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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우물쭈물 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1-10-20 조회수743 추천수13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2011년 가해 연중 29주간 금요일 - 우물쭈물 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한 번은 아일랜드에 갔다가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의 무덤을 찾아보았는데 묘비에 이런 글이 적혀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

우리나라말 번역도 참 좋은데, “우물쭈물 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입니다.

 

얼마 전 교구사제 연수에 다녀왔습니다. 조금 늦게 출발했는데 차에 기름이 다 떨어져 빨간 불이 들어오기 일보직전이었습니다.

시간이 얼마 없어 가는 길에 주유소가 보이면 들어가 넣기로 하였습니다. 성당에서 톨게이트 들어갈 때까지는 주유소를 만나지 못했습니다. 톨게이트에 들어서니 빨간 불이 들어왔습니다. 그래도 고속도로 가는 중에 휴게소가 있을 줄 알았는데 오산에서 동수원까지 가는데 휴게소를 하나도 만날 수 없었습니다.

‘그동안 많이 보아왔던 휴게소는 다 어디있는거야?’

시간이 지날수록 길거리에 서버릴 불안감에 맨 가장자리 차선으로 달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북수원까지 가서 빠져야 하는데 아무래도 중간에 서버릴 것 같아서 동수원에서 미리 빠져 기름을 넣었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고속도로로 들어가며 혼자 중얼거렸습니다.

‘우물쭈물 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 근데... 이럴 줄 알면서 왜 그랬을까?’

 

현명한 처녀 다섯과 미련한 처녀 다섯이 기름을 등잔을 들고 있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현명한 처녀들은 기름을 준비해 두었지만, 미련한 처녀들은 준비해 둔 기름이 없어 이리 뛰고 저리 뛰다가 결국 혼인잔치에 들어가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들도 잠긴 문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하지 않았을까요?

‘내 이럴 줄 알았어.’

어렸을 때 우리가 잘못한 것을 발견하시고는 대부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 이럴 줄 알았어.”

그럴 줄 아셨다면 왜 미리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하시지 않으셨을까요?

 

오늘 복음에도 사람들은 자연의 징조를 잘 읽는다고 나옵니다.

“구름이 서쪽에서 올라오기에 비가 올 줄 내 미리 알았지.”

“남풍이 불기에 더워질 줄 내 알고 있었지.”

혹시 많은 사람들이 결국 죽어서 모두 심판을 받아야 하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준비하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내 결국 이렇게 심판받을 줄 알았지.’

이것이 오늘 그리스도께서 답답해하시는 이유입니다. 자연의 징조는 읽을 줄 알면서도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는 준비하지 않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입니다.

 

물론 제가 길거리에서 주유소를 만났을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미 은연중에 알고 있었던 것은 주유소를 못 만날 수도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만날 수 있다는 것에 더 기대를 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기대가 어긋날 수도 있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괜히 모험을 걸지 말고 미리 가까운 곳에 가서 기름을 채우고 갔어야 그리 불안해하며 고속도로를 달릴 필요가 없었을 것입니다.

미련한 처녀들도 신랑이 항상 빨리 오는 것만은 아니기에 미리 여분의 기름을 준비해 두었어야 했을 것입니다. 결국 신랑이 늦게 올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도 준비를 하지 않았기에 혼인잔치에 들어갈 수 없었던 것입니다.

어머니들도 자녀들이 잘못하여 무엇을 깨뜨리거나 다칠 수 있는 것들은 미리미리 치워놓습니다. 아이들이 깨뜨리거나 걸려 넘어질 것을 알면서도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바라기만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죽음을 준비하는 것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 말대로 하느님이 없을 수도 있지만 있을 수도 있습니다. 없기를 바라는 것은 좋지만 만약 있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내 이럴 줄 알았지.’하면 그만이겠습니까? 그 때는 더 이상 돌이킬 수 없습니다. 미리 심판에 대한 준비를 하는 것이 시대의 징표를 읽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대죄를 짓고도 고해성사를 안 보고 때가 되면 본다고 하다가 고해를 보기 전에 죽게 된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알면서도 준비하지 못한 죄가 더 큰 것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심판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는 것을 압니다. 그러면 연옥 벌을 면하거나 줄이려고 노력할 필요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 때 가서야 ‘연옥벌도 그렇게 무섭구나.’를 알면 이미 늦은 것입니다.

“너를 고소한 자와 함께 재판관에게 갈 때, 도중에 그와 합의를 보도록 힘써라. 그러지 않으면 그가 너를 재판관에게 끌고 가, 재판관은 너를 옥리에게 넘기고 옥리는 너를 감옥에 가둘 것이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네가 마지막 한 닢까지 갚기 전에는 결코 거기에서 나오지 못할 것이다.”

물론 고소한 자가 나중에 생각을 바꾸어 나를 형리에게 넘기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만 기대하다가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면 어리석은 것입니다. 항상 안 좋은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하고 또 안다면 그것에 대비해야 당연한 것입니다. 그래서 미리 합의하라는 것입니다.

우리도 내일 다시 깨어나 또 살아갈 것입니다. 그러나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우물쭈물 하다가는 큰일 날 수도 있으니 항상 깨어 준비합시다.

 



< 내 안에 사는 이 >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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