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스테파노의 연설과 순교가 가지고 온 효과(송봉모 신부님의 글) | |||
---|---|---|---|---|
작성자이정임 | 작성일2011-09-30 | 조회수766 | 추천수3 | 반대(0) 신고 |
+샬롬 샬롬.
인간적으로 보면 스테파노의 죽음은 너무나 아깝고 안타깝다. 성령과 지혜와 능력이 충만한 사람이었으니(사도6,5-10참조) 하느님 나라를 위해 더 많은 봉사를 할 수 있었을 텐데, 연설 하나만 남겨놓고 죽었으니.... 겉만 보면 허무한 죽음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스테파노의 연설과 그의 순교는 복음이 확장되는데 의미 있는 역활을 한다. 복음이 만방으로 흘러가도록 물꼬를 터준 것이다.
첫째, 사마리아인들과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선포하는 데 필요한 신학적 발판을 마련해 준다. 스테파노는 하느님 섬김은 더 이상 율법과 성전에 얽매여 있지 않음을 역설하다 순교한다. 그로 인해 그리스도교가 보편적 종교로 성장하도록 신학적 기틀을 마련해 준 것이다. 훗날 바오로가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할 때 할례와 율법준수를 요구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스테파노의 신학적 전망에서 출발한 것이다.
둘째, 스테파노의 순교와 함께 예루살렘 교회는 박해를 받게 된다. 그로 인해 신자들은 팔레스티나 밖으로 피신하게 되고(사도8,1), 그 결과 복음이 유다 땅 밖으로 퍼져 나가게 된다(사도8,4)
셌째, 자기를 죽이는 이들을 용서하고 그들의 영혼을 위해 기도하며 죽어간 스테파노의 모습이 훗날 그리스도를 위해 세계를 뒤흔드는 위대한 사도요 복음전도자가 된 바오로에게 큰 영향을 준다.
이 점을 이야기하려면 사도행전 7장 58절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그 증인들은 겉옷을 벗어 사울(바오로)이라는 젊은이의 발 앞에 두었다." 스테파노에게 돌을 던지는 증인들이 자기들의 겉옷을 벗어 바오로 발치에 놓았다는 말은 무슨 의미인가? 만일 바오로가 단순한 구경꾼이었다면 왜 굳이 바오로의 발 앞에 옷을 놓은 이유가 무엇일까?
사도행전 8장 1절을 보면 "사울은 스테파노를 죽이는 일에 찬동하고 있다."고 보도된다. 이 구절에서 '찬동하다'라는 동사 쉬네우도케오는 바오로 자신의 고백에서 나온다. "주님의 증인인 스테파노가 피를 흘리며 죽어갈 때 저도 곁에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 일에 찬동하면서, 그를 죽이는 자들의 옷을 지켜주기까지 하였습니다."(22,20) 바오로는 단순히 스테파노의 죽음을 찬동한 사람이 아니다. 그 이상이었다. 이 점은 스테파노가 죽음을 당한 이후 계속해서 펼쳐진 박해가 모두 바오로에 의해 주도되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다.
다시 7장 58절로 돌아가자. 무엇인가를 어떤 사람 발치에 놓는다는 것은 상징적 행동이다. 그것은 권위를 가진 사람 앞에 무엇을 바치거나 명령에 복종한다는 뜻이다. 예루살렘 신자들은 여유 재산을 가난한 형제자매들을 위해 사도들의 발 앞에 갖다 놓았다.(사도4,35.37;5,2) 이는 신자들이 사도들의 권위 앞에 자신들의 돈을 갖다 드렸다는 의미이다.
마찬가지로 스테파노를 돌로 쳐 죽이던 사람들이 자기들의 겉옷을 바오로 발 앞에 두었다는 것은 바오로가 스테파노의 죽음에 책임 있는 역활을 했음을 드러낸다. 그러니 스테파노가 드렸던 용서의 기도는 우선적으로 바오로를 위한 기도였고, 그러한 기도가 바오로의 회심사건 속에 역사(役事)를 한다는 것이다. 교회는 스테파노의 죽음을 12월 26일에 기념하고 있다. 이날은 예수 성탄 대축일 바로 다음 날이다. 교회가 이날 스테파노의 죽음을 기념하는 것은 그가 제자들 가운데 첫번째로 예수님을 증언하다 순교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송봉모/ 예수회 신부. 서강대학교 신학대학원 교수
이상은 2011년 07월호 야곱의 우물 초대교회의 삶과 영성에서 발췌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