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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복음에 대한 짧은 생각] 20110915
작성자김용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1-09-14 조회수290 추천수1 반대(0) 신고
2011년 9월 15일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9,25-27<또는 루카 2,33-35>

그때에 예수님의 십자가 곁에는 그분의 어머니와 이모, 클로파스의 아내 마리아와 마리아 막달레나가 서 있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어머니와 그 곁에 선 사랑하시는 제자를 보시고, 어머니에게 말씀하셨다.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이어서 그 제자에게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때부터 그 제자가 그분을 자기 집에 모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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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십자가 곁에는 그분의 어머니와 ...



예수님의 곁에 서 계신 어머니. 그분의 마음을 헤아린다는 것은 참 어렵고 힘든 일입니다. 자신의 아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 있는 어머니란 보는 것 만으로도 상상하기 싫은 일입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 움직이지도 않고 서서 아들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어머니의 고통을 직접 대리체험하는 일은 피하고 싶은 체험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 어머니는 그 아들의 죽음을 그 아들 발치에 서서 지켜봅니다. 그리고 그 아들의 남기는 마지막 말들을 귀담아 듣습니다. 그리고 당신에게 주어지는 아들의 말을 받아 안습니다.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아들의 이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세상을 떠나려는 아들이 이 세상에 어머니를 맡기며 동시에 세상에 남겨진 제자를 어머니에게 맡기는 유언입니다. 생명이 끝나기 전 아들은 이렇게 어머니와 생이별을 합니다. 어머니는 또 그렇게 아들을 당신의 손에서 떠나보내야 합니다. 


오늘은 성모님의 고통을 생각하는 날입니다. 성모님께 가장 큰 고통이 무엇이었을까요? 사실 성모님이 예수님을 잉태하실 때부터 성모님의 하루하루는 맘 편할 날이 없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특별히 예수님과 관련한 일에 있어서 성모님의 모든 날들은 고통과 맘졸이는 시간이었을 것 같습니다. 예수님이 사람들의 무수한 환대를 받을 때도 그 만큼의 반대와 위협들이 있었기에 그 길이 영광의 길이라고 말하기엔 너무 힘든 길이었을 겁니다. 

그러나 고통도 익숙해지면 고통을 견디는 힘도 강해지는 것처럼 성모님의 고통엔 그 아들의 삶 전체가 담겨 있어서 십자가 아래의 어머니의 모습이 완성된 것처럼 느껴집니다. 오히려 그 고통의 크기 보다 하느님을 믿으며 사는 이의 삶의 모습이 성모님에게서 드러나는 것같아 아픔보다는 경건함이 더 큰 것이 사실입니다. 


하느님을 품고 사는 사람의 삶은 무엇이 바르고 의로운 삶인지, 무엇이 사랑인지 알고 사는 삶입니다. 그러나 세상 삶의 많은 부분은 이 기준과 어긋나게 가는 것이 사실이고 그 삶 안에서 하느님의 뜻을 지키고 사는 것은 실상 고통의 연속이라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뜻이 옳다는 것은 삶으로서 알게 되고 거기에 감당하게 되는 고통들은 당연한 것이라 여길수록 각오하고 견딜만한 일들이 된다는 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예수님의 삶이요, 그 어머니의 삶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일 때부터 이미 알고 꿈꾸던 일들이 당신 아들의 탄생과 더불어 세상에 이루어짐을 눈으로 보고 살아간 어머니. 그분의 모든 삶이 고통이라 우리가 부르는 모습이었다 하더라도 그 고통에 가장 가까이에서 한 번도 그 고통의 길을 가는 아들을 막아서지 않고 믿어주고 함께 해 주는 어머니의 모습은 우리가 고통에 대해 어떤 자세를 품고 있어야 하는지를 가르쳐주는 본보기입니다. 

그리고 어머니의 그 모든 고통이 그저 하느님의 뜻이 무조건 옳다는 신앙에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아들을 사랑하고 믿는 어머니의 마음이라는 것을 깨닫는다면 이 고통이 피하고 거절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렇게 아들은 자신의 고통의 삶으로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이루었고, 어머니는 그 고통을 안고 세상 남겨진 이들에게 아들의 진실과 진리를 전하는 삶으로 생을 채우셨습니다. 


성모님의 고통의 날, 그 고통 속에 자리한 순전한 사랑을 새겨보는 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십자가 아래에 서신 성모님께 그 날은 가장 고통스러운 날이었지만, 동시에 모든 고통이 사라지는 날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하느님이 세상에서 보여주실 수 있는 최고의 사랑이 드러났고, 세상에 어머니를 두며 아들이 남긴 말은 "어머니, 이제는 괜찮습니다."라는 말이었을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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