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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과의 우정(友情) - 10.14,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1-10-14 조회수415 추천수6 반대(0) 신고

2011.10.14 연중 제28주간 금요일 로마4,1-8 루카12,1-7

 

 

주님과의 우정(友情)

 

 

말 잘하는 것보다 잘 말하는 것이 우선이듯

강론 잘하는 것보다 잘 강론을 준비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잘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믿음의 반영이요 성실성의 표현입니다.

 

오늘은 ‘주님과의 우정’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외로워서 사람이듯 두려워서 사람입니다.

본능적이자 원초적인 정서가 외로움과 두려움입니다.

 

세상에 외로움을,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사람은 아마 하나도 없을 것입니다.

바로 결핍된 인간 존재임을 말해 줍니다.

바로 이런 감정들은 하느님을 찾으라는 표지입니다.

 

오랫동안 김수환 추기경님을 모셨던 분의 고백이 생각납니다.

“저는 추기경님이 고독해(외로워)하시는 적은 뵌 적이 있지만

심심해하시는 적은 한 번도 뵌 적이 없습니다.”

 

고독하거나 외로울 때 하느님을 찾지만 심심해 할 때 유혹에 빠지기 쉽습니다.

외로워서 하느님의 위로를 찾아 많은 이들이 수도원에 오고,

세상살이 두려워 하느님의 평화를 찾아 많은 이들이 수도원에 옵니다.

 

두려움 중에 있는 제자들은 물론 우리 모두를 향한 주님의 말씀입니다.

“나의 벗인 너희에게 말한다.

육신은 죽여도 그 이상 아무것도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제자들만 아니라 주님을 믿는 우리도 주님의 벗입니다.

우리의 평생 벗이자 도반이신 주님과의 깊어지는 우정의 믿음과 더불어

사라지는 두려움과 외로움의 어둠입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말씀 후에는 어김없이 ‘내가 너와 함께 있다.’ 말씀하시는

임마누엘 하느님이십니다.

 

그러니 늘 우리와 함께 계신,

평생 벗인 주님과의 우정을 깊이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습니다.

 

“누구를 두려워해야 할지 너희에게 알려 주겠다.

육신을 죽인 다음 지옥에 던지는 권한을 가지신 분을 두려워하여라.

그렇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바로 그분을 두려워하여라.”

 

주님께서 강조하실 때는

꼭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라고 하신 다음 말씀하십니다.

하느님 그분을 두려워하라는 말씀입니다.

주님을 두려워함이 바로 믿음이요 지혜요 겸손입니다.

주님을 두려워할 때 세상 두려움으로부터 해방됩니다.

 

공포의 두려움이 아니라 외경의 두려움입니다.

‘그분을 두려워하라.’는 말씀과 더불어

다음 말들이 보완되어야 온전한 믿음입니다.

‘그분을 사랑하여라.’

‘그분을 신뢰하여라.’

‘그분을 희망하여라.’ 이 모두를 포괄한 믿음입니다.

 

이런 믿음이 주님과의 우정을 깊게 하고

이런 믿음의 빛이 두려움과 외로움의 어둠을 몰아냅니다.

 

참으로 주님과 우정이 깊었던, 믿음의 모범이 아브라함입니다.

과연 나의 주님과 우정의 깊이는 어는 정도인지요.

행위로 의롭게 되는 것이 아니라 믿음으로 의롭게 됩니다.

업적으로 구원 받는 게 아니라 믿음으로 구원받습니다.

믿음으로 전 존재가 정화되고 성화되어 구원될 때

그의 삶 전체는 믿음의 표현이 됩니다.

 

아브라함이 하느님을 믿으니

하느님께서 그의 믿음을 외로움으로 인정해 주셨습니다.

 

일을 하지 않더라도 불경한 자를 의롭게 하시는 분을 믿는 사람은

그 믿음을 의로움으로 인정받습니다.

 

하여 다윗도

하느님께서 행위와는 상관없이 의로움을 인정해 주시는 사람의 행복을 이렇게 노래합니다.

“행복하여라, 불법을 용서받고 죄가 덮어진 사람들!

행복하여라, 주님께서 죄를 헤아리지 않는 사람!”

 

바로 믿음의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주님의 특은입니다.

은총의 믿음 앞에 눈 녹듯 사라져 없어지는 죄입니다.

 

위의 시편 구절(32,1-2)에서 빠진 끝대목이

‘그 영에 거짓이 없는 사람!’입니다.

바로 행복한 믿음의 사람은 ‘그 영에 거짓이 없는 사람’임을 깨닫습니다.

 

이런 주님과의 우정이 깊은 믿음의 사람들은

언제나 주님을 두려워하고 사랑합니다.

하여 세상 그 무엇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시간,

주님은 우리의 두려움과 외로움의 어둠을 몰아내시고

당신과 우정의 믿음을 깊이 해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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