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찬 신부와 함께하는 수요묵상
그때에 22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으로 여행을 하시는 동안, 여러 고을과 마을을 지나며 가르치셨다. 23그런데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주님, 구원받을 사람은 적습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24“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써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사람이 그곳으로 들어가려고 하겠지만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25집주인이 일어나 문을 닫아버리면, 너희가 밖에 서서 ‘주님, 문을 열어주십시오.’ 하며 문을 두드리기 시작하여도, 그는 ‘너희가 어디에서 온 사람들인지 나는 모른다.’ 하고 대답할 것이다. 26그러면 너희는 이렇게 말하기 시작할 것이다. ‘저희는 주님 앞에서 먹고 마셨고, 주님께서는 저희가 사는 길거리에서 가르치셨습니다.’ 27그러나 집주인은 ‘너희가 어디에서 온 사람들인지 나는 모른다. 모두 내게서 물러가라, 불의를 일삼는 자들아!’ 하고 너희에게 말할 것이다.
28너희는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과 모든 예언자가 하느님의 나라 안에 있는데 너희만 밖으로 쫓겨나 있는 것을 보게 되면,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 29그러나 동쪽과 서쪽, 북쪽과 남쪽에서 사람들이 와 하느님 나라의 잔칫상에 자리 잡을 것이다. 30보라, 지금은 꼴찌지만 첫째가 되는 이들이 있고, 지금은 첫째지만 꼴찌가 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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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서는 오늘 복음에 대해 ‘구원과 멸망’이라는 소제목을 달아놓았습니다. 첫 구절에 나오는 것처럼, 예수님께서 여러 고을을 여행하시면서 가르치셨다는 말씀을 토대로 복음관상을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삶의 자세 또는 영적 여정에 대한 가르침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묵상하는 것이 더 유익하겠습니다.
먼저 알아들어야 할 대목은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써라.’라는 말씀입니다. 이 말씀이 무슨 의미인지 그리고 이어지는 구절에서는 많은 사람이 그 문으로 들어가려고 하기는 하지만 실패한다고 하십니다. 처음부터 관심조차 없다는 이야기가 아닌 것입니다. 각자 처해 있는 상황과 결부 지어 많은 생각을 떠올릴 수 있겠습니다.
다음으로 알아들어야 할 것은 ‘집주인이 문을 닫아버린다.’는 사실입니다. 이 말은 또 무슨 의미인지 나름대로 생각을 통해 길어 올리는 영적 유익함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덧붙여 ‘주님 앞에서 먹고 마셨고, 주님께서는 자기들이 사는 길거리에서 가르치셨다.’고 하는 대목도 눈여겨봐야 하겠습니다. 우리의 신앙생활 또는 영적 여정과 관련하여 중요한 점을 지적하고 계신 듯하기 때문입니다.
끝으로 ‘지금은 꼴찌지만 첫째가 되는 이들이 있고, 지금은 첫째지만 꼴찌가 되는 이들이 있을 것’이라고 하신 말씀도 깊게 새겨들어야 하겠습니다.
이런 묵상을 할 땐 늘 그러하긴 하지만, 필히 자신의 상황이나 처지 또는 자신의 모습과 관련지어 말씀을 이해하고 알아들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할 때 영적 깊이에까지 도달한 깊은 생각을 통해 자신의 삶과 존재가 변화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유시찬 신부(예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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