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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천사의 선물 - 9.29.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1-09-29 조회수457 추천수5 반대(0) 신고

2011.9.29 목요일 성 미카엘, 성 가브리엘, 성 라파엘 대천사 축일

다니엘7,9-10. 13-14 요한1,47-51

 

 

천사의 선물 

 

천사의 선물은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얼마 전의 체험도 잊지 못합니다.

어느 분이 제 신간(新刊) 책을 친구에게 우편으로 보내달라는 전화였습니다.

언뜻 ‘아 이런 친구를 둔 자매는 참 행복하겠다.

그대로 천사의 선물이구나!’라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렇습니다.

이런 친구는 하느님의 천사요

이런 선물은 그대로 천사의 선물,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천사의 선물, 하느님의 선물로 가득한 세상입니다.

 

천사는 바로 자비하신 하느님의 손길을 상징합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알게 모르게 얼마나 많은 천사들의 보호와 도움을 받았겠는 지요.

 

새로 나온 햇 배즙의 맛이 참 오묘하니

그대로 하느님의 맛이요 이 또한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오늘은 천사와 악마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사전을 보니 천사는

1기독교에서 하느님의 사자로서

하느님과 인간의 중개 역할을 하는 존재를 이르는 말

2마음씨가 곱고 어진 사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로,

또 악마는

1사람에게 재앙을 내리거나 나쁜 길로 유혹하는 마물,

2아주 흉악한 사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로 소개 되어 있었습니다.

천사와 악마 사이의 인간 존재로 규정합니다.

천사 같은 사람도 있고 악마 같은 사람도 있습니다.

우리 양쪽 어깨 한 쪽에는 천사가 있고

한 쪽에는 악마가 있다는 말도 생각이 납니다.

 

악마의 말을 들어 유혹에 빠진 창세기의 하와였고,

광야에서 천사를 통한 하느님의 말씀으로

악마의 유혹을 이겨낸 예수님이셨습니다.

악마의 유혹을 이겨낸 후 바로 다음

‘그러자 악마는 그분을 떠나가고,

 천사들이 와서 그분의 시중을 들었다’라는 대목이 이를 입증합니다.

예수님의 승리를 함께 기뻐하며 시중을 든 주님의 천사들입니다.

아마 천사들은 예수님께서 유혹을 받으실 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예수님의 대응을 지켜봤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필립보는 나타나엘을 주님께 인도한 천사와 같습니다.

필립보 천사 덕분에 주님을 만난 나타나엘입니다.

필립보 천사가 나타나엘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은

주님과 만남의 선물이었습니다.

“보라,

  저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다.

  저 사람은 거짓이 없다.”

주님을 만남으로 참 나를 만났으니

나타나엘에게 이보다 더 큰 구원의 선물은 없습니다.

 

참 사람만이 참 사람을 알아보는 법입니다.

즉시 눈이 열려 주님을 알아보고 고백하는 나타나엘입니다.

“스승님, 스승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이스라엘의 임금이십니다.”

 

나타나엘의 내공이 그대로 드러나는 고백입니다.

우연한 만남이 아니라 오랫동안 준비된 만남임을 깨닫습니다.

아마 나타나엘은 부단히 메시야를 대망하면서

오랫동안 무화과나무 아래서 성경공부와 기도에 전념했음이 분명합니다.

 

나타나엘의 고백에 감격하신 주님은 나타나엘에게 더 큰 축복을 약속합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하늘이 열리고

  하느님의 천사들이 사람의 아들 위에서 오르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눈 만 열리면

미사 중 주님의 제대 위로 하늘이 열리고

하느님의 천사들이 주님의 제대 위에서

오르내리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하느님과 일치된 충만한 존재로서의 사람의 아들 예수님을 뜻합니다.

오늘 다니엘이 환시 중에 예수님의 정체가 환히 들어납니다.

“그에게 통치권과 영광과 나라가 주어져

  모든 민족들과 나라들, 언어가 다른 모든 사람들이

  그를 섬기게 될 것이다.”

 

바로 이 예수님을 모시고 천사들과 함께

우리 한가운데에 계신 하느님께 찬미의 미사를 봉헌하는 우리들입니다.

하느님 곁에서 하느님을 섬기면서 이 땅위 어디에나 편재하시며

우리를 보살펴 주시는 하느님 자비의 화신인 천사들입니다.

 

오늘 화답송 후렴입니다.

“주님, 천사들 앞에서 찬미 노래 부르나이다.”

 

찬미의 천사들, 찬미의 수도승들입니다.

매일 공동전례기도 때마다 천사들과 함께

찬미의 기도를 바치는 우리들입니다.

 

요즘 수도원 경내에는 ‘천사의 나팔꽃(Angel's Trumpet)'이 한창입니다.

밤에만 활짝 나팔 모양으로 크고 희게 피어나 어둠을 밝히는 꽃들이

흡사 기도하는 수도승을 닮았습니다.

 

이 거룩한 미사시간 주님은 ‘천사의 나팔(Angel's Trumpet)’이 되어

당신을 찬미하는 우리 모두를 ‘천사의 양식’인 당신 성체로 충만케 하시어

당신의 천사들로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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