면 그 상처로 인해 타인을 깊이 신뢰하지 못한다든지, 아무것도 아닌데 소외감을 느낀다든지 하며 자신을 괴롭힐 수 있습니다. 그때 상처난 나의 모습을 주님께 보여드리고 사랑하며 빛으로 치유를 청하고 ‘나’를 사랑해 주고 어루만져 주고 용기를 주어야 합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나의 내면을 반석으로 만드는 과정입니다.
이러한 갈망으로 살아오면서 알 수 없었던 두려움의 실체를 파악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어머니 뱃속에서 받은 어머니의 정서로 인한 것임을 알게 되었고 기도 안에서 주님께 치유를 청하였습니다. 저는 일상생활 속에서 두려움을 만날 때 이렇게 말합니다. “루시아, 두려워하지 마라. 괜찮아질 거야.” 이렇게 나에게 용기를 줄 때 두려움 없이 통과하는 과정을 경험하면서 자신을 지켜보고 성장시킬 수 있었습니다.

 
연풍성지

마음에 담아야 할 것

  -반영억 라파엘 신부-

풍성한 가을입니다. 복숭아농사를 지은 신자들이 첫 수확을 성당으로 가져 옵니다. 주님께 봉헌하는 마음으로 가져옵니다. 주님을 대신해서 복숭아를 먹는 저는 기쁨과 미안함이 함께합니다. 정성과 사랑에 걸 맞는 삶으로 주님께 드려야 하는데 먹기에 급급해합니다. 첫 열매를 주님께 먼저 바쳐드리는 믿음에 기뻐합니다. 아울러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수고와 땀을 쏟은 신자 분들에게 주님의 크신 은총이 함께하기를 기도합니다. 

말에서 마음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속마음이 말이 되어 나옵니다. 그리고 행동하게 됩니다. 마음에 담아둔 것은 언젠가 밖으로 나오게 마련입니다.

아무리 조심하고 마음을 닫아걸고 있어도 마음이 한번 흔들리면 속에 있는 모든 것이 쏟아져 나옵니다. 그러니 일상 안에서 마음을 잘 다스리지 못하면 낭패를 보기 십상입니다. 마음 안에 좋은 것을 담아야 좋은 것이 나오는 법입니다. 그러므로 거를 건 거르고, 삭힐 건 삭히고 담아야 하겠습니다. 

율법학자들이나 바리사이들은 율법을 따르는 행동이 선한 행동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속마음보다 형식과 겉모양을 중시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사람의 행동은 그 사람의 내적 태도가 선할 때 선이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선한 사람은 마음의 선한 곳에서 선한 것을 내놓고, 악한 자는 악한 곳간에서 악한 것을 내 놓는다. 마음에서 넘치는 것을 입으로 말하는 법이다.”(루카6,45) 안에서 나오는 것은 곧 마음에서 나오는 것인데 불륜, 도둑질, 살인, 간음, 사기, 방탕, 중상, 교만, 어리석음…같은 여러 가지 악한 생각들인데 이런 악한 것들이 사람들을 더럽힌다.(마르7,21이하)

그야말로 가시나무에서는 무화과를 따지 못하고 가시덤불에서 포도를 거두어들이지 못하는 법입니다(루가6,44). 그러므로 닦고 가꾸어야 할 것은 말보다 먼저 마음입니다. 마음을 깨끗이 닦아야 고운 말도 나오고 바른 행동도 나오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개소리만 합니다. 자기 집 강아지가 얼마나 귀여운지 강아지 얘기만 합니다. 그 강아지에게 마음 쓰는 만큼 사람에게 정성과 사랑을 쏟으면 그 사람도 사랑할 수 있을 터인데…. 동물 애호가 한 테는 듣기 싫은 소리겠지만 그래도 사람이 먼저입니다. 마음속에 강아지로 가득 차 있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이 보이겠습니까? 하느님의 모상을 닮은 존재자체가 사랑 받아야 할 이유입니다. 그러나 어떤 때는 짐승만도 못한 취급을 받는 사람이 있어서 안타깝습니다.

어떤 이는 남 얘기만 합니다. 자기 속을 보지 않고 남의 사생활을 속속들이 ‘콩 나라 팥 나라’ 합니다. 다른 사람의 부족한 점을 보고 도움을 주기는커녕 온통 남의 흉, 허물로 자기 마음을 가득 채워 놓은 이가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반석 위에 기초를 놓고 집을 지으라 하시는 데 남의 흉, 허물 위에 집을 짓고 있으니 그 집이 어찌 온전하겠습니까? 그 사람은 ‘기초도 없이 맨땅에 집을 지은 사람과 같습니다. 강물이 들이닥치자 그 집은 곧 무너져 버렸습니다. 완전히 허물어져 버렸습니다.’(루가6,49).

그러므로 우리의 마음 안에 성경말씀과 말씀이 사람이 되어 우리 가운데 오신 주 예수님을 잘 모셔야 합니다. 항상 주님을 마음에 품고 있으면 기쁘거나 위기가 닥칠 때나 어느 때이든 그분 것이 우리 마음에서 나옵니다. 그러므로 “눈을 깨끗하게, 귀를 조용하게, 그리고 마음을 평온하게 지키십시오.”(토마스 머튼). 잠언에서는 “무엇보다도 네 마음을 지켜라. 거기에서 생명의 샘이 흘러나온다.”(잠언4,23)라고 말합니다. “네 마음을 다하여 주님을 신뢰하고 너의 예지에는 의지하지 마라. 어떠한 길을 걷든 그분을 알아 모셔라. 그분께서 네 앞길을 곧게 해 주시리라.”(잠언3,5-6). 주님을 마음에 담는 하루를 축복해 주시길 기도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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