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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아들을 양식으로 내어주는 어머니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1-09-14 조회수513 추천수10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2011년 가해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 -

아들을 양식으로 내어주는 어머니


 

오늘 아침도 세상에서 제일 듣기 싫은 알람시계 소리를 하루의 첫 울림으로 들으며 눈을 떴습니다. 제가 원래 아침잠이 많다보니 아침 일찍 일어나기 위해서는 나 자신과 매일 치열하게 싸우지 않으면 안 됩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신자들에게 줄 양식을 준비하기 위해서입니다. 아무도 없는 성당의 감실 앞에 아침 일찍부터 혼자 앉아 기도할 수 있다는 것은 너무 큰 행복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세상에서 가장 무겁게 내리누리는 나의 눈꺼풀과의 싸움을 지속해야하는 고통이 따르기도 합니다.

특히 저는 약간의 목 디스크가 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졸게 되면 목이 꺾여 하루 종일 어깨까지 내려오는 뻐근함에 짓눌려 살아야합니다. 그런데 거의 졸지 않는 날이 없습니다.

오늘 독서에서 그리스도께서 고난을 겪으심으로써 순종을 배우셨다고 합니다. 순종은 고통이지만 항상 열매를 맺게 합니다. 고통 없는 열매도 없고, 피 흘림 없이 새 생명이 태어날 수도 없습니다.

저도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너희는 나 없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가지가 나무에 붙어있지 않으면 아무 열매도 맺지 못하고 시들어버린다.’라는 말씀에 순종하기 위해 새벽마다 성당을 향하는 것입니다. 그분께 붙어있기 위해 잠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고 무겁게 가라앉는 나의 육체와 힘겨운 싸움을 매일 벌이는 것입니다.

그래도 신자들에게 해 줄 새로운 것들이 떠올랐을 때는 그런 아픔이 싹 사라지고 빨리 미사 시간이 오기만 기다려집니다. 아마도 모든 어머니들이 그런 마음일 것입니다. 힘들게 음식 준비를 마치면 빨리 자녀들이 맛나게 먹어주는 것만이 기다려질 것입니다.

어제가 십자가 현양 축일이었습니다. 그리스도는 당신의 순종과 죽음으로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의 양식이 되셨습니다. 당신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지 않으면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없다고 하셨는데, 당신이 아버지께 순종하여 죽지 않는다면 어떻게 산 채로 살과 피를 내어주실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당신의 살과 피를 양식으로 주시는 대상은 바로 교회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여인이여, 이 사람이 당신의 아들입니다.”라고 하시는 ‘그리스도의 제자’가 바로 교회이고 우리 신앙인들 각자를 상징합니다. 그래서 마리아를 ‘교회의 어머니’라 부르고 또 우리는 그 분을 ‘어머니’라 부릅니다.

우리 어머니가 우리를 위해 힘들여 주시는 양식은 바로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리스도께서도 아버지께 순종하시어 돌아가셨지만, 성모님의 순종이 없으셨다면 우리의 양식이 되실 수 없으셨습니다. 왜냐하면 성모님의 순종 없이는 아예 세상에 육체를 지니시고 오실 수 없으셨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천사는 마리아께 하느님의 아드님이 당신을 통해 세상에 오셔야 한다고 예고합니다. 성모님은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지금 말씀대로 제게 이루어지기 바랍니다.”라고 대답하십니다.

그리스도께서 세상에 오실 때부터 인간을 위해 희생제물이 되시기 예정되셨다면, 그 분을 받아들이는 어머니께서도 그 희생제물의 어머니로서 겪어야하는 고통 또한 잘 알고 계셨습니다.

하느님이 어머니를 속여 아들을 잉태하게 하시지 않으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세상에 오심을 받아들일 때 십자가에 못 박히는 아픔까지 받아들인 것처럼, 성모님도 그리스도를 받아들일 때 그 분이 겪어야 하는 고통을 어머니로서 함께 겪어야 하는 것까지도 다 아시고 받아들이신 것입니다.

얼마 전 텔레비전에서 한 아버지가 몸이 아픈 아이를 바라보며 ‘내가 대신 아파줄 수 있었으면’하는 말을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만약 성모님께서 십자가 밑에서 당신의 아들과 함께 받으셨어야 하는 고통을 하찮게 여긴다면 그는 신앙은 물론이고 인간의 사랑도 이해하고 있지 못한 것입니다.

어머니는 십자가 밑에서, 십자가 위에서의 아드님의 고통과 마찬가지로, 당신의 자녀라고 불리는 교회에 생명의 양식을 주기 위해 고통을 당하신 것입니다. 어찌 당신의 살과 피를 내어주시며 우리에게 생명을 주시는 그리스도께만 감사를 드릴 수 있겠습니까?

당신의 아드님을 양식으로 내어놓으시는 어머니의 고통도 함께 묵상하고 감사하라고 교회는 십자가 현양 축일 다음날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을 제정하고 기억하게 하는 것입니다. 어머니의 중재가 없이는 가나의 기적이 일어날 수 없었던 것처럼, 어머니의 중재가 없이는 생명의 양식이 우리 손까지 올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 중재란 것이 아들을 산 제물로 바쳐야 하는 고통을 수반하는 것이기에 우리는 어머니께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마리아의 노래>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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