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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
이미경
작성일
2011-09-12
조회수
536
추천수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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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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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1년 9월 12일 한가위
제1독서 요엘 2,22-24.26ㄱㄴㄷ
제2독서 로마 14,13-16
복음 루카 12,15-21
한 10년 전쯤일까요? 어떤 학생과 성소에 대한 면담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사제가 되면 훌륭한 일을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아 이 길을 가고 싶다는 것이었지요. 물론 하느님의 뜻이 어떤 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지만, 평소에 보았던 이 학생의 모습으로는 사제가 되기에 너무나도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다른 길을 가도 훌륭한 일을 많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권해 보았지요. 그러나 사제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꽉 차 있어서 저의 권유가 전혀 먹혀들지 않았습니다.
이 학생은 신학교에 지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저의 예상대로 낙방이었지요. 얘기를 들어보니, 성적뿐만 아니라 인성검사에서도 사제로 살기에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나왔답니다. 신학교 불합격 후, 이 친구와 만났는데 크게 실망을 했더군요. 더군다나 성소국장 신부님으로부터 사제로 살기에 부적합하다는 이야기를 직접 들었다면서, 자신은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없을 것이라는 말을 합니다.
사제가 될 수 없기 때문에 훌륭한 사람도 될 수 없다는 생각. 이것은 완전히 틀린 생각이지요. 오히려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사랑을 실천한 사람에게 우리들은 더 큰 찬사를 보내며 진정으로 훌륭한 사람임을 인정합니다. 결국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의 문제보다는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문제에 대한 대답을 찾는 것이 훌륭한 사람이 되는 지름길인 것입니다.
우리 스스로 하찮게 생각하는 순간들 속에 오히려 훌륭함이 숨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심코 건넨 한마디의 말, 별 생각 없이 내미는 따뜻한 손, 스치듯이 짓는 작은 미소 속에 훌륭함이 숨어 있어서 세상을 더욱 더 의미 있는 곳으로 그래서 진정한 행복이 넘치는 하느님 나라로 만들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훌륭함은 사제에게서만 나오는 것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하느님의 자녀인 우리 모두 각자에게서 나올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들은 한가위를 맞이합니다. 우리의 모든 것을 주신 주님께 감사를 드리며, 조상님들을 기억하며 그분들을 위해 기도하는 날입니다. 바로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들 각자에게 주어진 훌륭함을 세상에 드러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주님과 조상님들께 감사의 기도를 바치는 날인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감사의 마음보다는 불평과 원망을 더 많이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자신에게 기회가 오지 않는다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이 너무나도 적다고 또한 남들에 비해서 자신의 재능과 능력이 너무나도 부족하다며 불평불만이 끊이지 않습니다. 나의 일상의 삶 안에서 훌륭함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이러한 불평불만은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작은 것 안에서 나의 훌륭함을 하나씩 하나씩 발견하는 순간, 우리들은 나의 삶이 얼마나 의미 있는 것인지를 그래서 내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를 깨달을 수 있습니다.
내 안에 있는 훌륭함 들을 발견하는 오늘이 되길 바랍니다.
도전하고, 도전하라. 도전하는 자리마다 또 다른 내가 태어난다(나폴레옹).
살아가면서 알고 지내는 세 부류의 사람들
지난 8월의 고3, 일반 예비신학생 피정때의 모습
장영희 교수님의 책을 보다가 살아가면서 알고 지내는 세 부류의 사람들에 대한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글이라 그대로 옮겨봅니다.
첫째는 친근감을 느끼는 사람들인데 그들은 나에게서 다섯 걸음쯤 떨어져 있다. 서로 넘어져도 다치지 않을만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어서 서로의 실수에 대해서도 관대하다.
둘째는 사랑하는 이들인데 그들은 나에게서 한 걸음쯤 떨어져 있다. 서로의 자유를 존중하기 위해 약간의 거리를 유지하지만, 내가 넘어질 때 함께 넘어질 수도 있다. 사랑하는 사람은 나 때문에 자신도 다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내가 넘어질 때 기꺼이 내게 손을 내민다. 아니, 함께 넘어지고 서로 부축해 함께 일어난다.
셋째는 나를 미워하는 이들인데, 그들은 나와 등을 맞대고 밀착되어 있다. 숨소리 하나까지 나의 움직임에 민감하며 여차하면 나를 밀어버리기 위해 꼭 붙어 있다. 언제나 내 실수를 기다리고 있다가 교묘히 이용하고, 넘어지는 나를 보고 손뼉 치거나 더 많이 다치는 쪽으로 밀치기도 한다.
“내게는 어떤 사람들이 더 많을까?”라는 의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봅니다. 그리고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사람의 모습으로 서 있는가?”라는 의문도 동시에 간직해 봅니다. 부끄러운 부분이 많았고, 또한 잘못된 부분이 많았음을 반성하게 되네요. 내 자신이 사랑하는 이들의 모습으로 살아갈 때, 내 근처에는 사랑하는 이들로 가득하게 될 것이라는 확신을 합니다. 이 확신을 기억하며 사랑하는 오늘을 만들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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