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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랑의 열매 - 9.12,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1-09-12 조회수303 추천수5 반대(0) 신고

2011.9.12 월요일 한가위

요엘2,22-24.26ㄱㄴㄷ 요한 묵14,13-16 루카12,15-21

 

 

 

 

사랑의 열매

 

 

가을은 기도의 계절이자 수확의 계절입니다.

저는 오늘 추석을 맞이하여 ‘사랑의 열매’에 대해 묵상했습니다.

 

빠르게 흐르는 세월입니다.

봄인가 했더니 여름이고 여름인가 했더니 수확의 계절 가을에 추석입니다.

 

제대 앞에 놓인 배 열매들이 참 고맙습니다.

계속된 여름철 우기에 햇볕도 없었는데 때 되니 익어

자신을 주님 앞에 봉헌하는 사랑의 배 열매들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익은 열매가 아니라

봄, 여름, 가을 끊임없이 일해 온 결과가 아름다운 배 열매들입니다.

이 또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사랑의 열매입니다.

 

인생 사계절로 하면 우리는 어는 계절에 와 있는지요.

과연 인생 계절에 맞게 내 사랑의 열매는 잘 익어가고 있는지요?

내 봄, 여름 인생 계절에 이파리들은 무성했었는데

가을 수확의 계절에 빈약한 열매들이라면 참 인생 공허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수확하시는 열매는 두말할 것 없이 사랑의 열매입니다.

오늘 저는 제대 앞에 놓인 배 열매를 보며

죽음의 때 주님 제대 앞에 놓일 내 사랑의 열매를 묵상합니다.

어떻게 하면 하느님께서 우리 인생 가을에

풍성한 사랑의 열매를 수확하게 하실 수 있을까요?

 

 

그 방법을 나눕니다.

 

 

평생 항구히 하느님을 섬기는 인생일 때

풍요로운 사랑의 열매요 성공적 인생입니다.

 

땅의 농사나 삶의 농사나 이치는 똑같습니다.

하느님은 최고의 농사꾼입니다.

땅의 농사뿐 아니라 우리 삶의 농사도

하느님의 은총 없이 풍작은 불가능합니다.

 

그러니 정말 잘 살고 싶으면,

삶의 농사를 잘 짓고 싶다면 우선 하느님의 은총을 청해야 합니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하느님을 사랑하고

베풀어 주신 하느님 은혜에 대해 끊임없이 감사하며 찬양을 드려야 합니다.

 

하여 우리 분도회의 모토는 기도하고 일하라입니다.

우선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리고

땅에서 일을 시작하는 우리 수도승들입니다.

요엘 예언자가 추석을 맞이한 우리 모두에게 주시는 말씀입니다.

“시온의 자손들아, 주 너희 하느님 안에서 즐거워하고 기뻐하여라.

  주님이 너희에게 정의에 따라 가을비를 내여 주었다.

  주님은 너희에게 비를 쏟아 준다.

  이전처럼 가을비와 봄비를 쏟아 준다.

  타작마당은 곡식으로 가득하고 확마다 햇포도주와 햇기름이 넘쳐흐르리라.

  너희는 배불리 먹고,

  너희에게 놀라운 일을 한 주 너희 하느님의 이름을 찬양하여라.”

 

감사에 넘치는 하느님 찬양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습니다.

풍요로운 가을 수확인생을 보장합니다.

찬양의 사람은 하늘 향해 활짝 열린 무욕의 사람입니다.

 

반면 오늘 복음의 부자는 탐욕의 짙은 구름이 그의 하늘을 가렸습니다.

보이는 것은 온통 땅의 현실뿐입니다.

땅에서 그 많은 소출을 거뒀어도

하느님께 대해 감사하는 마음은 전혀 찾아 볼 수 없습니다.

하느님의 완전 실종입니다.

하느님의 실종과 더불어 기쁨과 평화도 실종입니다.

 

오늘날도 이런 졸부들 참 많을 것입니다.

“자, 네가 여러 해 동안 쓸 많은 재산을 쌓아 두었으니,

  쉬면서 먹고 마시며 즐겨라.”

 

독백 하며 자족하는 부자에게 주님의 엄중한 말씀이 뒤따릅니다.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그러면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있지 않습니다.

자신을 위해서는 재화를 모으면서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한 참 어리석은 부자였습니다.

 

진정 하느님께 마음을 활짝 열고

끊임없이 감사와 찬양을 드리는 자가 지혜로운 부자임을 깨닫습니다.

 

 

 

이웃을 섬기는 삶일 때 풍요로운 사랑의 열매요 성공적 인생입니다.

 

위로 하느님을 섬기는 이들은 옆으로 이웃을 섬기며 나눕니다.

위로 하느님께, 옆으로 이웃에 활짝 열린 삶입니다.

그대로 우리 요셉 수도원의 모습입니다.

 

끊임없는 하느님 찬미로 하늘에 활짝 열려 있고,

끊임없는 환대로 세상 이웃에 활짝 열려 있는 우리 요셉수도원입니다.

위로, 옆으로 사랑으로 열려있는 삶일 때

잘 익어가는 인생 열매, 사랑의 열매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의 부자는

하늘에도 꽉 막혀 있고 이웃에도 꽉 막혀 있는 형국입니다.

생명과 빛이 차단된 음산하고 어두운 분위기입니다.

하느님도 이웃도 없고 고립 단절 되 나만 있을 뿐입니다.

이기적 감옥에 갇힌 수인과도 같은 어리석은 부자입니다.

 

바로 이게 지옥입니다.

탐욕으로 인해 자초한 화입니다.

모든 탐욕을 경계해야 합니다.

 

눈이 있어도 탐욕에 ‘마음의 눈’이 가려

위로 하늘의 하느님을 보지 못했고, 땅의 이웃을 보지 못했습니다.

 

나눔의 하느님입니다.

당신의 몸인 사랑의 성체를 나눔으로 우리를 살리시는 주님이십니다.

사랑의 열매 역시 독점이 아니라 나누라 있는 것입니다.

이런 하느님을 닮은 부자였다면

결코 곡식과 재물을 곳간에 모아 두고 혼자 쓰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하느님께 봉헌도 하고 가난한 이웃과도 나누었을 것입니다.

 

 

 

주님 안에서 죽는 이들은 행복합니다.

 

주님과 이웃을 항구히 섬김으로

사랑의 열매 잘 익어갈 때 주님 안에서 행복한 선종입니다.

그들은 고생 끝에 안식을 누릴 것입니다.

그들이 평생 주님을 섬겼던 일이 그들을 따라가기 때문입니다.

 

이 거룩한 미사시간

주님은 모든 탐욕을 비우고

하느님과 이웃을 향해 활짝 마음을 연 우리들을

하늘 축복으로 가득 채워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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