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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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름다운 삶 - 11.2,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1-11-02 조회수423 추천수6 반대(0) 신고

2011.11.2 수요일 위령의 날 지혜4,7-15 로마6,3-9 마태25,1-13

 

 

아름다운 삶

 

제 집무실 창밖의 단풍잎들이 유난히 곱습니다.

인생 사계를 치열히, 성실히 살았을 때의 노년의 아름다움을 상징합니다.

단풍의 그 장엄한 아름다움은 봄꽃들의 아름다움에 비할 바가 아닙니다.

 

11월 위령성월의 어제 첫날 모든 성인의 대축일에 이어

오늘은 세상을 떠난 모든 연옥영혼들이

하루속히 하느님 나라로 들어갈 수 있도록

기도하며 미사를 봉헌하는 날입니다.

교회는 모든 성인의 대축일인 11.1일부터 8일까지

경건한 마음으로 묘지를 방문하고,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해 기도할 것을 권고합니다.

 

예전 뉴튼 수도원에 잠시 머물 동안 마음이 착잡할 때 찾았던 곳이

수도원 묘지였고 갈 때마다 마음의 평화와 고요를 찾았습니다.

푸른 잔디로 덮여있는 무덤들이 마치

하느니 품 안에 고이 잠든 영혼들 같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

저절로 흘러나온 오늘 화답송 후렴입니다.

언젠가 어느 분의 묘지명을 청했을 때

일언지하에 권했던 위의 시편 구절입니다.

치열하게 살았을 때 안식의 평화입니다.

미사경문 중 제가 위령미사가 아닌 때도 붙여 읽은 기도문이

큰 위로와 희망이 됩니다.

 

“-저희 눈에서 눈물을 다 씻어주실 그때에

하느님을 바로 뵈오며

주님을 닮고

끝없이 주님을 찬미 하리이다.”

 

죽음은 즉시 삶과 직결됩니다.

죽음 있어 삶이 얼마나 소중한 선물임을 압니다.

잘 살아야 주님과의 복된 만남의 선종입니다.

 

죽음에 대한 묵상은 모든 환상을 거둬내고

오늘 지금 여기의 삶에 집중하게 합니다.

주님 주신 선물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하게 됩니다.

아름다운 삶에 아름다운 죽음이요 거룩한 삶에 거룩한 죽음입니다.

 

 

하느님 중심의 삶입니다.

 

시종여일 이렇게 하느님 중심의 삶을 살아야

아름다운 삶에 아름다운 죽음입니다.

복음의 슬기로운 다섯 처녀가 바로 여기에 해당됩니다.

매일미사 책에 소개되어 있는

평범한 짧은 글귀가 새롭게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슬기로운 처녀는 삶의 중심을 주님께 두고 사는 사람들이다.’

 

하느님이 그 삶의 중심이 될 때 방황하거나 흔들리지 않습니다.

세월의 풍화작용에도 불구하고 영혼은 늘 별처럼 빛납니다.

오늘 지혜서가 가리키는 의인들은 바로 슬기로운 처녀 같이

하느님 중심의 삶을 살았던 이들입니다.

 

영예로운 나이는 장수로 결정되지 않고 살아 온 햇수로 셈해지지도 않습니다.

사람에게는 예지가 곧 백발이고, 티 없는 삶이 곧 원숙한 노년입니다.

시종일관 하느님을 중심한 삶일 때

은총과 자비가 주어지고 예지와 티 없는 삶의 아름다운 인생입니다.

 

하느님을 찬미하는 삶입니다.

 

끊임없는 하느님 찬미가 하느님 중심의 삶을 강화해줍니다.

참 기쁨과 참 행복도 끊임없는 하느님 찬미에서 옵니다.

 

‘기도하고 일하라’라는 수도가훈에 따라

하느님 찬미의 기도를 우선하는 우리들입니다.

분도 성인도 ‘그 무엇도 하느님의 일보다 앞세우지 마라.’ 하시며

하느님 찬미에 전념할 것을 간곡히 권합니다.

 

“야훼님 찬양하라 내 영혼아 한평생 주님을 찬미하라.

이 생명 다하도록 내 하느님 기리리라.”

 

“야곱의 하느님이 그의 구원이신 자,

그의 희망, 야훼 하느님이신 자는 복되어라.”

아침 위령성무일도 마음에 와 닿은 시편구절입니다.

 

한 평생, 이 생명 다하도록 하느님을 찬미할 때

저절로 하느님 중심의 슬기로운 삶입니다.

찬미의 기쁨, 찬미의 아름다움입니다.

하여 평생을 하느님 찬미에 목숨 걸고 사는 여기 수도승들입니다.

 

깨어있는 삶입니다.

 

하느님 찬미가 깨어있게 하고 깨어 있을 때 찬미입니다.

찬미와 깨어있음은 함께 갑니다.

깨어있음의 수련에 끊임없이,

평생, 매일, 규칙적으로 바치는 성무일도보다 더 좋은 것은 없습니다.

 

찬미할 때 깨어있게 하고 오늘 지금 여기에 집중하여

부활하신 주님과 함께 새로운 삶을 살게 합니다.

바로 오늘 복음의 슬기로운 처녀들이 그러했습니다.

깨어 ‘사랑의 기름’ 가득 든 영혼의 등불 켜들고 준비하고 있다가

하늘나라 잔치에 입장한 슬기로운 처녀들입니다.

반면 깨어 준비된 삶을 살지 못했던 어리석은 처녀들은

간절히 입장을 애원했지만 거절됩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너희를 알지 못한다.”

 

깨어있는 삶을 통해 주님과의 친교요 서로간의 앎도 깊어집니다.

주님은 오늘 복음의 비유를 통해

우리 모두 깨어 있는 삶을 살 것을 촉구하십니다.

“그러니 깨어 있어라. 너희가 그 날과 그 시간을 모르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삶에 아름다운 선종의 죽음입니다.

 

하느님 중심의 삶일 때 아름답습니다.

하느님 찬미의 삶일 때 아름답습니다.

오늘 지금 여기 깨어 살 때 아름답습니다.

 

주님은 깨어 준비하며 아름답게 살다가

하늘나라 미사잔치에 참석한 우리 모두에게 풍성한 은총을 내려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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