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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자기 비움(self-emptying) - 9.15,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1-09-15 조회수614 추천수10 반대(0) 신고

2011.9.15 목요일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

히브5,7-9 요한19,25-27

 

 

 

 

자기 비움(self-emptying)

 

 

오늘은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입니다.

독일에서 시작된 축일이고

1721년 교황 베네딕도 13세 때부터 보편교회로 확산됐다 합니다.

 

아드님 곁에는 늘 어머님이 함께 하셨습니다.

연이어 계속되는 축일이 이를 입증합니다.

예수성심대축일 다음에는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성심 기념일이며,

어제의 아드님의 십자가 현양 축일에 이어

오늘의 고통의 성모 기념일입니다.

 

어제 영원한 라이벌 투수였던 고(故) 최동원씨의 빈소를 찾은

선동열씨의 볼을 어루만지며 흐느끼는 고인의 어머니(김정자76세)의

사진을 보며 고통의 성모님을 연상했습니다.

새삼 아드님의 십자가의 수난에 참여하고 있는 고통의 성모님은

고통 중에 있는 모든 어머니들의 위로의 샘임을 깨닫습니다.

 

오늘은 ‘자기 비움(self-emptying)’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십자가의 여정은 자기 비움의 여정입니다.

우리의 모든 수행 공부 역시 자기 비움을 궁극의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자기 채움의 수련이 아니라 자기 비움의 수련입니다.

순종을 통한 자기 비움입니다.

하여 우리 분도 수도승들의 세 번째 서원이 순종입니다.

 

예수님은 자신을 비우시어 죽음에 이르기까지,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아드님이셨지만

고난을 겪으심으로써 순종을 배우셨습니다.

그리고 완전하게 되신 뒤에는,

당신께 순종하는 모든 이에게 영원한 구원의 근원이 되셨습니다.

 

순종을 통한 자기 비움이요

자기 비움을 통한 영원한 구원의 근원이신 주님과 일치입니다.

 

순종을 통하지 않고 자기 비움에 이르는 길은 없습니다.

 

 

삶은 순종입니다.

이런저런 크고 작은 순종에 충실할 때

마지막 순종인 죽음도 잘 맞이할 수 있습니다.

삶에서 오는 모든 고통들 그대로 겪으면

스트레스와 상처에 몸과 마음이 망가질 수 있지만,

순종을 통해 자기 비움의 계기로 삼을 때는

전화위복의 내적성장에 성숙입니다.

 

자기 비움의 한 가운데에 주님의 십자가가 있습니다.

자기 비움의 절정인 주님의 십자가가 있고

그 밑에는 고통의 성모님과 애제자가 있습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말씀입니다.

“십자가 아래에서 마리아는 믿음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자기 비움의 충격적 신비를 나누고 계신다.

  아마 이것은 인간 역사 상 가장 깊은 믿음의

  케노시스(kenosis:자기 비움)이리라.”

 

애제자는 믿는 우리 모두를 뜻합니다.

주님의 십자가와 성모님을 떠날 수 없는 우리의 운명입니다.

주님의 십자가의 고통에 깊이 참여하고 있는 어머님 역시

자기 비움의 절정에 도달한 분입니다.

 

다음 예수님의 말씀이 의미심장합니다.

 

“여인시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애제자뿐 아니라 믿는 모든 이가 성모 마리아의 아들이요 딸입니다.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애제자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어머니인 성모 마리아입니다.

 

이 거룩한 성전 안 주님의 십자가 아래에서

성모님과 함께 바치는

우리의 미사와 성무일도를 포함한 모든 공동전례는

그대로 자기 비움의 수행이기도 합니다.

일상에서의 크고 작은 순종과

성전 공동전례를 통해 주님을 섬기면서

부단히 자기를 비워가는 우리들입니다.

 

오늘 복음 환호송이 참 좋습니다.

“동정 성모 마리아님, 복되시나이다.

  당신은 주님의 십자가 아래서,

  죽음 없이 순교의 월계관을 받으셨나이다.”

 

진정 주님을, 성모님을 닮아 자기 비움의 수행에 항구함이

죽음 없는 순교적 삶입니다.

 

이 거룩한 미사시간

주님은 자기를 비운 우리 모두를 당신의 성령으로 가득 채워주시어

텅 빈 충만의 행복을 살 수 있게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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