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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불과 칼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1-10-19 조회수676 추천수8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2011년 가해 연중 29주간 목요일 - 불과 칼

 


 

지금으로부터 약 30년 전, 저의 한 동기신부의 아버님은 신앙이 그리 강한 편이 아니셨습니다. 아니 어쩌면 신을 부정하며 자신이 살고 싶은 대로 살고 있었고 그렇게 주위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였습니다.

하루는 일하시는 곳에 가스폭발로 화재가 발생하였습니다. 아버님은 그 화재를 가장 앞에서 직접적으로 입으셨고 3도 화상으로 죽은 것으로 판명이 되어 병원 영안실에 넣어지기 직전이었습니다. 영안실에 넣으려는 순간 일하는 사람들이 숨소리를 듣고 혹시 살아있는 것이 아니냐고 수군대는 소리를 들으셨습니다. 그리고는 기억이 없으셨다고 합니다.

깨어보니 병원 침대 위에 뉘여 있었습니다. 입도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았고 코와 귀도 화재로 사라져버린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 상태였습니다. 그 병원이 수원에 있는 가톨릭 병원이어서 수녀님이 “혹시 영성체 하고 싶으세요?”라고 물어 보셨고 아버님은 말씀을 하실 수가 없으셔서 고개만 끄덕였습니다. 입도 벌어지지 않는데 어떻게 성체를 영하시려고 하신 것일까요?

아버님은 그 때 죽기 전에 단 한 번이라도 영성체를 하고 싶으셨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지금까지 잊고 사셨던 기도를 다시하기 시작하셨습니다. 주님의 기도를 바치는데 주위에 사람들이 나타나더니 성모송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성모송을 바치면 주위의 사람들이 주님의 기도를 바쳤습니다. 마귀들이 기도를 방해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버님은 제대로 성호를 그었습니다. 그랬더니 기적처럼 방해하던 무리들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아버님은 성호를 긋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이때부터 깊게 인식하기 시작하셨습니다.

그렇게 밤새 기도를 하시는데 온 병원에 불이 났다고 합니다. 그 분은 어떻게 걷고 말을 했는지도 모른다고 하시며, 사람들을 깨워 피하라고 하였지만 아무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결국 옆 병실에 입원해 계신 지학순 주교님을 찾아가셨습니다.

불이 났다고 피하라는 그 아버님의 말에 “하느님께서 무언가 일을 하시려는 모양이네.” 하시며 아버님께 안수를 해 주셨습니다. 왜냐하면 그 불은 그 아버님께만 보이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두 시간 동안 아버님은 기적을 체험하십니다. 화상이 다 벗겨져 새살이 돋아난 것뿐만 아니라 없어졌던 코와 귀까지도 생겨났기 때문입니다. 그 분은 그렇게 아침 미사에 당당히 내려가 성체를 영하고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이 모든 것을 그 주교님께서 다 목격하셨습니다. 그 아버님보다 뒤에서 있다가 더 적게 화상을 입으셨던 분들이 지금까지 다 불구자로 계신 것을 보면 아버님의 기적은 실로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아버님이 아침미사에서 성체를 영하고 돌아왔더니 온 병원이 난리가 났습니다. 움직일 수 없는 환자가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의사와 간호사들은 아버님께 와서 혹시 여기 누워있던 환자 못 보았느냐고 물었습니다. 누구도 하룻밤에 그렇게 온전해진 아버님을 알아보지 못했던 것이고, 그분의 아버님, 즉 팔순이 훨씬 넘으신 할아버지께서는 그 일이 있어서 아들 얼굴이 더 잘생겨졌다고 농담까지 하셨습니다.

사실 아들 신부도 처음엔 잘 믿지 않았었는데, 신학생 때 수원에 있는 성 빈센트 병원에서 봉사를 하다가 이런 이야기를 해 주시는 한 수녀님을 만날 수 있었고, 그것이 자신의 아버지의 일이라고 하여 그 병원에 지금도 보관되어 있는 기록을 확인하였다고 합니다.

 

오늘 예수님은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고 하십니다. 불은 성령님을 의미합니다. 사실 성령 강림 때 그 불이 성모님과 함께 기도하고 있었던 사도들의 집단에 붙여졌고 그것이 교회의 공식적인 출발이 됩니다.

성령님을 받은 이들은 이제 세상과 갈라지게 됩니다. 불이 붙어 그리스도의 사람이 되거나 끝까지 거부하여 세상에 남거나 두 가지입니다. 그래서 평화가 아니라 칼과 분열을 주러 오셨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성령의 불은 교회 안에서 행해지는 성사를 통하여 우리에게 옮겨 붙었습니다.

마리아께서 잉태하신 후 엘리사벳을 방문했을 때 엘리사벳이 성령으로 가득 찼고 그 태중의 아들이 기뻐 뛰었다고 합니다. 그리스도는 성모님을 불타게 한 것을 넘어서서 자신의 앞길을 닦아줄 태중의 요한에게까지도 성령의 불을 옮겨 붙이기 위해 어머니와 함께 엘리사벳을 찾아가신 것입니다.

그리스도는 보이지는 않지만 마리아를 통해, 즉 교회를 통해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키고 불의 세례를 줍니다. 말씀을 듣고 성체를 영하는 것이 우리 안에 성령의 불덩어리를 삼키는 것입니다. 그렇게 불이 붙은 누구나 이제 다른 이에게 불을 붙여줘야 할 의무가 생깁니다. 내게 붙여진 성령을 불을 전해 주는 것이 선교입니다.

불과 칼의 특성은 이것 아니면 저것입니다. 미지근한 것은 불도 아니고 이도저도 아닌 자세는 칼이 아닙니다. 성령님의 특성은 불과 칼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이 불과 칼을 주시기 위해 죽음과 부활의 세례를 받으신 것입니다.

“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그 불이 이미 타올랐으면 얼마나 좋으랴? 내가 받아야 하는 세례가 있다. 이 일이 다 이루어질 때까지 내가 얼마나 짓눌릴 것인가?”

그리스도 수난 공로로 교회 안에서 매일 새롭게 성령의 불을 붙이며 살아가는 우리는 우리의 노력으로 세상에 불을 놓아야 하는 작은 불쏘시개들인 것입니다.

  

< 그대를 향한 >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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