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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Amen!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1-11-01 조회수792 추천수14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2011년 모든 성인 대축일 - Amen!

 


 

하늘나라의 백성들은 다 같은 영광과 행복을 누리며 살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하늘에서 빛나는 것들, 해와 달 그리고 별들이 다 같은 밝기의 빛을 내는 것이 아닌 것처럼 하늘나라에서도 모든 사람들이 다 같은 영광을 누리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사람들에게 아주 작은 계명이라도 어기도록 가르치는 사람은 하늘나라에서 가장 작은 사람 취급을 받을 것이라 하셨습니다. 비록 살면서 큰 계명은 어기지 않아 하느님나라 들어간다 할지라도 작은 계명까지 다 지키지 못하였기에 작은 사람 취급받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어찌 성모님과 같은 영광을 바랄 수 있겠습니까?

따라서 신앙인들은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하늘나라에서 한 번 정해지면 영원히 지속되는 것이기에, 더 큰 영광을 목표로 삼고 살아야합니다.

 

그렇다면 하늘나라에서 가장 큰 영광을 누리며 사는 이들은 누구일까요? 바로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모든 성인들입니다. 영광과 행복이란 하느님께서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주시는 선물입니다. 그렇다면 성인들처럼 하느님께 사랑받는 길은 무엇일까요?

얼마 전에 한 비신자 부모님이 자녀 둘을 이끌고 상담을 하자며 저를 찾아왔습니다. 둘 다 고등학생 남자 아이들이었는데 아이들이 워낙 속을 썩여서 신부님의 말씀을 듣고자 찾아왔다는 것입니다.

그 중 가장 큰 문제는 고 2짜리 형이었는데, 그 아이는 학교를 안 간다는 것이었습니다. 말로는 학교 간다고 하고 밖에서 놀다 들어오고 또 학교까지 데려다 주어도 2교시를 못 버티고 나와 버린다는 것입니다. 선생님이 공부를 안 해도 좋으니 학교 마치는 시간까지만 붙어있어 달라고 아무리 애원해도 선생님 말을 무시한다는 것입니다. 얼마 전에는 학교 안 가고 PC방에서 돈까지 훔치려다 아저씨에게 혼이 나고 부모님이 불려가기도 하였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더 부모님을 화나가 하는 것은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아무리 물어보아도 전혀 입을 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냥’ 그랬다는 것입니다. 보고 있던 저도 답답했습니다.

재밌는 것은 학교에는 안 가면서 자퇴는 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그 아이의 친구들도 모두 자퇴한 학생들이었는데 선생님과 부모님이 그러려면 차라리 자퇴를 하라고 해도 자퇴만은 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저는 그 원인을 알 수 없었습니다.

나중에서야 그 원인을 알았는데 그 아이가 사귀는 자퇴한 여자 친구가 그 아이에게 자퇴만은 하지 말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이 아이는 어떤 누구의 말은 안 들어도 여자 친구의 말은 듣고 따르려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난 네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라고 하는 노래가사처럼 사랑을 얻기 위해서는 상대가 바라는 것을 해 주는 수밖에 없습니다. 신앙이 없는 가족이었기에 신앙적으로 접근하기는 어려웠고, 결국 이 아이의 마음을 바로잡는 길은 이 아이가 좋아하고 있는 여자 친구를 먼저 설득하여 좋은 충고를 해 주도록 하는 방법이 제일 좋아보였습니다.

 

사람들의 낮은 수준의 사랑에서도 상대의 맘에 들기 위해 그 사람 말이면 하기 싫은 것도 하려고 하는데, 하물며 우리가 하느님의 말씀에야 얼마나 잘 순종해야겠습니까?

예수님은 당신의 계명을 잘 지키는 사람이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하십니다. 결국 하느님께 사랑받는 성인들이란 하느님의 뜻을 항상 "Amen!"하며 잘 따른 사람들이었습니다.

성자께서 먼저 인류 구원을 위해 세상에 내려가기를 원하시는 아버지께 ‘Amen’ 하셨고, 성모님께서도 구원자의 어머니가 되기 위해 아드님과 함께 모든 고통을 감수해야 하지만 ‘Amen’ 하시며 그리스도를 잉태하셨습니다.

아담과 하와가 하느님의 말씀에 불순종하여 하느님의 은총과 복을 잃게 된 것과는 반대로, 예수님과 성모님은 당신들 앞에 놓인 십자가 앞에서 언제나 Amen 하셨던 분들이고 성인들은 이 분들의 정신을 이어받아 주님의 뜻에 항상 Amen 하며 사셨던 분들입니다.

 

'Amen!'하기 위해 필요한 유일한 덕이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겸손’입니다. 성인들의 겸손은 우리를 놀라게 합니다.

하루는 아우구스띠노 성인이 볼일이 있어서 한 제자를 불렀습니다. “이보게, 레이나.” 스승이 부르는데도 레이나는 대답이 없습니다. 옆방에 분명히 있는 것 같은데 응답이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거듭해 불러보았지만 여전히 응답이 없습니다. 아우구스띠노는 슬며시 부아가 치밀었습니다. “이 녀석이...” 그는 옆방 문을 신경질적으로 열어젖혔습니다. 순간, 그는 “아차.”하고 뉘우쳤습니다. 레이나는 무릎을 꿇고 앉아 하느님께 간절한 기도를 드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너무도 간절히 기도에 몰두하고 있다 보니 스승의 부르는 소리를 듣지 못했던 것입니다. 아우구스띠노 성인은 부끄러워 몸 둘 바를 몰랐습니다. 그 기도가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그는 제자에게 간청했습니다.

“너의 발로 내 목을 밟고 서서 ‘교만한 아우구스띠노야, 교만한 아우구스띠노야, 교만한 아우구스띠노야' 이렇게 세 번 소리쳐다오.”

 

아담과 하와가 교만으로 불순종했다면, 그리스도와 마리아는 겸손으로 순종하신 분들입니다. 따라서 겸손하지 않으셨던 성인은 있을 수 없습니다. 예수님도 당신 제자들이 겸손해지도록 교육하셨습니다. 이는 베드로를 교회의 수장으로 만들기 위해 예수님께서 그를 교육하신 경우를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그 분의 교육은 베드로를 머리 숙이게 하는 것 밖에는 없었습니다.

첫 물고기를 많이 잡는 기적 때에는 베드로가 드디어 자신이 죄인임을 느끼고 예수님께 떠나가 주실 것을 청합니다. 자신이 죄인임을 고백하는 베드로에게 예수님은 물고기가 아닌 ‘사람’잡는 어부가 되게 하시겠다고 하십니다.

교회의 수장이 되고 하느님나라의 열쇠를 부여받은 베드로가 교만해져서 예수님이 돌아가셔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을 때, 예수님은 그에게 ‘사탄!’이라고 하십니다. 왜냐하면 교만해져서 하느님이 아닌 자신의 생각을 먼저 하기 때문이었습니다.

또한 풍랑이 일어 배가 가라앉게 생겼을 때 베드로는 예수님을 깨우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바다에서는 자기가 최고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베드로가 겸손해져서 자신 안에 있는 예수님을 깨울 때까지 기다리십니다. 드디어 베드로가 예수님께 도움을 청하고 예수님은 한 마디로 풍랑을 잠잠하게 하십니다. 베드로는 자신의 힘으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존재임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나 그것으로도 모자랍니다. 베드로는 물위를 걷게 되기까지 겸손해졌지만 큰 바람이 몰려오는 것을 보고는 겁을 집어먹고 의심하게 됩니다. 의심하게 된다는 것은 교만해져서 하느님이 아닌 자신을 믿게 된다는 뜻입니다. 아담과 하와가 하느님이 아닌 자신들을 믿게 되어서 선악과를 따먹고 그렇게 죄가 시작된 것입니다.

베드로는 드디어 스스로 완전해 진 것으로 생각하고 다른 사람이 다 주님을 떠나도 자신은 목숨을 걸고 예수님을 지킬 것을 장담합니다. 그러나 유다가 한 번 배반한 그 밤에 베드로는 세 번씩이나 예수님을 배반하게 됩니다.

베드로는 이 사건이 있은 후 닭소리만 들으면 눈물을 흘려서 눈물 골이 얼굴에 파였다고 합니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이후에 갈릴레아 호수에서 밤새 고기를 잡았지만 한 마리도 못 잡았습니다. 그런데 멀리서 오른쪽에 그물을 치라는 말에 그냥 순종합니다. 그래서 그렇게 많은 물고기가 잡히게 됩니다. 그리고 요한에 의해서야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예수님임을 알게 됩니다. 이젠 예수님만이 아닌 어떤 누구에게도 순종할 수 있는 겸손이 생겼다는 뜻입니다.

그렇게 겸손해 졌을 때, 예수님은 당신의 양떼를 베드로에게 맡기십니다.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당신의 양떼를 잘 돌보지 않을 텐데, 사랑은 곧 낮아짐이기 때문에 자신의 양들을 맡길 베드로를 완전하게 겸손하게 만들고 싶으셨던 것입니다.

이렇게 베드로는 가장 사랑받는 이가 되었고 하늘에서도 성인 중의 성인이 되셨습니다. 예수님은 우리도 삶을 통하여 항상 겸손해지라고 가르치십니다. 우리는 성인이 되기 위해 그 삶의 가르침을 따라 항상 주님의 뜻에 겸손되이 'Amen' 할 수 있도록 훈련을 하며 살아야겠습니다.

 

 

<주여 임하소서>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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