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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0월 31일 야곱의 우물- 루카14,12-14 묵상/ 잊을 수 없는 국수잔치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1-10-31 조회수409 추천수4 반대(0) 신고
잊을 수 없는 국수잔치

그때에 12예수님께서 당신을 초대한 바리사이의 한 지도자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점심이나 저녁 식사를 베풀 때, 네 친구나 형제나 친척이나 부유한 이웃을 부르지 마라. 그러면 그들도 다시 너를 초대하여 네가 보답을 받게 된다.
 
13네가 잔치를 베풀 때에는 오히려 가난한 이들, 장애인들, 다리저는 이들, 눈먼 이들을 초대하여라. 14그들이 너에게 보답할 수 없기 때문에 너는 행복할 것이다. 의인들이 부활할 때에 네가 보답을 받을 것이다.”
 
 
 
 
◆제 어머니는 국수를 참 잘 만드십니다. 특히 칼국수와 멸치국수는 일품입니다. 그날도 어머니는 국수를 만드셨습니다. 그런데 다른 날보다 훨씬 많은 그릇을 준비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머니께 “아니 그 많은 국수를 누가 다 먹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어머니는 “친척들이 오실 거란다.”라고 하셨지만 “그래도 너무 많은 것 같은데…” 하자 어머니께서는 빙그레 웃으시면서 “더 드실 분들이 있지.” 하셨습니다.
 
어머니는 오랫동안 전세를 사신 후 정말 간신히 집을 마련하셨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어머니는 집을 장만하시고 2년 후에 비로소 국수잔치로 집들이를 하신 것이었습니다. 오붓한 마당에서 친척들이 국수를 얼추 다 드신 후 어머니는 대문을 활짝 열고 지나가는 동네 사람들과 행인들에게 국수를 대접하셨습니다. 정말 다양한 분들이 들어오셔서 국수를 드시고 기쁘게 가셨습니다. 그리고 그분들 모두 저희 가정에 복을 빌어주셨습니다. 그 후로도 그런 국수잔치는 종종 있었습니다.
 
저는 아직 젊은데 지금까지 참 다양한 잔치에 초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잔치에 초대받을 때마다 어머니의 국수잔치가 그립습니다. 아마도 그 잔치가 제 기억 속에 가장 훌륭해서가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예수님께서는 잔치를 베풀 때 보답 받을 수 없는 가난하고 소외당하는 이들을 초대하라 하십니다. 그러면 행복할 거라 하십니다. 왜 그럴까요? 그것은 어느 누가 되었든지 아무런 이해관계 없이 그 순간을 함께할 때 사람, 사건, 상황들이 그 자체로 온전해지고 충만해지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바로 하늘나라의 잔치가 그렇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조건 없는 당신 사랑의 잔치에 세상의 모든 자녀가 한 사람도 빠짐없이 참석하기를 바라십니다. 하지만 그분의 자녀들인 우리가 그 잔치에 초대받은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미리 구분해 놓습니다. 하늘나라 잔치의 주최자도 아니면서도 말입니다.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듯 분명 땅에서 열린 천국의 잔치가 하느님 나라의 잔치로 이어질 것은 자명하다 하겠습니다.

 

한기철 신부(성바오로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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