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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에 대한 짧은 생각] 20111029
작성자김용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1-10-29 조회수302 추천수0 반대(0) 신고
2011년 10월 29일 연중 제30주간 토요일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4,1.7-11

예수님께서 어느 안식일에 바리사이들의 지도자 가운데 한 사람의 집에 가시어 음식을 잡수실 때 일이다. 예수님께서는 초대받은 이들이 윗자리를 고르는 모습을 바라보시며 그들에게 비유를 말씀하셨다.

“누가 너를 혼인 잔치에 초대하거든 윗자리에 앉지 마라. 너보다 귀한 이가 초대를 받았을 경우, 너와 그 사람을 초대한 이가 너에게 와서, ‘이분에게 자리를 내 드리게.’ 할지도 모른다. 그러면 너는 부끄러워하며 끝자리로 물러앉게 될 것이다.

초대를 받거든 끝자리에 가서 앉아라. 그러면 너를 초대한 이가 너에게 와서, ‘여보게, 더 앞자리로 올라앉게.’ 할 것이다. 그때에 너는 함께 앉아 있는 모든 사람 앞에서 영광스럽게 될 것이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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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부끄러워하며 끝자리로 물러앉게 될 것이다."


오늘 복음의 내용은 사건이 아닙니다. 예수님이 기적을 베푸신 것도 아니고, 예수님의 말씀이 선포되는 자리도 아닙니다. 그저 어느 바리사이의 집에 가시어 음식을 드실 때 풍경을 두고 예수님이 하신 말씀이 복음의 내용입니다.

예수님의 말씀 속에 담긴 내용은 예수님 눈 앞에서 벌어지는 사람들의 지극히 평범한 모습에서 시작되는 가르침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초대받은 이들이 윗자리를 고르는 모습을 바라보시며 그들에게 비유를 말씀하셨다.


윗자리를 고르는 사람들의 모습은 그들이 초대받았다는 가치에서부터 출발합니다. 그 자리를 나누는 기준이 무엇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초대를 받았다는 것은 평범함에서 한 층 올라섰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 불확실한 기준으로 사람은 자신의 가치를 가늠해봅니다.

초대한 사람과 초대받은 사람은 둘 관계에서는 절대적인 가치를 지닙니다. 그러나 초대 받은 사람이 다수라면 사람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가치가 아닌 서로가 지닌 가치에 의해 평가되는 불편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집중하는 것은 그 중에서도 윗자리입니다.


예수님은 이 사람들의 모습을 보시며 한 가지 예를 들어 이야기를 꺼내십니다.


"누가 너를 혼인 잔치에 초대하거든 윗자리에 앉지 마라."


우리에게 처세술처럼 들리는 예수님의 말씀에 배경이 되는 것은 혼인 잔치입니다. 혼인 잔치의 주인공은 두말할 필요 없이 신랑과 신부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 잔치에서 윗자리를 차지한다는 것은 왠지 어울리지 않는 생각과 행동으로 보입니다. 그들이 온 이유는 물론 축하하기 위해서이지만 자리를 차지하는 모습은 분명히 축하하는 것과는 다른 문제로 등장합니다. 초점은 바뀌었고 자리를 차지한 사람은 자신의 가치를 놓고 저울 위에 서게 됩니다. 그리고 그 가치는 곧장 초대한 사람에 의해서 평가되고 맙니다.


혼인의 의미나 축하는 사라지고 나는 어떤 가치의 사람인가가 그의 모든 관심사가 되어 버립니다. 그러나 실제 자리에서 그는 자신 나름의 평가기준과는 전혀 다른 상황을 만납니다. 그는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매길 수 없는 처지가 된다는 것입니다.


"누가 너를 혼인 잔치에 초대하거든 윗자리에 앉지 마라. 너보다 귀한 이가 초대를 받았을 경우, 너와 그 사람을 초대한 이가 너에게 와서, ‘이분에게 자리를 내 드리게.’ 할지도 모른다. 그러면 너는 부끄러워하며 끝자리로 물러앉게 될 것이다.

초대를 받거든 끝자리에 가서 앉아라. 그러면 너를 초대한 이가 너에게 와서, ‘여보게, 더 앞자리로 올라앉게.’ 할 것이다. 그때에 너는 함께 앉아 있는 모든 사람 앞에서 영광스럽게 될 것이다."



예수님의 말씀은 보이는 그대로 처신하면 우리를 더 높게 만들어 주는 지침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것이 우리를 한 껏 더 높여줄 것 같은 법칙이나 규칙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가르침 이전에 우리는 자신의 자리를 나름대로 평가하고 행동하려는 이기적인 모습에 대해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안식일은 하느님의 날입니다. 그 날의 주인은 안식일의 주인이신 하느님이시므로 우리에게 높고 낮은 자리는 의미가 없는 날이어야 합니다. 혼인잔치에서 조차 마찬가지입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서로의 자리를 견주고 윗자리를 차지하려는 시도에서 차라리 지혜롭기라도 하라고 예수님은 가르치고 계십니다.


우리에게 오늘 복음은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겸손하라는 행동강령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사실 그 안에 숨어 있는 가르침은 모든 상황에서 진정 자신의 가치를 판단하는 것은 자신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두라는 말씀이기도 하고, 안식일의 주인이신 하느님의 아들이신 당신이 이 모든 상황을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 알려주시는 가르침이기도 합니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혹시 자신을 높이느냐 낮추느냐가 인생의 처세술이나 가르침으로 느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자신을 높이는 이는 그럴지 몰라도 자신을 낮추는 이가 낮추는 척이거나 겸손한 척한다고 생각한다면 모든 가르침은 어그러지고 말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낮추는 이란 모든 이 앞에서 자신을 평가하고 가늠하지 않는 근본에 충실한 사람을 말합니다. 안식일은 하느님이 주인이심을 알고, 혼인잔치에 주인공은 신랑 신부임을 아는 사람이 어느 자리에 앉는가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아들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어느 자리에 가서 높은 자리를 확인하고는 낮은 자리를 노리는 어리석은 사람으로 복음을 알아듣는 무서운 사람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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