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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많이 요구하시는 사람들에게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1-10-19 조회수681 추천수10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2011년 가해 연중 29주간 수요일 -많이 요구하시는 사람들에게

 


 

며칠 전 어떤 분이 성당에서 갑자기 맡게 된 큰 직무 때문에 매우 부담이 된다고 눈물까지 흘리며 걱정하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오늘 복음은 그러한 분들에게 아주 적합한 것 같습니다. 

어떤 사람을 좋아하다 자신이 원하지도 않았는데 헤어져야 할 때는 매우 가슴이 아픕니다.

‘엽기적인 그녀’라는 영화에서 주인공이 여자와 이별하고 시름에 잠겨 이런 말을 되뇌며 걷습니다.

“그녀와 헤어졌다. 그녀와 헤어졌다. 그녀와 헤어졌다. ... 그녀와 헤어졌다. ... 난 ... 이제 ... 자유다.”

웃기면서도 공감이 가는 대사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사랑만 하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랑하는 사람에게 해 주어야 하는 의무와 책임도 동시에 생깁니다. 만약 여자 친구의 생일 등을 잊어버리고 친구들과만 신나게 놀았다면 당장 채일 수도 있는 노릇입니다.

이렇게 사랑하면서 강요되는 의무가 너무 무겁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렇더라도 그런 의무감이 버거워 사랑을 포기하겠다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왜냐하면 사랑하면서 받는 행복감이 의무감보다 더 크기 때문입니다.

결혼하게 되면 그 의무감은 더 확대됩니다. 아내를 비롯해 아내의 식구들과 친구들에게까지 해야 하는 책임이 더 커집니다. 그럼에도 결혼을 거부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해서 고생할 것 보다는 가족이 생긴다는 더 큰 기쁨이 기다리기 때문입니다.

아기를 낳으면 그 책임감은 부모를 짓누릅니다. 저희 형도 셋째를 낳고 기뻐하면서도 담배를 피워 물고 ‘어떻게 키워야 하나’를 고민하였다고 합니다. 엄마는 아이들 때문에 모든 것을 바쳐야 하지만 그래도 아이를 가지는 것이 아이가 없는 것보다 즐겁고 행복합니다.

 

오늘 예수님은 그 날과 그 시간이 언제일지 모르니 항상 깨어있으라고 하십니다. 도둑이 언제 올지 모르니 항상 주의해야 하는 것처럼 항상 죽음을 생각하고 있으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베드로가 나서서 이 말씀이 모든 이를 위해 하시는 말씀인지 자신들에게 하시는 말씀인지 여쭙습니다. 베드로는 여기서 성직자들을 대표하는 인물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베드로를 대표로 하는 성직자들에게 슬기로운 집사가 되라는 비유를 말씀해 주십니다. 슬기로운 집사는 항상 자신의 직무에 충실하여 제 때에 정해진 양식을 주는 사람입니다.

과연 성직자들이 신자들에게 줄 수 있는 음식이란 무엇일까요? 가장 큰 것이야 미사 안에서 줄 수 있는 성체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필요하고 준비시간이 많이 드는 음식이 있는데 이것이 말씀의 준비입니다.

초대교회 때 사도들은 기도와 말씀의 직무를 위해 일곱 부제를 세우고 자신들은 그 두 직무에만 충실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렇습니다. 결국 ‘깨어있는다.’는 뜻은 자신이 해야 할 의무를 충실히 수행한다는 뜻입니다.

애인으로서 깨어있는다는 뜻은 애인으로서 해야 할 의무를 하는 것이고, 아내로서 남편으로서 부모로서 깨어있는다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애인이 바람피우면 그 동안은 애인으로서 깨어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인으로서 하느님만을 바라보지 못하고 세상 것에 집착해 있었다면 그것 또한 깨어 죽음을 대비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제이면서도 기도와 말씀의 직무에 충실하지 못하다면 그것 역시 깨어있는 것이 아닙니다. 사제가 일반 신자들처럼 매일미사를 하는 것만으로 만족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많이 받은 사람은 많이 내어놓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만큼 큰 직무를 수행했기에 그 보람도 누구보다 클 것입니다. 그래서 그 매일의 부담감을 즐겁게 지고 갈 수 있는 것입니다.

 

성당에서 큰 직책을 맡으면 어떤 사람들은 그 직무에 버거워합니다. 왜냐하면 스스로도 그 의무의 막중함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그 직무를 포기하는 것은 사랑하여 져야 하는 책임감이 무겁다고 사랑을 아예 하지 않겠다는 말과 같습니다. 자녀를 낳으면 그 책임감이 너무 커서 아이를 갖지 않겠다는 말과 같습니다.

받은 것이 많으면 그만큼 책임감도 무거워지지만 그 십자가의 무거움만큼 행복감도 더 커진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아무 것도 너를 >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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