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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감사와 나눔 -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1-09-12 조회수364 추천수4 반대(0) 신고

 

 

 감사와 나눔

 


          명절 중에서 한가위 명절은 풍성한 수확에 대한
          기쁨과 감사를 나누는 명절이 아닐까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풍성한 수확을 위해

          나는 무엇을 어떻게 했나 반성도 했습니다.

          수확을 위해서는
          먼저 씨앗을 뿌렸어야 했고,
          씨앗을 뿌리기만 할 것이 아니라

          가꾸기도 했어야 했는데
          나는 씨앗을 뿌렸는지,
          뿌렸다면 어떤 씨앗을 뿌렸는지,
          나는 가꾸기는 했는지,
          가꾸었다면 얼마나 열심히 가꾸었는지 돌아봤습니다.

          뿌린 것이 없으면 애초에

          아무런 수확을 기대할 수 없는데
          우선 나는 씨를 뿌렸는지,
          어떤 씨를 뿌렸는지 돌아봤습니다.

          이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습니다.
          올 초 한 해를 시작하며
          제겐 무엇을 수확할지 계획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농사꾼으로 말하면 올 해

          무슨 농사를 지을지 깊이 생각지 않은 거지요.
          하느님 사랑을 씨 뿌리고,
          하느님 말씀을 씨 뿌렸어야 했는데
          하느님의 씨를 뿌리지 않으니

          육의 씨앗이 자라났습니다.
          마치 아무 곡식을 심지 않은 곳에

          잡초가 자라듯 말입니다.

          그것은 제가 이 세상에 씨를 뿌리기 전에
          제 안에 먼저 하느님의 사랑과 말씀이 자라게 했어야 했는데
          사랑 대신 미움이,

          하느님의 말씀 대신 주장이 자라게 했으며,
          하느님께 대한 갈망 대신
          세상 욕망이 설치도록 내버려두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제 안에
          사랑을 씨 뿌리시고 말씀을 씨 뿌리셨는데
          저는 그 갈망 대신 세상을 욕망하여

          육의 씨가 자라났던 것입니다.

          그러니 올 한 해 제가 열심히

          무엇을 한다고 애 많이 썼지만
          결국 잡초를 무성히 가꾼 셈이 되었습니다.

          오늘, 한가위 날,
          저는 수확할 것 별로 없는 초라한 제 들판을 보면서
          그러나 다른 큰 수확을 하였습니다.
          깨달음의 수확입니다.

          수확을 하려면 씨를 뿌려야 한다는 것이요,
          씨를 뿌리되 하느님의 씨를 뿌려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제가 먼저

          하느님 씨의 못자리가 되어야 한다는,
          그런 깨달음을 수확한 것입니다.

          이걸 깨달았으니
          봄, 여름 농사 실패했어도

          가을, 겨울 농사 잘 지으면 되고,
          마음만 먹으면 내년 농사는

          한 번 제대로 지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한가위 명절,
          어떤 사람은 풍성한 수확에 대해 감사하고,
          어떤 사람은 벼낫가리 하나 없는

          빈 들을 보며 깨달음을 얻어 감사하고,
          어떤 식으로든 모두 감사하는 명절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수확을 같이 기뻐할 사람이 있는 사람은
          같이 기뻐할 사람이 없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미안한 마음과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랑을 나누었으면 합니다.

          그러므로 오늘,
          노숙인들,
          철거민들,
          수해민들,
          새터민들,
          독거노인들이

          우리 기도의 한 자락을 차지하게 합시다.

           

                -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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