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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중심’에 대한 묵상 - 9.22,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1-09-22 조회수416 추천수5 반대(0) 신고

2011.9.22 연중 제25주간 목요일

                                                                                                  하까이1,1-8 루카9,7-9

 

 

 

 

‘중심’에 대한 묵상

 

 

가을은 볼 것이 많아 행복한 계절입니다.

늘 봐도 좋은 푸른 산에 푸른 하늘 흰 구름입니다.

산책 때마다 가을 배 열매들 탐스럽게 달려있는 것을 바라보는 것도 좋고,

초록빛 왕성하게 자라나는 땅 중심 깊이 뿌리내린

가을배추들을 바라보는 것도 큰 기쁨입니다.

 

오늘은 ‘중심’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중심은 삶의 의미를, 가치를 뜻합니다.

개인이든 나라든 중심을 잃어 혼란이요 방황입니다.

 

중심이 확고할 때 삶의 질 또한 높아집니다.

어제 읽은 두 기사가 좋은 묵상감입니다.

2007년도 국민의 주요 관심사는 경제 강국이었는데

2011년 국민의 중요 관심사는 ‘삶의 질’이라는 것이며,

오늘날 모든 세대에 걸쳐 노후에 대한 불안의식이 팽배해 있다는 것입니다.

너나 할 것 없이 의식주 문제가 급박한,

참 먹고 살기 힘든 시대임이 분명합니다.

 

의식주 문제이전, 노후의 걱정 이전

우선 시급한 것이 삶의 중심의 회복입니다.

삶의 중심에 깊이 뿌리 내릴 때

올바른 삶의 자세와 더불어 삶의 질 또한 높아집니다.

 

 

우리 믿는 이들의 중심은 하느님입니다.

주님만이 나의 행복이라는 고백은

바로 하느님의 나의 중심이라는 고백입니다.

하느님 중심에 깊이 뿌리내린 믿음 있을 때 안정과 평화, 기쁨과 행복입니다.

 

이 하느님 중심을 잃어, 하느님 중심에 뿌리 내리지 못해

욕망과 유혹에 휘둘리고 혼란과 방황, 불안과 두려움입니다.

 

다음 하까이 예언자의 말씀은

유배에서 돌아온 이스라엘 백성뿐 아니라 우리 모두를 향한 말씀입니다.

 

 

“너희가 살아온 길을 돌이켜 보아라.

  씨앗을 많이 뿌려도 얼마 거두지 못하고 먹어도 배부르지 않으며

  마셔도 만족하지 못하고 입어도 따뜻하지 않으며

  품팔이꾼의 품삯을 받아도 구멍 난 주머니에 넣는 꼴이다.”

 

하느님 중심을 잃었을 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 삶임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무엇보다 우선적인 것이 하느님 중심을 바로 잡는 일이요,

이 중심에 깊이 뿌리 내리는 삶입니다.

 

바로 우리 분도수도승들의 정주서원이 목표하는 바입니다.

더불어 떠오른 시편 127장의 전반부입니다.

 

 

“주님께서 집을 지어주지 않으시면 그 짓는 이들의 수고가 헛되리라.

  주님께서 성읍을 지켜주지 않으시면 그 지키는 이의 파수가 헛되리라.

  일찍 일어남도 늦게 자리에 듦도 고난의 빵을 먹음도 너희에게 헛되리라.”

 

 

바로 이게 하느님 중심 빠진 공허한 삶의 실상입니다.

이어 주님은 하까이 예언자를 통해

이스라엘 공동체의 가시적 중심의 표지인

성전을 지으라고 강력히 촉구합니다.

 

“너희가 살아 온 길을 살펴보아라.

  너희는 산에 올라가서 나무를 가져다가 집을 지어라.

  그러면 나는 그 집을 기꺼이 여기고 그것으로 영광을 받으리라.”

 

공동체의 가시적 중심은 하느님의 집인 성전입니다.

아브라함이 떠돌다가 잠시 정착할 때

우선 착수한 것은 제단을 쌓는 일이었고,

청교도들이 미국 땅에 이주 했을 때

우선 착수한 것은 교회당 건축이었습니다.

 

공동체가 함께 바라 볼 가시적 중심의 성전입니다.

 

우리 수도승들 역시 수도공동체의 가시적 중심인

하느님의 집인 성전에서 매일 평생 주님을 찬미하면서

하느님 중심에 깊이 믿음의 뿌리를 내립니다.

 

 

중심의 관점에서 보면 오늘 복음의 의미도 분명히 들어납니다.

하느님 중심의 삶일 때 명쾌한 분별력입니다.

 

헤로데 영주는 하느님 중심이 없었기에

우유부단에 분별력 부족으로 의인인 세례자 요한을 죽음으로 내 몰았고,

오늘 복음에서 보다시피 불안과 두려움에 안절부절못합니다.

 

“요한은 내가 목을 베었는데, 소문에 들리는 이 사람은 누구인가?”

말하면서 그는 예수님을 만나보려 합니다.

그대로 범죄 심리의 반영이자 불안 심리의 반영입니다.

 

하느님 중심에 깊이 믿음의 뿌리 내릴 때 안정과 평화이지만 중심을 잃을 때,

중심에 얕게 뿌리내렸을 때 불안과 두려움입니다.

 

하느님 중심에서 샘솟는 믿음, 희망, 사랑이요, 기쁨과 평화입니다.

대부분의 정신질환은 중심에 깊이 뿌리 내리지 못해

삶의 의미를, 삶의 가치를 잃은 데서 기인합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시간

우리 삶의 중심이신 주님 안에

깊이 믿음의 뿌리를 내리고 사랑과 희망을 흡수하는 은총의 시간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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