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 15,1-10
주님을 기쁘게 해 드리십시오
고해성사를 볼 때마다 의지가 참으로 약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같은 고백을 반복하기 때문입니다. 진정으로 뉘우치고 결심했다면 같은 잘못을 범하지 말아야 할텐데 성찰해 보면 여전히 약점을 드러내고 맙니다. 그래서 늘 고해 신부님 앞에 얼굴을 붉힙니다. 때로는 모르는 신부님께 고해를 하고 싶기도 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넘어짐을 통해서 하느님의 은총이 없이는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구나! 돌아보게도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 때문에 하느님의 천사들이 기뻐한다.”(루가15,10) 하시며 죄인의 회개를 촉구하십니다. 의인 아흔 아홉도 소중하지만 죄인 하나도 결코 그 소중함이 덜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죄인이 회개하면 기쁨이 더합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죄인 하나가 바로 나라면 기회를 주시는 것에 얼마나 고마워해야 하는지요? 그 은총이 너무나 큽니다.
예수님께서 매달린 십자가 옆의 두 강도 중 하나는 구원되었습니다. 그는 서둘러 회개하였습니다. 죽음을 앞둔 순간이었지만 옆에 계신 예수님께 “예수님, 선생님의 나라에 들어가실 때 저를 기억해 주십시오.”(루가23,42)하고 간절히 청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으로부터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루가23,43)라는 대답을 얻어냈습니다. 그러므로 “회심의 노력이나 기간은 죽는 순간까지 항구해야 합니다”(시리아의 성 이사악).
못된 행실을 버리고 돌아서는 모습을 주님은 반기십니다. 베드로사도는 말합니다. “어떤 이들은 미루신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주님께서는 약속을 미루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여러분을 위하여 참고 기다리시는 것입니다. 아무도 멸망하지 않고 모두 회개하기를 바라시기 때문입니다”(2베드3,9). 이사야는 “만나 뵐 수 있을 때에 주님을 찾아라. 가까이 계실 때에 그분을 불러라. 죄인은 제 길을, 불의한 사람은 제 생각을 버리고 주님께 돌아오너라. 그분께서 그를 가엾이 여기시리라. 우리 하느님께 돌아오너라. 그분께서는 너그러이 용서하신다.”(이사55,7)고 말합니다.
요엘 예언자도 “옷이 아니라 너희 마음을 찢어라. 주 너희 하느님에게 돌아오너라. 그는 너그럽고 자비로운 이 분노에 더디고 자애가 큰 이 재앙을 내리다가도 후회하는 이다.”(요엘2,12-13)고 말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더욱이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러 왔다.”(루가5,32)고 말씀하십니다. 따라서 부끄럼 없이 살면 좋지만 혹 부끄러운 모습이 있더라도 실망하거나 좌절하지 말고 주님을 찾으십시오. 그것이 주님을 기쁘게 해 드리는 일입니다. 허물을 안고 있음에도 우리에 대한 사랑을 놓지 않으시는 주님을 믿고 그분의 자비를 청하십시오. “회개한 죄인의 모습이 가장 아름답습니다”(성녀 소화데레사).
죄를 짓지 않았다고 자기를 의롭게 여기는 사람보다는 죄를 지었음을 깨닫고 뉘우친 죄인이 하느님 눈에 들것입니다. 주님의 자비와 사랑에 의탁하며 고해성사의 은총을 확인하는 날 되시기 바랍니다. 사랑합니다.
빛과 어둠
반신부님 <카페앨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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