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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0월 24일 연중 제30주간 월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1-10-24 조회수655 추천수12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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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4일 연중 제30주간 월요일-루카 13장 10-17절

 

“여인아, 너는 병에서 풀려났다.”

 

<우리 삶의 중심>

 

 

    아이들이나 형제들과 운동을 할 때 마다 겪는 일입니다. 나이를 좀 생각해서 적당히 살살 무리하지 말면서 운동을 해야 될 텐데, 그게 또 쉽지 않습니다. 즐기자고 하는 운동인데, 져도 그만 이겨도 그만인데, 하다보면 그것도 아닙니다. 강한 승부욕과 오기가 발동하면서 어떻게 해서든 반드시 이겨야 직성이 풀립니다. 그러다보면 무리를 하고 오버를 하게 되지요.

 

    언젠가 한 아이와 몸싸움까지 하면서 볼을 서로 차지하려고 기를 쓸 때였는데, 어느 순간 온 몸이 공중에 붕 떴다 느꼈는데, 심한 충격과 함께 바닥으로 넘어졌습니다. 몸이 유연한 아이는 툴툴 털고 일어났지만, 저는 허리 부분에 심한 통증과 함께 들것에 실려서 운동장 밖으로 나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 며칠 허리를 제대로 펴지도 못하고 제대로 걷지도 못하면서 한의원으로 통원치료를 다녀야 했습니다. 그때 제대로 한 가지 느낀 것이 있었습니다.

 

    허리의 중요성! 허리가 온전치 못하다보니 걷기도 힘들고, 물건을 들기도 힘들었습니다. 양말 하나 신는 것, 신발 신는 것까지 힘들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그냥 드러누워 있게만 되더군요. 만사가 귀찮았습니다. 결국 허리를 제대로 쓰지 못하다보니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습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여인이 그랬습니다. 그녀는 열여덟 해 동안이나 병마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허리 부분의 병이었습니다. 얼마나 통증이 심했던지 허리가 완전히 굽어 몸을 조금도 펼 수가 없는 상태였습니다.

 

    거의 90도로 휜 허리로 뭘 할 수가 있었겠습니까? 늘 주변 사람들에게 민폐만 끼쳤겠지요. 정말 다른 사람처럼 똑바로, 당당히 한번 서고 싶은데, 남의 눈 의식하지 않고 씩씩하게 대로변을 걷고 싶은데, 이런 상태로 살아봐야 뭐하나, 하면서 살아온 햇수가 18년이었습니다.

 

    이런 여인의 고통을 눈여겨보신 예수님께서 그 여자를 당신 가까이로 부르십니다. 그 여인에게 손을 얹어 안수하십니다. 그러자 그 여자가 즉시 똑바로 일어서서 하느님을 찬양하게 됩니다.

 

    은혜롭게도 예수님께서는 그녀 삶의 중심, 그녀의 허리가 되어주십니다. 예수님께서 든든한 삶의 지주가 되어주시니 더 이상 끔찍한 통증도, 악몽 같던 18년 세월도 다 지나가 버렸습니다.

 

    여인은 이제 누구를 중심으로 삼고 살아가야 하는지를 잘 알게 되었습니다. 끔찍한 병고의 세월을 거두어가시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치유의 은총을 베풀어주신 예수님만이 인생의 마지막 보루요 희망이란 사실을 명확히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오늘 우리에게도 똑바로 서기를 바라십니다. 당당하게 살아가기를, 온전하고 충만한 삶을 영위하기를 원하십니다. 다른 어떤 것, 그 누구도 아닌 예수님만이 우리 삶의 중심이요 기초임을 기억하라고 요구하고 계십니다.

 

    18년 세월 동안 병마에 시달려온 여인이 말끔히 치유 받는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우리의 하느님은 아무리 오래되고 깊은 상처라 할지라도 깔끔하게 치유시켜주신다는 것을 믿습니다. 우리의 하느님은 아무리 망가지고 허물어진 우리라 할지라도 언젠가 반드시 원상복귀, 혹은 완벽한 ‘리모델링’을 해주시리라 확신합니다.

 

    오늘도 우리의 고통 속에서 선을 이끌어내시는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때로 우리가 겪게 되는 죽음과도 같은 고통의 순간에도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아파하시면서 치유의 길에 동반해주심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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