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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0월 19일 연중 제29주간 수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1-10-19 조회수795 추천수16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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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9일 연중 제29주간 수요일-루카 12장 39-48절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

 

<하느님의 연인>

 

 

    가끔씩 우리 인간을 향한 하느님 사랑의 크기와 밀도를 어떻게 가늠해볼 수 있을까 고민해봅니다. 그 사랑이 얼마나 뜨겁고 얼마나 강렬한지에 대해서는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 느껴보고 싶은 것은 누구나 품고 있는 소망일 것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하느님의 모상이자 눈에 보이는 하느님인 다른 동료 인간과 주고받는 관계, 주고받는 사랑, 주고받는 위로와 격려를 통해 간접으로나마 하느님의 크신 사랑을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어떤 인간적 사랑은 그 끝이 참으로 씁쓸합니다. 어떤 인간적 사랑은 그 결말이 너무나 불행하다 못해 혹독합니다. 그러나 어떤 인간적 사랑은 그 사랑이 얼마나 순수하고, 또 얼마나 고결하고, 또 얼마나 이타적인지 거의 하느님 사랑에 닿아있습니다. 상대를 하느님처럼 믿고 살아갑니다.

 

    상대의 행복이 곧 나의 행복입니다. 그를 위해서라면 그 어떤 수고나 시련도 기꺼이 견뎌냅니다. 끝까지 역풍에 맞서며 그를 지켜줍니다. 인간의 사랑이 에로스를 넘어 아가페적 사랑으로 넘어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누군가를 진실로 사랑하게 될 때 외적으로 드러나는 표현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온갖 정성을 기울입니다. 존재 자체로 그를 존중하고 소중히 여기며, 모든 면에서 세심하게 배려합니다. 상대방을 위해 모든 측면에서 잘 준비합니다. 선물을 하나 사도 몇 번이고 고민하고 또 고민하면서 선물을 준비합니다. 결국 잘 준비한다는 것은 사랑의 가장 구체적인 표현입니다.

 

    하느님을 향한 우리의 준비는 어떻습니까? 하느님을 연인 대하듯 갖은 정성을 다 기울입니까? 그분을 위해 얼마나 많은 정성과 시간, 마음을 투자합니까?

 

    이런 면에서 지난 세기 가장 탁월한 영성가 중에 한 분인 헨리 나우웬 신부님은 하느님을 연인 대하듯 하였으며 자신을 ‘하느님의 연인’으로 당당하게 소개하곤 했습니다. 헨리 나우웬 신부님은 자신을 어루만지는 하느님의 손길, 자신을 일으켜 세우신 하느님의 놀라운 은총에 감사와 찬미를 드리며 행복한 삶을 엮어갔습니다.

 

    헨리 나우웬 신부님은 하느님이 너무나 멀리 계신듯하여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당신 존재 자체를 통해 하느님이 얼마나 친절한 분이며 부드러운 분이신지를 똑똑히 보여주었습니다.

 

    살아생전 헨리 나우웬 신부님은 사람들 만나는 것을 굉장히 좋아하셨는데, 그를 만나고 그와 친구가 된 수많은 사람들은 한결같이 그를 통해 특별한 영적 체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 체험은 바로 하느님은 자상하고 따뜻한 분이라는 인식 전환이었으며, 인간은 그저 불완전할 뿐이지 언제나 존재 자체로 가장 존귀한 피조물임을 자각하게 만드는 체험이었습니다.

 

    살아생전 헨리 나우웬 신부님은 세상과 동료 인간들을 향해 얼마나 관대했는지 모릅니다. 그는 아주 개방적이고 파격적인 삶의 태도를 일관적으로 유지했었는데, 길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에게 자신의 책을 선물로 주거나 그의 주소로 격려의 편지를 보내주었습니다.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꽃을 선물로 배달시켰습니다. 돈이 꼭 필요한 사람들, 꿈을 안고 찾아온 사람들에게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한 환자에게 힘을 북돋아주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수천 킬로를 날아 병문안을 가기도 했습니다. 여행길에 오른 헨리 나우웬 신부님이 한번은 공항에서 한 가난한 사람을 만났는데, 신부님은 그에게 여권과 비행기 티켓, 걸치고 있던 옷만 빼고 모든 것을 다 줘버렸습니다.

 

    하느님의 진정한 연인이었던 헨리 나우웬 신부님, 그가 당신의 삶 전체를 통해 보여준 파격적인 관대함, 한없는 자상함, 솜털보다 더 부드럽고 따뜻함이 그리운 오늘 우리들입니다.

 

    이웃을 향한 조건 없는 사랑, 때로 바보 같은 사랑, 그러나 아름다운 그리스도교적 사랑을 통해 구세주의 다시 오심을 잘 준비하는 오늘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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