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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Fr. 조명연 마태오]
작성자
이미경
작성일
2011-09-20
조회수
1,066
추천수
17
반대
(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1년 9월 20일 성 김대건 사제와 성 정하상과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For whoever wants to save his life will lose it,
but whoever loses his life for me will save it.
(Lk.9.24)
제1독서 지혜 3,1-9
제2독서 로마 8,31ㄴ-39
복음 루카 9,23-26
저는 매일 2시간 정도의 운동을 하루도 빠짐없이 하고 있습니다. 주로 자전거를 타는 것과 약간의 헬스로 그 시간을 채우고 있지요. 그런데 바쁜 날, 일이 밀렸을 때, 몸이 무척이나 피곤한 날 등의 경우에는 갈등이 생깁니다. ‘운동을 해야 하는가? 말아야 하는가?’라는 유혹이 제게 생깁니다.
‘하루쯤 운동 안 하면 어때?’, ‘이렇게 몸이 피곤할 때 운동하면 더 안 좋을 수도 있어. 그러니 오늘은 쉬자.’, ‘시간도 없는데 언제 운동을 해?’…….
이러한 생각들로 한참을 망설이게 됩니다. 그런데 올해의 경우 이러한 유혹을 모두 물리치고 운동을 빠짐없이 했습니다. 왜냐하면 매일 하는 운동이 오히려 내 삶에 있어 많은 시간 절약을 해주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운동으로 몸이 점점 튼튼해지면서 병원에 갈 일이 없어졌으며, 그렇게 잠을 많이 자지 않아도 피곤함을 잘 느끼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는 매일 2시간씩 하는 운동을 통해 아파서 누워있는 시간, 병원 가는 시간을 벌게 해주었으며, 그리고 피곤해서 잠을 자는 시간 역시 벌게 해주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결국 매일 하는 2시간이 제 삶 안에서 더 많은 시간을 벌어주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 2시간에 다른 것을 하면 더 유익한 것처럼 생각될 때도 많았지요. 그러나 지금 생각하니 그 2시간의 투자는 더 많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게 해주었음이 분명합니다.
주님을 따르는 것도 이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기도하고 봉사하고 희생하는 것들이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 시간에 돈을 벌어야 할 것 같고, 그 시간에 더 높은 자리에 오르기 위해 애를 써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주님을 따르는 일에 시간을 소비하면 언제 부와 명예를 차지할 수 있겠냐는 것이지요. 그래서 손해 보는 일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말합니다. 그러나 정말로 그럴까요? 아닙니다. 오히려 더 많은 시간을 벌게 해줍니다. 특히 영원한 생명이라는 가장 중요한 시간을 벌게 해줍니다.
오늘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입니다. 우리나라의 그 많은 순교자들의 피로써 주님을 증거했던 그들의 삶을 떠올려 보십시오. 당시 사람들은 이들의 죽음을 개죽음이라 생각했지요. 보이지 않는 하느님 때문에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목숨을 쉽게 내어놓을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손해 보는 일이라 생각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순교자들은 하늘나라에서 영원한 생명과 함께 천상 행복을 누리고 계십니다. 손해 보는 일인 것처럼 보이지만, 결코 손해 보는 일이 아니었지요.
이제 이 세상의 눈으로는 손해 보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코 손해 보지 않는 주님을 따르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겠습니다.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시야의 한계를 세계의 한계로 간주하지 말라(쇼펜하우어).
고정관념
너무나 빠른 KTX
어제는 강의 때문에 부산을 다녀왔습니다. 제가 부산으로 강의한다고 하니 다들 그 멀리까지 강의를 하러가니 얼마나 힘들겠냐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사실 그렇게 힘들지 않습니다. 아마 서울에서 강의하러 가는 것과 그렇게 차이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서울에서 교통상황이 안 좋을 때 가면 2시간 넘게 차 속에 있을 때가 많지요. 그런데 부산까지 가는데 KTX로 2시간 30분밖에 걸리지 않으니 무슨 차이가 있겠습니까?
부산을 하루에 다녀온다는 것, 예전에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일이 지금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불가능해 보이는 일들도 사실은 불가능한 일이 아닐 수 있는 것은 아닐까요? 지레짐작 포기해서도 또 고정관념을 가지고 바라봐서도 안 되는 것입니다. 특히 주님의 일에 대해서는 더욱 더 그렇습니다. 한계를 가지고 있는 인간과 달리 주님께서는 한계가 없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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