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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
이미경
작성일
2011-10-23
조회수
891
추천수
12
반대
(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1년 10월 23 연중 제30주일(전교주일)
"You shall love the Lord, your God,
with all your heart,
with all your soul,
and with all your mind.
This is the greatest and the first commandment.
The second is like it:
You shall love your neighbor as yourself.
The whole law and the prophets depend on these two commandments."
(Mt.22.37-39)
제1독서 탈출 22,20-26
제2독서 1 테살 1,5ㄴ-10
복음 마태오 22,34-40
저는 시력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근시, 난시가 함께 있어서 안경 없이 생활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요즘에는 노안이 와서 돋보기안경까지 필요합니다. 이러한 저이기에 눈이 좋아 안경을 쓰지 않는 사람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습니다. 저는 하나의 안경도 부족해서 또 하나의 안경(돋보기)까지 들고 다니는데, 안경 없이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면서 내 눈의 시력이 2.0 정도가 아니라 한 5.0 정도의 시력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상상을 해봅니다. 안경도 필요 없을 테고, 아주 멀리 있는 것도 잘 보이니 얼마나 편하겠습니까?
그런데 어떤 방송에서 5.0의 시력으로 어떤 것을 볼 수 있는지를 보여주더군요. 글쎄 미세한 먼지까지도 다 보이는 것입니다. 평범한 시력으로 보았을 때에는 그렇게 지저분하지 않은데, 5.0의 시력으로 보는 세상은 각종 먼지로 가득한 너무나도 더럽고 지저분한 세상이었습니다.
이와 비슷하게 개처럼 냄새를 잘 맡으면 어떨까요? 이 역시 그리 좋지 않을 것 같습니다. 모든 냄새를 다 맡을 수는 있겠지만, 문제는 좋은 냄새뿐만 아니라 나쁜 냄새까지 맡아야 하기 때문에 힘들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모든 것을 다 들을 수 있는 귀를 가지고 있으면 어떨까요? 아주 작은 소리까지도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좋을 것 같지만, 듣지 말아야 할 나쁜 소리까지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이 역시 그렇게 행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남들보다 잘 보고, 잘 듣고, 또 냄새를 잘 맡는 것이 내 삶에 있어서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더 많은 것을 가지고, 더 높은 자리에 올라가는 것 역시 중요하지 않습니다. 많은 것을 채워야 행복할 것 같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우리에게 명령하신 계명. 즉 사랑의 계명을 실천하는 것만이 가장 중요합니다.
율법학자가 예수님께 묻습니다.
“스승님, 율법에서 가장 큰 계명은 무엇입니까?”
이 율법학자는 사두가이의 말문을 막아버린 예수님의 대답에 탄복하여 이러한 질문을 던졌던 것이지요. 그래서 “스승님‘이라는 존칭을 써서 부릅니다. 사실 당시의 율법에는 인간 생활을 외부적으로 종교화하여 지켜야 할 계명, 금기의 조항, 이 둘을 모두 합해서 총 613개의 조항으로 세분화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잡다하고 많은 계명을 다 지키는 것도 힘들었지만, 613개 조항의 법규를 지키느라고 할 일도 제대로 할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이 중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실천해야 할 중요한 계명이 무엇인지를 묻는 것이지요.
이에 예수님께서는 세속적이고 물질적인 것을 말씀하시지 않습니다. 대신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자신의 몸처럼 사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계명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주님을 따르고 있는 우리는 이 계명의 중요성을 너무나 자주 잊어버립니다. 바로 주님이 첫 자리에 모시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대신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것들을 첫 자리에 모시려 하기에, 가장 중요한 계명을 잊어버리는 것입니다.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십니까?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 바로 ‘사랑’입니다.
그 사람이 소유하고 있는 가장 하찮은 요소까지도 지대한 관심의 대상으로 바라볼 수 있을 때 비로소 사랑의 계단으로 오르는 문이 열린다(이외수).
늘 준비해야 합니다
두 개의 안경. 평소쓰는 안경과 노안렌즈가 장착된 안경
어제 서울 압구정1동 성당에 혼배 미사를 다녀왔습니다. 전에 있었던 본당의 청년 한 명이 결혼을 한다고 해서 축하를 하고 왔지요. 주례신부님과 함께 미사를 봉헌하는데, 미사 말미에 주례신부님께서 신랑과 신부를 위해 한 마디를 해달라는 부탁을 합니다. 생각지도 않았던 말에 순간적으로 당황했습니다. 그리고 마이크를 잡는데 왜 이렇게 떨리던 지요. 제 앞에 있는 신랑 신부도 전혀 긴장을 하지 않는데, 갑작스러운 일에 가슴이 떨리면서 제대로 말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사실 저는 지금 말로 먹고 살고 있습니다. 성당, 단체, 회사, 방송국 등으로 가서 강의를 자주 합니다. 그리고 단 한 번도 떨면서 강의를 했던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강의하는 것을 즐겼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제는 왜 그랬을까요?
바로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강의를 하기 위해 강의록을 만들고, 이 강의록을 읽어보면서 몇 시간씩 스스로 연습을 하며 준비합니다. 하지만 어제는 전혀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어난 일이라 순간적으로 당황하고 긴장해서 제대로 말하지 못했던 것이지요.
준비가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낍니다. 문득 늘 깨어 준비하라는 예수님 말씀이 기억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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