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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한 사람을 위한 마음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1-10-18 조회수799 추천수10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2011년 가해 성 루카 복음사가 축일 - 한 사람을 위한 마음

 


 

얼마 전에 어머니께서 로마에 있을 때는 연락이라도 자주 하더니 한국에 오니 전화도 안 한다고 하시는 것을 듣고, 사제가 공인이고 많은 사람을 대해야 한다는 이유로 본당신부로 부임한 지가 두 달이 다 되어가지만 20분이면 가는 집에 추석 때 빼고는 한 번도 내려가지 못한 것에 대해 반성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어제는 모처럼만에 조카를 만나 영화도 보고 부모님을 만나 저녁식사도 사 드렸습니다. 가족들에게 너무 소홀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루카 복음사가가 우리에게 남겨놓은 가장 큰 유산은 물론 그가 처음부터 꼼꼼하게 조사하여 기록한 복음말씀일 것입니다. 그의 복음서가 없었다면 예수님의 탄생에 대한 그렇게 자세한 기록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복음서 첫 머리에는 그 복음이 우선적으로는 테오필로스 단 한 사람을 위해 쓰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단 한 사람에게 주님의 말씀을 전하려는 목적으로 쓰인 것이 결국엔 수많은 사람에게 그리스도를 전하는 중요한 기록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성모님에 대해 공부한다는 핑계로 멕시코의 과달루페 성모님 성지를 순례했고, 또 공부를 마치고는 스페인 여행을 하면서 또 다른 과달루페 성모님 성지를 순례할 수 있었습니다. 이 두 성지는 서로 깊은 연관이 있는데 그 가운데서 루카 복음사가의 또 다른 유산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성 루카는 의사였다는 설도 있지만 예술에도 조예가 깊어 그림과 조각에도 일각연이 있었다고 합니다. 특히 성모님을 그리고 조각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예전부터 루카가 조각했다고 하는 성모상은 큰 보물로 여겨져 로마를 거쳐 스페인 세비야 지역의 주교님께 전달되어 큰 흠숭을 받아왔습니다.

그러나 이슬람의 침략을 받자 몇몇 신앙인들이 그 성모상을 고이 싸서 산골로 찾아들다가 그것을 땅에 묻었습니다. 그리고 수백 년이 더 흘렀지만 다시 그것을 찾을 수는 없었습니다.

어느 날 한 농부가 잃어버린 소를 찾아 3일을 헤맸습니다. 마침내 그 소가 지금의 지명인 과달루페란 지역의 한 곳에 엎드려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소에게 가까이 가자 성모님이 그 농부에게 발현하여 소가 엎드려 있는 곳을 파보도록 하셨고 또 그 곳에 당신께 봉헌된 자그마한 성당을 세워 달라고 하셨습니다.

소를 일으켜 그 밑을 파 보니 성 루카의 성모상이 나왔고 그것을 지역 사람들에게 알렸습니다. 후에 그 곳에 큰 성당이 세워졌고 스페인의 커다란 성모성지가 되었습니다. 이사벨라 여왕도 그곳에 자주 와 기도하였고 그러던 중 콜럼버스에게 신대륙 탐험을 떠날 것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고 풍랑을 만나 죽을 고비를 하며 돌아와서 처음으로 순례한 성지가 과달루페 성지입니다. 그 후 스페인이 멕시코 지역을 점령했지만 그 곳 주민들은 미신에 너무 젖어있었기 때문에 아무도 자신들을 정복한 이들의 종교를 받아들이려하지 않았습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때 마리아는 후안 디에고라는 인디언에게 나타나 그 곳에 작은 성당을 지어달라고 주교에게 전하라고 합니다. 주교는 그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증거를 가져오라는 말에 디에고는 성모님이 일러주는 대로 겨울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돌 산 위에 피어있는 장미꽃들을 자신의 망토에 모아 주교에게 가지고 갑니다. 겨울에 핀 장미보다 더 놀라운 것은 그의 망토에 새겨진 성모님의 그림이었습니다.

10년이면 썩어버리는 선인장 섬유 위에 지구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염료로 덧칠 한 번도 없이 그렇게 완벽한 그림이 그려지고 5백년이 지난 지금까지 선명하고 완전하게 보존된 것도 기적 자체이지만, 특별히 그 그림은 요한 묵시록에 나오는 성모님의 모습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시에 신대륙에 살고 있던 사람들이 자신들이 지금까지 섬겨오던 달의 신이라고 여길 수 있는 완벽한 상징들을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성모님은 인디언의 얼굴을 하고 있고 달을 밟고 태양을 등지고 별을 입으신 모습입니다. 당시 인디언들이 믿어오던 달의 신의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이 발현이 온 신대륙에 퍼졌고 그 일이 있은 후 대부분의 인디언들이 세례를 받게 되었는데 그 성모님 또한 과달루페의 성모님으로 불립니다.

왜냐하면 후안 디에고의 삼촌이 중병을 앓고 있을 때 성모님이 나타나 치유해 주셨는데 당신을 과달루페의 성모라고 하셨다는 것입니다. 과달루페는 원주민의 말로는 ‘뱀을 밟고 있는 여인’이란 뜻입니다. 그래서 과달루페란 본래 스페인 성모님 성지 이름이지만 멕시코에도 같은 이름의 성지가 생기게 된 것입니다.

서로 융합될 수 없었던 스페인 문화와 중남미의 원주민 문화가 이렇게 성모님의 중재로 융합될 수 있었습니다. 지금 멕시코의 과달루페 성지는 로마의 바티칸보다도 순례자가 더 많이 찾는 세계 제 1의 성지입니다.

 

이 모든 하느님의 섭리가 바로 루카 복음사가가 조각해 놓은 성모상에서 발단이 되었던 것입니다. 성모님에 대한 신심으로 조각했던 하나의 성모상이 세계 역사상 가장 큰 획을 긋는 하느님 섭리의 도구로 쓰이게 된 것입니다. 지금 아메리카의 가톨릭 인구는 세계 가톨릭 인구의 절반을 차지합니다. 그만큼 과달루페 성모님의 역할이 컸을 진데 그 발단이 루카 복음사가의 한 작은 신심에서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우리들이 지금 하는 신앙행위들이 아무 것도 아니게 보일지라도 미래에 주님께서 이루실 섭리에 커다란 도구로 사용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지금 하는 내 작은 행위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하느님이십니다. 우리는 그저 있는 빵과 물고기만 봉헌하면 됩니다. 그것으로 수천 명을 먹이시는 분은 하느님이십니다. 그러니 나의 작은 봉헌 행위도 하느님과 함께라면 상상할 수 없는 큰 영향을 주게 되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을 위해 무슨 큰일을 하려고 할 필요 없습니다. 예수님도 33년 사시면서 30년을 가족과 함께 하셨습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내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먼저 충실하고 그 사람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려고 노력합시다. 그런 구체적인 하나하나의 사랑실천이 결국 영원한 가치를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Pie Jesu (자비로운 예수)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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