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보라, 여기 사람이 있다." - 10.3.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1-10-03 조회수345 추천수8 반대(0) 신고

2011.10.3 연중 제27주간 월요일 요나1,1-2,1.11 루카10,25-37

 

 

"보라, 여기 사람이 있다."

 

사랑을 보고 사랑을 할 때 비로소 사람입니다.

사랑이 있는 곳에 하느님이 있고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이를 발견할 때 ‘보라, 여기 사람이 있다’ 환호성을 올리게 됩니다.

 

깨달음의 눈만 열리면 모두가 새롭고 놀랍고 고맙습니다.

편견과 선입견도 치유됩니다.

잘 보고 잘 들을 때 깨달음입니다.

 

마음의 깊이 따라 보는 것도 듣는 것도 천차만별입니다.

하여 잘 보고, 잘 듣기 위해 마음의 침묵을 말하는 것입니다.

 

얼마 전 어느 수녀님이 고백성사 중 들려 준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수도원에 찾아오는 도중

청량리 전철역에서 220번 버스로 가면 되느냐고 어느 자매에게 물어봤더니

202번이라며 친절하게 버스정류장 까지 안내해 줬다는 이야기며

또 밤늦게 수도원을 찾느라 헤매는데 어느 승용차를 운전하던 분이 차에 태워

수도원 정문 앞까지 안내 해줬다는 이야기였습니다.

 

“하느님께서 함께 해 주심을 느꼈습니다.”

수녀님의 고백에 저 역시 즉시 화답했습니다.

“아, 사람을 만났군요. 바로 그게 하느님 체험, 천사 체험입니다.”

 

그렇습니다.

비상한 하느님체험, 천사체험이 아니라

눈 만 열리면 곳곳에서 만나는 사람에 하느님체험, 천사체험입니다.

 

오늘 복음의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와 요나의 이야기를 보십시오.

소홀히 넘겨버리기 쉬운 사람을 발견할 것입니다.

 

사랑이 있는 곳에 하느님이 있고 거기에 사람이 있습니다.

곤경 중에 있는 이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미는 게 사랑이요 사람입니다.

 

거룩한 종교인이라 하는 레위인과 사제에게 발견하지 못한 사람을

착한 사마리아인에게서 발견합니다.

 

혐오의 대상 이방의 사마리아 사람이 진정 사람이었다는 사실이

신선한 충격의 놀라움입니다.

 

주님은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예화를 들려준 후

율법교사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명령합니다.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

말로가 아닌 곤궁 중에 있는 이웃에게 자비를 실천함으로

사람이 되라는 구원의 초대입니다.

착한 사마리아 사람을 봤으면 너도 그처럼 자비를 행하라는 말씀입니다.

 

봄(seeing)은 함(acting)으로 직결되어야 비로소 사랑이요 사람입니다.

요나의 이야기에서도 저는 이방의 선원들에게서 사람을 발견했습니다.

 

사랑이신 하느님은 어디에나 계시고 이 이방의 선원들 안에도 계셨습니다.

하느님은 결코 어는 종교의 테두리 안에 갇혀 있을 분이 아니요

어느 종교도 하느님을 독점할 수 없습니다.

 

어쩔 수 없이 마지막 수단으로 요나를 바다에 던지게 되자

이 인정 많은 선원들은 주님께 부르짖습니다.

 

“아, 주님!

  이 사람의 목숨을 희생시킨다고 부디 저희를 멸하지는 마십시오.

  주님 당신께서는 뜻하신 대로 이 일을 하셨으니,

  저희에게 살인죄를 지우지 말아주십시오.”

 

요나를 바다에 던진 후 이 선원들은 주님을 더욱더 두려워하며

주님께 희생제물을 바치고 서원을 합니다.

이 선원들처럼 측은지심,

하느님의 마음을 살 때 비로소 사람이며

누구나 마음 깊이에는 하느님의 측은지심을 지신 사람임을 깨닫습니다.

 

이 요나의 사건을 통해

자기 안에 현존해 계신 하느님을 깨닫고 사람이 된 선원들입니다.

 

주님은 매일 미사를 통해 우리 마음의 눈을, 마음의 귀를 열어주시어

당신을 체험케 하시고 우리의 선입견과 편견을 치유해 주시며 말씀하십니다.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 그러면 네가 살 것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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