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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독서강론)10월 19일 연중 제29주간 수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1-10-19 조회수448 추천수8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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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9일 연중 제29주간 수요일 - 로마서 6장 12-18절


 

"형제 여러분, 죄가 여러분의 죽을 몸을 지배하여 여러분이 그 욕망에 순종하는 일이 없도록 하십시오."

 

<네가 몸부림치던 그 10년>

 

 

    한 수행자가 10년 동안이나 기도에 전념해보려고 노력했었지만 허사였습니다. 끊임없이 솟아오르는 육체적인 욕망들을 어쩔 수 없어 숱하게도 넘어지고 또 그로 인해 많은 고통을 겪었지요.

 

    계속 따라다니는 끈질긴 유혹으로 인해 그의 영적 생활은 퇴보일로를 걷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10년이나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영적 진보를 이루지 못한 자신의 모습이 너무도 참담했던 수행자는 심한 혼란 상태에 빠져 이렇게 중얼거렸답니다.

 

    "나는 이제 완전히 녹초가 되었구나. 나 자신이 이렇듯 파괴된 마당에 이제 수행하겠다는 마음을 접고 세상으로 돌아가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그러나 그 수행자가 막 세상으로 돌아오는 길을 떠나려할 때, 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들아, 네가 몸부림치던 그 10년이 바로 너의 영광이 되었다. 그러니 네 자리로 돌아가거라. 이제 내가 온갖 성가신 생각에서 너를 해방시켜주리라."

 

    육적인 욕망을 버리고 영적 여정을 시작한다는 것은 이토록 어렵고 고통스런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의 의지만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입니다. 하느님의 자비와 도움, 그분의 각별한 은총에 힘입어야 이룰 수 있는 일이지요.

 

    "죄가 여러분의 죽을 몸을 지배하여 여러분이 그 욕망에 순종하는 일이 없도록 하십시오."라는 사도 바오로의 권고 말씀을 묵상하면서 아직도 방황과 혼란을 거듭하고 있는 제 수도생활이 부끄러웠습니다.

 

    청운의 꿈을 안고 수도생활에 입문할 때만 해도 모든 것이 무지개 빛깔이었습니다. 수도원 담을 들어섬과 동시에 모든 죄악과는 결별하겠다던 제 각오는 대단했었습니다.

 

    그러나 서원을 한다고 해서, 수도복을 입는다고 해서 단칼에 영적인 인간, 성스런 인간이 되는 것이 절대로 아니더군요.

 

    몸은 수도원에 있지만 정신은 온통 사바세계를 헤매 다닌 적인 얼마나 많았는지 모릅니다. 돌아보니 지난 대부분의 세월은 결국 죽어버릴 육체의 욕망에 너무도 쉽게 자주 굴복하고 마는 자신의 모습을 슬픈 눈으로 바라 보아온 부끄러움의 세월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세월은 하느님의 인내와 자비가 제 삶의 굽이굽이에 깃들어져 있었던 세월, 끝없는 배신에도 불구하고 한없는 용서와 자비가 베풀어졌던 은총의 세월이었습니다.

 

    "육체의 욕망에 굴복하지 마십시오"라는 권고는 혈기왕성한 젊은이들에게 죽음과도 같은 요청일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활활 타오르는 육체의 욕망은 젊음의 특권일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그 욕망이 주는 유혹이나 매력은 참으로 달콤하고 큰 것이어서 한번 맛들인 사람은 살을 깎는 노력이나 결단력 없이는 헤어나기가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우리를 보다 완전한 인간, 보다 영적인 인간에로 부르시는 하느님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오늘 이토록 부족하고 비참한 우리의 처지에도 불구하고 언젠가 하느님의 도우심과 은총에 힘입어 크게 변화되길 기대합니다. 그래서 하느님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격려의 말씀을 듣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아들아, 나는 여기에서 네가 몸부림치는 모습을 지켜보며 기다렸느니라. 네가 끝까지 육체에 굴복하지 않고 견뎌냈으니 이제부터 내가 영원히 너를 지켜주겠다."

 

    또 다른 수행의 장인 오늘 이 하루, 아래의 글과 함께 또 다른 영적 여정을 힘차게 새 출발하시길 바랍니다.

 

     <단 하루의 시간이 내게 주어진다면>

     덜 미워하고 더 사랑하겠습니다.

     덜 가지고 더 행복하겠습니다.

     눈물을 흘리는 대신 웃겠습니다.

     다가오지 않은 내일을 두려워하는 대신 오늘을 열심히 살겠습니다.

     잘못된 결정을 후회하는 대신 새로운 결정을 내리겠습니다.

    실패를 안타까워하는 대신 다시 무언가를 시작하겠습니다.

     아프다고 말하는 대신 아픔을 견디겠습니다.

     바쁘다고 말하는 대신 쌓인 일을 하나씩 해나가겠습니다.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까 걱정하는 대신 나 자신에게 어떻게 보일까 생각하겠습니다.

     남들의 잘못을 용서하는 대신 나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겠습니다.

     갖지 못함을 불평하는 대신 베풀지 못함을 마음 아파하겠습니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대신 살아있음을 기쁘게 즐기겠습니다.

     단 하루의 시간이 내게 주어진다면 말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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