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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0월20일 야곱의 우물-루카 12,49-53 묵상/ 거듭나는 고통을 통해 부활함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1-10-20 조회수523 추천수3 반대(0) 신고
거듭나는 고통을 통해 부활함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49“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그 불이 이미 타올랐으면 얼마나 좋으랴? 50내가 받아야 하는 세례가 있다. 이 일이 다 이루어질 때까지 내가 얼마나 짓눌릴 것인가? 51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왔다고 생각하느냐?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오히려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
 
52이제부터는 한집안의 다섯 식구가 서로 갈라져, 세 사람이 두 사람에게 맞서고, 두 사람이 세 사람에게 맞설 것이다. 53아버지가 아들에게, 아들이 아버지에게, 어머니가 딸에게, 딸이 어머니에게,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며느리가 시어머니에게 맞서 갈라지게 될 것이다.”
 
 
 
 
◆우리는 사회적 역할이나 가족관계에 비친 모습을 통해 자신을 바라보는 데 익숙합니다. 그런데 오늘 성경에서는 ‘한집안의 다섯 식구조차도 다 갈라져 맞설 것’이라는 말씀을 통해, 세상의 그 누구도 나를 대신할 수 없는 그 자리, 곧 ‘하느님 앞의 단독자’로 자신을 바라보아야 함을 알려줍니다. 누에고치처럼 자신이 쌓아놓은 ‘껍데기’에 안주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심지어는 ‘자기 자신’조차도 성령의 불이 없으면 ‘자기’라는 이름의 또 다른 껍데기일 수밖에 없음을 일러줍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우리한테는 자신의 경험과 자신이 믿고 있는 것에 대한 애착이 쌓여갑니다. 몇십 년 엎드려 있느라 등판에 이끼가 겹겹이 쌓인 거북이처럼 말입니다. 이렇게 굳어져 가는 ‘나’를 깨는 것은 그 무엇보다 고통스러운 일이어서 때론 얼굴을 붉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바로 그렇게 오래된 곳에 ‘불을 지르러’오셨습니다. 우리는 때로 인간적으로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지만, 그것이 진정 내가 죽고 대신 하느님이 사시는 길이라면 목젖까지 치밀고 온 그것을 꿀꺽 삼킬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지금까지 내가 그토록 집착했던, 그것 없이는 못살 거라고 믿었던, 그 속박의 사슬이 한순간에 스르르 풀리면서 자유로워지는 걸 느끼게 됩니다. 그것은 지금까지의 내가 아니고, 새로운 내가 다시 태어나는 ‘부활’의 순간입니다. 예수님께서 ‘내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 뜻대로 하소서.’라는 고통 어린 기도를 통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승리를 이루어내셨음을 기억하면서, 오늘은 이제까지 모르던 나의 틀을 볼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오일환(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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