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사진묵상 - 여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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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순의 | 작성일2011-10-21 | 조회수358 | 추천수4 | 반대(0) 신고 |
사진묵상 - 여운
이순의
카메라의 조리개를 조금만 돌리면 저 갈꽃의 그림은 흐리다.
조잘거리며 물이 흐르고, 바윗돌들이 숨죽여 그 소리를 듣는다.
그래도 조리개의 시선은 갈꽃과 잡풀의 열매에 고정되고
여운을 담는다.
여름 한 철
드문드믄 찾아와 격려를 아끼지 앉았던 은총 한 줄기!
꽃 피우고 열매 맺었으니 그 감사의 보답을 드리고 싶으건만
왜 이렇게도 마음 밑은 협소할까?!
좀 근사하게,
좀 머엇지게,
좀 세련되게,
좀 더
좀 더
좀
좀
"
"
"
자꾸만 여운이 남는다.
좀 배 부르고 싶은데
좀 빛이나고 싶은데
좀 든든하고 싶은데
좀 더
좀
자꾸만 작아지는 나!
갈 길 먼 물소리를 붙잡을 수도 없고,
고정된 청중, 바윗돌을 뽑아 올 수도 없다.
가을은 여운을 남긴다.
그 감사를 어찌 갚으라고!
고생스런 여름의 위로와 사랑을 어찌 갚으라고!
초라한 내 모습이 갈꽃이 되고,
누추한 내 마음이 잡풀의 열매가 되어 허공을 나른다.
또
하늘 가자는 대로 따라 가야지!
여운이 깊어도 하늘 가자는 대로 따라 가야지!
<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
성가가 아닌 유행가로 푸념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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