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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왜 나를 사랑해?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1-10-22 조회수556 추천수11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연중 제 30 주일 - 왜 나를 사랑해?

 


 

제가 알았던 한 여자가 느닷없이 이렇게 물었습니다.

“내가 어디가 그렇게 좋아?”

좋아하긴 하지만 그렇게 물어보니 막상 뭐라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어떤 하나의 특성이나 부분이 좋다고 하면 나머지는 좋지 않은 거냐고 물을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그냥 이렇게 대답하고 얼버무려버렸습니다.

“... 어... 좋은데 무슨 이유가 있어?”

그러나 그 이후로 아주 오랫동안 그 질문은 제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탈무드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스라엘 어떤 도시에 정숙하고 경건하며 세상 헛된 것에 관심을 갖지 않고 살아가는 하녀 한 명이 있었습니다. 그 도시 영주가 그녀에게 몇 번이나 사랑을 고백하였지만 번번이 거절당했습니다. 영주의 성적 욕망 대상이 되어 첩으로 살아가는 것을 거절한 것이었습니다.

영주는 군사를 동원해 하녀를 잡아왔습니다. 하녀는 영주의 끈기에 감탄했다면서 무엇 때문에 자신을 좋아하느냐고 물었습니다. 영주가 말합니다.

“눈이 비둘기 같이 무척 아름답구나.”

하녀는 영주를 맞이할 준비를 하겠다면서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갔습니다. 그리고 칼로 눈알을 도려낸 다음 더듬더듬 영주 앞으로 가지고 와서 말했습니다.

“이 눈을 그렇게 좋아하니 선물로 드립니다. 이제 더 이상 나를 간섭하지 말아 주십시오.”

 

어쩌면 말도 안 되는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또 말이 아주 안 되는 것도 아닙니다. 처음엔 남녀 서로가 시각에 사로잡힙니다.

문제는 이 시각적인 사랑은 오래 지속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1년 정도가 지나면 보는 즐거움은 감소를 하기 시작하고 3년 정도가 되면 시각으로 분산되는 호르몬은 더 이상 나오지 않게 됩니다.

이제부터 부부는 거의 친구와 같아집니다. 연애시절, ‘영원하게 사랑하자던 그 때의 열정은 어디 가버렸을까?’하는 허탈감이 들기도 합니다.

만약 이런 때가 되었어도 여전히 감성적인 것이 사랑이라고 착각하다가 삼류소설의 주인공이 되는 경우도 생깁니다. 다른 사람에게 짜릿한 감정을 느끼고 비로소 참사랑을 찾았다고 믿고 외도까지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은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가장 큰 계명이라고 가르치십니다. 당시 내려오던 613개 조항의 해야 할 의무들과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부분에만 신경쓰다보니 그 핵심을 잊고 그런 질문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모든 법은 하느님으로부터 오기 때문에 하느님이신 그리스도는 그 법들이 어디서부터 나왔는지 너무나 잘 아시고 계십니다. 모든 법들의 핵심이요 정신은 바로 사랑인 것입니다.

“나는 네 눈이 좋아서 네가 좋다. 나는 네 목소리에 반했어. 나는 명석한 너의 두뇌에 꽂혔어...” 등등 좋아지게 되는 이유들이 그 사람 자체가 아닌 언젠가는 없어져버릴 수도 있는 것들이면 나중엔 그 사랑이 위태로워지게 됩니다.

사람은 자신이 부족한 것들을 채우고 싶어서 다른 사람이 그런 것을 가지고 있으면 그것이 지나치게 크게 보이지만, 결국 결혼해서 살다보면 다른 단점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어떤 자매님은 매우 착한 남편과 결혼했습니다. 그래서 다른 자매님들이 그 자매님의 남편을 칭찬할 때 그 자매님이 이렇게 소리 지르는 것을 들었습니다.

“으이그, 니들도 한 번 같이 살아봐.”

알고 보니 워낙 친절해서 아내보다도 다른 사람들에게 더 친절한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왜 나를 좋아해?”라는 질문에 과연 우리는 예수님처럼 명쾌하게 한 마디로 대답할 수는 없는 것일까요?

 

85년 9월 다이저스트에 아놀드 파이란 분이 쓴 글입니다.

그가 어느 추운 겨울날 길에서 넘어지게 되었습니다. 그 때 바닥에 떨어져있는 지갑을 하나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 안엔 옛날 돈 3달러가 들어있었고 낡은 편지 하나가 들어있었습니다.

편지사연은 그로부터 또 60년 전에 사랑하는 어떤 여자가 남자에게 보낸 것이었습니다.

“사랑하는 마이클!...”로 시작해서 그들이 서로 사랑했는데 부모님의 반대로 결혼을 못한 내용이었고 남자는 그것을 60년 동안 지갑에 지니고 다녔던 것입니다.

편지 마지막은 “당신을 영원히 사랑할 거예요. 당신의 사랑 한나로부터”라고 되어있었습니다.

그래서 지갑 주인은 찾을 수 없고 우선은 봉투에 있는 편지의 주인부터 찾아보기로 하였습니다. 여자의 주소로 전화를 걸었더니 한나는 그 집에 살고 있는 분의 어머니이고 요양원에 있다고 알려주었습니다.

요양원에 들어서니 관리인이 그를 맞이했고 한나가 있는 3층으로 안내해 주었습니다. 지갑을 주운 사람은 사연을 한나 할머니에게 설명해 주었습니다. 한나는 눈시울이 촉촉해지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때 나이 열여섯 살이었는데 어머니가 그 분과 결혼을 못하게 하셨는데, 그 분은 아주 잘생겼었어요. ... 그 남자의 이름은 골드스타인인데... 혹시 그를 만나면, 그를 늘 생각해 왔기에 누구와도 결혼하지 않았다고 말해줘요. ... 그와 같은 사람은 없어요.”

이런 이야기를 듣고 요양원을 떠나려고 하는데 관리인을 중간에서 만났고, 그와 우연찮게 이야기 하던 중, 마이클 골드스타인이란 사람이 그 같은 건물 8층에 있다고 말해 주었습니다. 정말 8층으로 가보니 지갑 주인이 있었습니다. 최근 산책을 하다가 지갑을 잃어버렸었다고 말했습니다.

“선생님께 드릴 말씀이 있어요,, 제가 선생님 지갑에 있는 편지를 읽었는데... 한나라는 여자 분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어요. 선생님이 그분을 알고계실 때처럼 여전히 아름다우십니다.”

그분이 한나가 있는 곳을 알려달라고 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 편지를 읽고 누구와도 만날 수 없어 결혼을 못하고 평생 그 여자를 바라보고 혼자 살았어요...”

그래서 그 분의 팔짱을 끼고 3층으로 내려가 한나를 만나게 해 드렸습니다. 그들은 서로의 이름만을 부를 뿐이었고 그저 안고 눈물만을 흘릴 뿐이었습니다.

아놀드는 그들을 남겨둔 채 조용히 그 방을 나왔습니다.

3주 후에 결혼식에 와달라는 초대장이 왔는데 78세의 마이클과 75세의 한나의 결혼식이었습니다.

 

제가 아주 겸손해 졌을 때 가슴깊이 박힌 성경구절이 있었습니다.

“너희는 나 없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할 때 저는 그 ‘아무 것’이 ‘사랑’임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마이클과 한나는 그 연결해 준 아놀드라는 사람이 없었으면 평생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삼위일체는 있어도 이위일체는 없습니다. 성령님께서 성부와 성자를 이어주셔야만 하나가 되실 수 있는 것처럼, 두 사람 사이에도 하느님께서 함께 계시지 않으면 절대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그 분 없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가장 핵심적인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아니라 ‘하느님이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 사랑이 없는데 어떻게 사랑을 할 수 있겠습니까? 기름 없는 차가 어떻게 움직일 수 있겠습니까?

이제 “왜 나를 사랑해?”라고 물으면 하느님의 존재를 그 안에 넣어서 대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둘 중간에 하느님께서 존재하지 않으면 올바른 대답은 영영 나올 수 없게 됩니다.

만약 배우자가 “여보, 왜 나를 사랑해?”라고 물으면 이렇게 간단하게 대답하십시오.

“먼저 하느님을 사랑해야 해서 당신을 사랑해. 왜냐하면 하느님이 맺어주신 사람이 당신이니까. 또 이웃을 사랑하기 위해 당신을 사랑해. 왜냐하면 당신은 나와 가장 가까운 이웃이니까.”

 

 

< 내가 천사의 말을 한다 해도 >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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