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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29주일>(2011. 10. 16.) 하느님의 것 - 송영진 모세 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1-10-16 조회수392 추천수4 반대(0) 신고
<연중 제29주일>(2011. 10. 16.)(마태 22,15-21) 

 

<하느님의 것>

 

10월 16일의 복음 말씀은, 세금 문제와 관련해서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 드려라.'

라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장면입니다.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라는 말씀은,

로마 황제의 지배 아래에서 살고 있고, 로마 화폐를 사용하고 있으니

세금을 내는 것은 당연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예수님의 이 말씀은 로마제국의 식민 지배를 인정하시는 말씀은 아니고,

사실은 유대인들의 위선을 지적하시는 말씀입니다.

 

화폐에 새겨진 황제의 초상을 우상이라고 싫어하면서도 그 화폐를 사용하고 있고,

황제를 임금으로 인정하기를 싫어하면서도 제국의 법질서에 복종하면서 살고 있는...

입으로는 하느님이 유일한 주님이라고 하면서

실제로는 로마 황제를 주님으로 떠받들고 있는 위선...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세금 문제를 거론하는 것 자체가 위선이라고 하십니다.

 

당시에 열혈당원들은 세금 납부를 거부했지만, 바리사이들은 세금을 내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바리사이들에게는

세금을 내는 것이 옳으냐? 옳지 않으냐? 라고 물을 자격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는

황제의 것과 하느님의 것이 따로 구분되는가? 황제 자신은 누구의 것인가?

라는 점을 생각해야 합니다.

 

온 세상은 모두 하느님의 것입니다.

그러니 황제 개인의 목숨도, 그의 권력도, 그의 통치도,

그리고 그가 걷는 세금도 모두 하느님의 것입니다.

 

따라서 황제가 하느님의 뜻을 거스르는 짓을 한다면 그의 통치를 거부해야합니다.

만일에 세금이 하느님 뜻에 어긋나는 일에 사용된다면

세금 납부를 거부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세금이 정당하게, 하느님 뜻에 어긋나지 않게 사용된다면

납부를 거부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래서 결국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라는 말씀은

사실상 모든 것은 다 하느님의 것이니

어떤 일이든지 다 '하느님 뜻'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가르침입니다.

 

(그러면 당시 로마제국의 지배가, 또는 당시 로마 황제의 통치가

하느님 뜻에 맞는 일이었는가? 라고 반문할 사람도 있겠지만,

그건 따로 생각할 문제이고,

어떻든 하느님의 것에 속하지 않은

황제의 것이 따로 있는 건 아니라는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어라.' 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로마 화폐를 사용하고 있는 바리사이들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세금 납부를 거부하는 열혈당원들에게 세금을 내라고 하신 말씀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 드려라.' 라는 말씀은

바리사이들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는 말씀입니다.

 

예수님 말씀은 이렇게 바꿔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너희는 이미 황제의 것을 사용하고 있으면서도

왜 이런 문제를 들고 와서 나를 시험하느냐?

너희는 하느님의 것을 하느님께 돌려 드리는 일은 잘하고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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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세금이라는 것은

국가 유지를 위해서 시민들이 합의해서 정한 대로 각자의 것을 내는 것입니다.

그러나 봉헌금은

하느님에게서 받은 것 가운데 일부를,

즉 하느님의 것을 하느님께 돌려 드리는 것입니다.

받은 은혜에 감사를 드리기 위해서...

 

세금은 의무이지만, 봉헌금은 의무가 아닙니다.

모든 종류의 봉헌금은 전부 다 하느님께 드리는 감사 예물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떤 이들은 봉헌금을 교회에 내는 세금으로 착각하기도 하고,

자기 것을 내는 것으로 오해하기도 합니다.

 

교회를 운영하는 책임을 맡은 이들의 입장에서는

봉헌금이 많이 들어오기를 바라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봉헌금을 마치 세금 징수하듯이 거두는 것은 옳지 않은 일입니다.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할당하고, 할당한 액수를 억지로 거두고...

그래서야 어디 그걸 감사 예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황제의 것도 하느님의 것, 나의 것도 하느님의 것.

 

송영진 모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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