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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십자가의 길 - 9.14,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1-09-14 조회수415 추천수5 반대(0) 신고

2011.9.14 수요일 성 십자가 현양 축일

민수21,4ㄴ-9 요한3,13-17

 

 

 

 

십자가의 길

 

 

우리 삶은 십자가의 여정입니다.

14처로 되어 있는 ‘십자가의 길’의 길은

그대로 우리 삶의 여정을 압축하고 있습니다.

 

순교성월 9월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는

성 십자가 현양 축일이 의미심장합니다.

영어로는 '십자가의 승리(Triumph of the Cross)'축일이라 되어 있어

더욱 십자가의 의미를 실감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인생에 승리의 길은, 구원의 길은 이 십자가의 길뿐입니다.

요한 복음 사가도 이를 분명히 합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이, 곧 사람의 아들 말고는 하늘로 올라간 이가 없다.”

구원의 하늘 길은 예수님의 십자가의 길뿐이라는 고백입니다.

저는 오늘 십자가의 길을 바라봄, 믿음, 따름으로 나눠 묵상했습니다.

 

 

우리의 바라봄의 대상은 그리스도의 십자가입니다.

 

늘 바라볼 대상인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지닌 우리들은 행복합니다.

고단한 삶의 광야여정,

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바라봐야 십자가의 여정에 항구할 수 있습니다.

출애굽의 이스라엘 백성들은 불평으로 불 뱀에 물려 죽어가다

모세가 만들어 기둥에 달아 놓은 구리 뱀을 보는 순간 살아났다 합니다.

기둥 위에 달린 구리 뱀은 그대로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를 상징합니다.

이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바라볼 때

우리 마음은 안정과 평화, 감사와 기쁨의 빛으로 넘치지만

이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눈길을 놓쳤을 때는

불안과 두려움, 불평불만의 어둠이 우리를 지배합니다.

영혼도 육신도 서서히 시들어 죽어갑니다.

십자가의 그리스도는 우리가 영원히 바라보며 관상해야 할

우리 삶의 중심입니다.

하여 늘 눈 들어 바라보며 관상하라고

성전 제대 뒷면 중앙에 높이 달려 있는 십자가의 그리스도입니다.

 

 

 

바라봄과 믿음은 함께 갑니다.

 

깊이 주님의 십자가를 바라보며 관상할 때 믿음도 서서히 깊이 뿌리내립니다.

관상은 바로 뿌리내림의 믿음 시간입니다.

기도가 안 될 때 그냥 가만히 앉아 주님의 십자가만 바라봐도

참 좋은 관상기도입니다.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들어 올린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들어 올려 져야 한다.

  믿는 사람은 누구나 사람의 아들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주님의 십자나무는 바로 에덴동산 한 가운데 있던 생명나무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생명나무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 중 당신을 믿는 우리 모두에게

생명나무의 열매인 당신 몸인 성체를 나눠주심으로

우리 모두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십니다.

 

 

믿음은 따름입니다.

 

행동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입니다.

역동적인 믿음은 주님을 따름으로 표현됩니다.

주님은 당신을 믿는 이들에게 예외 없이 당신을 따르라 하셨습니다.

 

믿음은 바로 주님을 따라 발길을 옮기는 십자가의 여정입니다.

주님을 항구히 따르면서 믿음의 뿌리도 깊어집니다.

우리는 매일, 평생, 믿음으로

제 운명의 십자가를, 제 책임의 십자가를 지고

일과표에 따라 기도하고 일하며 주님을 따릅니다.

 

넘어지고 일어나고…계속되는 십자가의 여정에 깊어지는 믿음이며

주님 역시 우리의 이런 믿음을 보십니다.

 

날마다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는

우리 구원의 여정입니다.

 

 

 

늘 주님의 십자가를 바라봐야합니다.

 

늘 십자가의 주님을 믿고 사랑해야 합니다.

늘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십자가의 주님을 따라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아들을 통하여 구원을 받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이렇게 늘 주님을 바라보고 믿고 따르는 십자가의 여정에 충실할 때

영원한 생명의 구원입니다.

 

매일 미사를 통해 주님은 일용할 양식인 말씀과 성체의 은총으로

우리 모두 주님을 믿고 따르는 일에 항구할 수 있는 힘을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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