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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길’과 ‘일’ - 10.27.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1-10-27 조회수432 추천수4 반대(0) 신고

2011.10.27 연중 제30주간 목요일 로마8,31ㄴ-39 루카13,31-35

 

 

‘길’과 ‘일’

 

‘길 위의 신부님, 다시 길을 떠나다.’ 라는문 정현 신부님의 책 제목이 생각납니다.

신부님뿐 아니라 믿는 우리들 역시 ‘길 위의 사람들’입니다.

길에서 나서 길을 가다가 길 위에서 죽게 될 길 위의 우리들입니다.

여기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오늘은 ‘길’과 ‘일’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중요한 말은 한 글자라는 데 ‘길’과 ‘일’이 그러합니다.

하느님 목표를 향한 우리의 길이지만 똑같은 길은 하나도 없습니다.

각자 제 고유의 길을 따라 하느님께 갑니다.

 

그냥 가는 길이 아니라 일하며 가는 길입니다.

길을 잃어 방황이요 길이 막혀 좌절입니다.

역시 일을 잃어 방황이요 일이 없어 좌절입니다.

 

일하는 노후가 최고의 복지라고 합니다.

길 없어도 살 수 없듯이 일 없어도 살 수 없습니다.

길과 일은 함께 갑니다.

 

오늘 복음의 주님의 말씀 안에서 길과 일의 주제가 선명히 드러납니다.

“보라, 오늘과 내일은 내가 마귀를 쫓아내며 병을 고쳐주고,

 사흘째 되는 날에는 내 일을 마친다.

 그러나 오늘도 내일도 그다음 날도 내 길을 계속 가야한다.

 예언자는 예루살렘이 아니 다른 곳에서 죽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하느님의 도성, 예루살렘을 목표로 한 예수님의 길이 분명히 드러납니다.

당신의 일을 수행하시며 마지막 까지 당신의 길에 항구하셨던 주님이십니다.

저절로 길과 일이 아닙니다.

 

끊임없이 찾아야 발견되는 길이요 일입니다.

끊임없이 찾아야 길눈도, 일눈도 밝아져 길도 일도 계속 발견됩니다.

찾지 않고 무기력하게 안주하다보면 길도, 일도 묻혀 사라집니다.

 

순교로 마감한 예수님이나 사도 바오로의 길은 참 파란만장했습니다.

우리의 길 역시 순탄대로만은 아닙니다.

마지막 최종 목적지 예루살렘에서

예수님의 좌절과 슬픔은 그대로 하느님의 좌절과 슬픔을 반영합니다.

 

하느님의 마음에 정통했던 예수님과 사도 바오로였습니다.

“예루살렘아, 예루살렘아!… 내가 몇 번이나 너의 자녀들을 모으려고 하였던가?

 그러나 너희는 마다하였다.”

 

예루살렘의 좌절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어나

끝까지 당신의 일을 하시며 십자가의 길에 항구하셨던 주님이셨습니다.

 

길 위의 사람들에게 고독은 필수입니다.

함께하는 여정이지만 결국은 혼자입니다.

영원히 함께 하시는 길벗인 주님이 위로와 평화, 힘의 원천입니다.

 

다음 사도 바오로의 고백을 통해

그의 인생 길 위에서의 시련과 고독이 얼마나 깊었는지 깨닫게 됩니다.

“무엇이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갈라놓을 수 있겠습니까?

환난입니까? 역경입니까? 박해입니까? 굶주림입니까? 헐벗음입니까?위험입니까? 칼입니까?

…우리는 우리를 사랑해주신 분의 도움에 힘입어이 모든 시련을 이겨내고도 남습니다.

나는 확신합니다.

죽음도, 삶도, 천사도, 권세도, 현재의 것도, 미래의 것도, 권능도,

저 높은 곳도, 저 깊은 곳도, 그 밖의 어떠한 피조물도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에게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에서우리를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

사도 바오로에게 이런 그리스도의 사랑이,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이

백절불굴의 힘의 원천이자 위로와 평화의 원천이었음을 봅니다.

 

영원한 도반이신 주님의 사랑 있어온갖 시련과 역경 중에도 길 위의 삶에 항구할 수 있습니다.

정주의 삶을 사는 우리 수도승들도 매일 평생 하느님의 일에 충실하면서

일과표 궤도의 길을 따라 하느님께 갑니다.

 

좋으신 주님은 오늘도 길벗이 되시고자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에게 오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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