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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깨달음’에 대한 묵상 - 9.24,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1-09-24 조회수341 추천수9 반대(0) 신고

2011.9.24 연중 제25주간 토요일

즈카2,5-9.14-15ㄷ 루카9,43ㄴ-45

 

 

 

 

‘깨달음’에 대한 묵상

 

 

깨달음은 은총입니다.

깨달음은 빛입니다.

깨달음은 기쁨입니다.

 

깨달아 앎이 진정 아는 것입니다.

깨달음을 통한 내적 치유요 자유입니다.

깨달음을 통해 넓어지고 깊어지는 내적지평에 영적성장입니다.

 

눈 감으면 어둠이요 눈 뜨면 광명이듯

깨닫지 못하면 어둠이요 깨달으면 광명입니다.

깨닫지 못하면 죽음이요 깨달으면 부활입니다.

 

깨달아 눈 환히 열리면 지금 여기가 영원한 생명의 하늘나라입니다.

 

세상에 깨닫지 못해

빛 속에서 어둠을 사는 눈 뜬 맹인들도 참 많을 것입니다.

 

하여 종파를 초월해 모든 구도자들은 목숨을 걸고 깨달음을 추구합니다.

-내려갈 때 보았네/올라갈 때 보지 못한/그 꽃-

고은 시인의 깨달음의 일면을 보여주는 선시(禪詩) 같은 시입니다.

 

젊었을 때 보이지 않던 진실도

나이 들어 마음의 비워져 깨달음의 눈이 열릴 때 비로소 보이기 시작합니다.

팔십년 전에는 네가 나이더니(八十年前渠是我)

  팔십년 후에는 내가 너로구나(八十年後我是渠)”

삶의 끝자락에 선 노 선사의 깨달음이 농축된 임종게가

삶의 시야를 확 열어 줍니다.

선조37년(1604) 1월 묘향산 원적암에서

서산대사는 마지막 설법을 마치고 자신의 미리 그린 영정(影幀)을 꺼내

그 뒷면에 위 시 한수를 적어 사명과 처영에게 준 다음

가부좌하고 입멸하여 부처님의 세계로 떠납니다.

 

옛 사막수도승들의 일화 역시 흥미롭습니다.

-요셉 수도승이 롵(Lot) 사부를 찾아 호소합니다.

  "사부님, 온 힘을 다해 기도와 단식을 했고

  할 수 있는 한 내 생각을 절제했습니다.

  더 이상 무엇을 해야 합니까?

  그러자 사부는 일어나 하늘을 향해 손을 뻗쳤다.

  그러자 그의 손가락들은 불꽃처럼 되었다.

  이어 사부는 “네가 하려고만 하면, 너는 온통 불꽃이 될 수 있다.”-

온통 깨달음의 빛이 되어 살라는 말씀입니다.

 

공짜 은총은, 깨달음은 없습니다.

십자가의 죽음 없이는 영광의 부활도 없습니다.

죽음과도 같은 부단한 정진 후에 깨달음의 선물입니다.

 

재미난 사막 수도승 일화를 하나 더 소개합니다.

-토요일 저녁 마다 아르세니우스는

 영광스런 주님의 부활을 기리는 주일을 앞두고

 지는 해를 등지고 하늘을 향해 기도 중에 손을 뻗쳤다.

 동녘에 해가 떠올라 그의 얼굴을 비출 때까지!

 그런 후 그는 자리에 앉았다.-

 

묵묵히 기도하며 짙은 어둠의 터널을 통과했을 때 선사되는

깨달음의 태양임을 보여줍니다.

새삼 십자가의 죽음 있어 영광의 부활임을 깨닫습니다.

깨달음의 관점에서 보면 오늘 말씀도 분명해 집니다.

“너희는 이 말을 귀 담아 들어라.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손에 넘겨질 것이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이 말씀을 알아듣지 못합니다.

그 뜻이 감추어져 있어서 이해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묻는 것도 두려워합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깨달음의 눈을 열어 주실 때까지

묵묵히 깨어 기도하고 노력하며 기다릴 수뿐이 없습니다.

 

제자들과는 대조적으로 1독서의 즈카르야는 깨달음의 눈이 활짝 열려

환시 중에 유배지에서 돌아 온 백성들의 영광을 봅니다.

그대로 주님 영광의 부활을 누리는 공동체를 상징합니다.

 

그대로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누리는 은총을 상징합니다.

“사람들과 짐승들이 많아 예루살렘은 성벽 없이 넓게 자리 잡으리라.

  주님의 말씀이다.

  내가 예루살렘을 둘러 싼 불벽이 되고

  그 한 가운데에 머무르는 영광이 되어 주리라.

  딸 시온아, 기뻐하며 즐거워하여라.

  정녕 내가 이제 가서 네 한가운데에 머무르리라.

  주님의 말씀이다.

  그날에 많은 민족이 주님과 결합하여 그들은 내 백성이 되고

  나는 그들 한가운데에 머무르리라.”

 

똑같은 주님께서 우리 공동체 한가운데에 머무르시며

은총의 불벽으로 우리 공동체를 지켜주십니다.

 

이 거룩한 미사 중 우리 한 가운데에 머무르시는 주님께서

우리의 영안(靈眼)을 활짝 열어 주시어

주님의 풍성한 은총을 깨닫게 하십니다.

 

“우리 구원자 그리스도 예수님은 죽음을 없애시고,

  복음으로 생명을 환히 보여주셨네.”(2티모1,10참조).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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